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시드니,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민석에게 스프링캠프는 다시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다. 트레이드 이후 두 번째 시즌, 그리고 자신을 향한 미완의 평가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의 해다. 지난해 기대와 아쉬움이 교차했던 그는 올해 초대형 트레이드 손익계산서를 다시 쓰고자 한다.
두산 스프링캠프 훈련이 열리는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만난 김민석은 "호주에 오니 시즌이 다가오는 게 실감이 난다. 비시즌부터 지난해보다 더 성장한 선수로 돌아오기 위해 준비했다"며 "코치님들도 지난해 캠프보다 몸이 더 잘 만들어졌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체중이다. 김민석은 시즌 종료 당시 76kg이던 몸무게를 현재 82kg까지 늘렸다. 약 6kg 증량이다. 그는 "무작정 살을 찌운 건 아니다"라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면서 근육량을 늘렸다. 캠프 초반이지만 힘이 붙었다는 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체질적으로 살이 잘 찌지 않는 편인 만큼, 관리에는 더 신경을 썼다. 김민석은 "스피드를 잃고 싶지 않았다"며 "운동과 식단을 병행했다. 닭가슴살, 프로틴 등 단백질과 탄수화물 위주로 하루 5~6끼를 먹었다"고 밝혔다. 체중 증량보다 중요한 건 기능 유지였다.
지난해를 돌아보는 질문에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김민석은 "상대 팀이나 투수와 싸워야 했는데, 스스로와 싸운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이 갈수록 과감함과 자신감이 조금씩 떨어졌던 것 같다"며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유를 기술보다 심리에서 찾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타격 메커니즘이다. 김민석은 "중심 이동이 다른 선수들보다 과한 편"이라며 "중심 이동을 하더라도 머리가 나가지 않게 고정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스윙 궤도 역시 간결함을 강조했다. 그는 "밀려 맞는 타구가 많아서 최대한 짧고 빠르게 공에 나가는 훈련을 하고 있다"라고 고갤 끄덕였다.
이 과정에서 팀에 새로 합류한 이진영 타격코치의 역할도 컸다. 김민석은 "이진영 코치님과 같이 엑스트라 훈련도 소화했다"며 "지금 나에게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짚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밖에서 처음 치는 날이었는데도 감각이 괜찮았다. 이런 루틴을 계속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재환의 이적으로 공석이 된 좌익수 자리는 이번 캠프 최대 경쟁 포인트다. 김민석 역시 경쟁 한가운데에 서 있다. 그는 "프로 선수라면 1군 주전이 목표"라며 "당연히 좌익수 경쟁에서 꼭 이기고 싶다"고 숨기지 않았다.
펑고 훈련 이야기가 나오자 웃음이 나왔다. 김민석은 "좌익수 자리에서 펑고를 받은 선수가 제일 많다”며 "내가 제일 어려서 항상 첫 번째로 받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경쟁 속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태도가 엿보였다.
2025시즌은 김민석에게 쉽지 않은 한 해였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9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8, 52안타, 1홈런, 21타점, 출루율 0.269, 장타율 0.298를 기록했다.
데뷔 첫해 100안타로 받았던 스포트라이트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었다. 그는 "이적 첫 해라 적응도 필요했고, 결과로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고 돌아봤다.
그래서 올 시즌 목표는 분명하다. 김민석은 "첫해보다 더 많은 안타를 쳐야 성장했다고 느낄 것"이라며 “타율 3할과 100안타가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 1년 우상향하는 성적표를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초대형 트레이드 손익계산서가 2026시즌 종료 뒤 다시 뒤바뀔 수 있을까. 김민석은 "올 시즌이 끝났을 때 '다시 보니 두산이 더 트레이드 잘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캠프 기간 체중과 체력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는 "캠프가 끝나면 항상 살이 빠졌는데, 올해는 끝까지 유지하고 싶다"고 목소릴 높였다.
끝으로 팬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김민석은 "이적 첫 해에도 많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좋은 스타트를 끊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두산에서 두 번째 봄을 맞은 김민석의 마음은 더 단단해졌다. 거센 경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다짐, 그리고 2026시즌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목표가 시드니 블랙타운 캠프 한복판에 새겨져 있었다.
사진=시드니, 김근한 기자 / 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