(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1년 전 호주 멜버른에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던 19세 좌완. 한화 이글스 투수 권민규는 기대와 현실을 모두 경험한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1년 뒤 똑같은 멜버른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2025년 신인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권민규는 1년 전 멜버른 캠프 호주 야구대표팀과 연습경기에 등판해 2⅔이닝 42구 5탈삼진 퍼펙트 피칭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일본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에서도 쾌투를 이어갔다.
권민규의 패기 있는 투구는 개막전 엔트리 합류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권민규는 시즌 초반 5경기 등판 뒤 2군으로 내려가 이후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권민규는 퓨처스리그 17경기 등판, 2승 3패 2홀드 평균자책 4.68, 31탈삼진, 9볼넷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최근 멜버른 캠프 현장에서 만난 권민규는 "신인이라 많이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투구 페이스를 너무 빨리 끌어올렸다. 초반에 힘을 많이 쏟았고, 후반에 힘이 떨어지면서 다치기도 했다"고 1년 전을 돌아봤다.
이어 "1군 마지막 등판 때 투구 내용도 안 좋았는데 바로 2군으로 내려가라는 말을 들으니 '아, 이게 프로구나'라는 걸 처음 느꼈다. 솔직히 많이 슬펐다"며 고갤 끄덕였다.
부상도 겹쳤다. 지난해 6월 퓨처스리그 LG 트윈스전 선발 등판 이후 발톱이 빠졌고, 허리 통증까지 겹쳤다. 하지만, 권민규는 이를 성장통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매를 조금 빨리 맞았다고 생각한다. 2군에서 멘탈적으로 정리할 시간이 있었고, 교육리그와 마무리 캠프까지 소화하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한 번 겪어보니 나 자신을 더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비시즌 화두는 구속 회복이었다. 대전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갔고, 별도의 피칭 레슨을 받으며 투구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그는 "왜 구속이 안 나오는지 분석했고,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투구 페이스 조절에 초점을 맞췄다. 권민규는 "지난해처럼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으려고 한다. 투구 템포를 계획에 따라 올릴 계획"이라며 "시범경기 시기에 145km/h까지 던져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좌완 불펜 경쟁도 치열하다. 기존 좌완 필승조 김범수가 3년 총액 20억원 조건에 KIA 타이거즈로 FA 이적하면서 팀 내 좌완 불펜 자리는 공백이 생겼다.
권민규는 "좌완 불펜이 (황)준서 형, (조)동욱이 형, (한)서구 형, 나까지 네 명이다. 다 젊고, 피 터지는 경쟁이 될 것 같다"며 "누가 못했으면 좋겠다는 게 아니라, 다 잘해서 그중 가장 잘하는 선수가 살아남으면 가장 좋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막내지만 경쟁에서 물러설 생각은 없다. 그는 "당연히 경쟁에서 내가 살아남고 싶다. 1군 마운드에 다시 올라가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그는 "신인 때는 풀타임 시즌이 목표였지만, 그건 너무 큰 목표였던 것 같다. 올해는 1군 30경기 이상 등판이 목표다. 평균자책 3점대도 또 하나의 목표"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권민규는 한화 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지만, 올해는 기대해 주시면 그 기대에 보답하겠다. 안 다치고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구를 잘하겠다"고 전했다.
1년 전 갑작스럽게 받은 큰 주목, 그리고 예상치 못한 부상과 길어진 2군 생활. 권민규는 그 시간을 빨리 맞은 매라고 표현했다. 2026년은 그 경험을 자양분 삼아 다시 1군 마운드에 서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한화 이글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