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안세영(삼성생명)에게 유독 약했던 중국 배드민턴이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 안세영을 피하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BWF가 지난 13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 있는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진행된 2025 월드투어 파이널을 진행했다.
월드투어 파이널은 세계 랭킹 1위부터 7위, 세계선수권 우승자가 참가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시드 배정은 세계 랭킹 1위와 2위가 톱 시드를 배정받아 각각 A조와 B조에 들어간다. 여기에 참가 선수 중 세계랭킹이 3~4번째인 선수들은 A조와 B조 중 한 곳에 들어간다. 각조 1, 2위가 준결승에 진출한다.
조 추첨식에서 불투명한 공을 뽑는 대신 붉은 부채를 뽑아 진행된 가운데, 안세영은 여자 단식에서 A조에 속했다. A조에는 안세영과 함께 야마구치 아카네, 미야자키 도모카(8위, 이상 일본), 그리고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5위, 인도네시아)와 경쟁한다.
안세영은 항저우에서 열린 2023년과 2024년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연속으로 준결승에서 패했다. 항저우에선 이 대회와 인연이 없는 셈이다.
2023년엔 조별리그에서 이겼던 타이쯔잉(대만·은퇴)과 준결승에서 다시 만나 졌다. 지난해엔 부상으로 컨디션이 100%가 아닌 가운데 왕즈이에 졌다. 2년 연속 결승행 무산은 안세영 입장에선 올해 우승의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올해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야마구치와의 맞대결은 안세영에게 유일하게 껄끄러운 대진이다. 야마구치는 그간 안세영에게 대등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9월 28일 수원에서 진행된 코리아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은 야마구치에게 0-2(
18-21 13-21)로 패해 홈에서 열린 대회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10월 18일 열린 덴마크 오픈 준결승에서 안세영은 야마구치에 2-1(
16-21 21-10 21-9)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 이 대회를 우승했다.
안세영은 야마구치와 통산 전적에서 15승 15패 동률을 이뤘다. 현재 야마구치에게 승률 50%로 천위페이(14승 14패)와 함께 20경기 이상 맞대결을 펼친 선수 중 최저 승률을 기록 중이다.
다만 안세영은 올해 야마구치와 총 다섯 차례 만나 4승 1패를 기록했다. 승률 80%를 자랑하는 만큼 안세영은 올해만큼은 야마구치에게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모습이 월드투어 파이널에서도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 만큼 야마구치와의 A조 맞대결은 대회 초반부터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BWF도 조 추첨 이후 결과를 앙리면서 "안세영에게 이른 시험"이라는 제목으로 결과를 알려 눈길을 끌었다.
BWF는 "월드투어 파이널로 역사적인 11관왕을 바라보는 세계 1위 안세영이 같은 조에 세계 챔피언 야마구치와 함께 속해 도전적인 시작을 예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대로 중국 선수들은 모두 안세영을 피했다. 왕즈이(2위), 한웨(3위, 이상 중국)는 폼파위 초추웡(6위), 랏차녹 인타논(7위, 이상 태국)과 B조에 묶였다.
올해 안세영에게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왕즈이나 한웨는 적어도 준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중국 배드민턴 팬들도 안세영을 피한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중국 '시나스포츠'에선 'A조가 결승급 매치업', '안세영과 같은 조가 아니라 다행이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다른 중국 매체 '넷이즈'에서도 역시 "안세영이 있는 여자 단식은 즐길 수 없는 경기", "안세영은 누가 죽더라도 경기를 불태워버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넷이즈는 "중국 선수들이 결선 진출을 두고 내부 경쟁을 해야 한다"라면서 "그래도 안세영이나 야마구치를 피한 것이 다행"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안세영은 올해 말레이시아 오픈을 시작으로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이상 슈퍼 1000), 인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이상 슈퍼 750), 오를레앙 마스터스(슈퍼 300)에 이어 호주 오픈(슈퍼 500)까지 총 10개 국제 대회를 석권했다.
14개 대회 중 10개를 차지하면서 안세영은 여자 단식 역대 최고의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다. 월드투어 파이널가지 장악한다면 2019년 모모다 겐토(일본)에 이어 두 번째 11관왕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BWF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