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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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살 좋은' 한화 1R 신인, 프로 첫 캠프에서 '11년 선배' 이도윤 방망이 얻어낸 사연

기사입력 2025.11.30 14:27 / 기사수정 2025.11.30 14:27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선배님, 몇 인치가 좋습니까?"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캠프가 한창이던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주장을 맡은 이도윤이 오재원에게 방망이를 건넸다. 유신고를 졸업한 신인 외야수 오재원은 프로에 들어와 선배들과 함께하는 첫 캠프였다.

이도윤에게 자세한 사연을 묻자 "사실 (오재원이) 물어본 게 아니었다. 갑자기 옆에 있다가 슥 들어보더니 '몇 인치가 좋습니까' 그러더라. 써보겠다는거구나 싶어서 '그래, 써 봐' 하고 들고온 방망이를 다 줬다. 한 개는 깨져서 두 자리를 줬다"고 전했다.

오재원은 "처음에 (황)영묵이 형이 한 자루를 주셔서 그걸 쓰고 있었다. 33.5인치를 쓰는데 33인치도 한 번 쓰고 싶어서 도윤 선배님 걸 그냥 잡고 만져보고 있었는데, 도윤 선배님이 쓰라고 감사하게 두 자루나 주셨다"고 웃었다.



오재원에게 방망이를 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도윤에게서 '레전드' 김태균의 이름이 나왔다. 

이도윤은 "내가 신인 때 마무리캠프에 왔는데, 방망이를 두 자루밖에 안 가지고 왔다. 근데 둘째 날 다 깨져버린 거다. 김성근 감독님 때였는데, 방망이가 없어서 배팅 케이지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때 태균 선배님이 '형이 한 자루 줄게, 방으로 와' 하셨다"고 추억을 회상했다.

이어지는 장면도 재미있다. 김태균은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중의 거포. 이도윤은 "그때 받은 방망이가 34인치에 950g이었나 그랬다. 고등학교 때 방망이가 850g이었고, 33.5인치 이상은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걸 들고 2000개 씩 치려니 쉽지가 않더라"라고 웃었다.

그는 "그때 이것저것 수집해서 다섯 자루를 만들었는데, 많이 쳐야 할 때는 조금 가벼운 걸로 치고, 멀리 쳐야 할 때는 무거운 걸 쓰면서 작전을 짰다"고 돌아봤다.



이도윤과 오재원은 체격이 비슷한 편. 기꺼이 이도윤은 "그래서 같은 스타일의 선배가 있으면 좋다. 도구를 받으려고 해도 사이즈가 안 맞으면 못 쓴다. 나는 장갑을 스몰 끼는데, 형들이 주는 장갑은 다 엑스라지이고 그랬다"고 말했다.

오재원에게서 자신의 신인시절을 본 이도윤은 기꺼이 방망이를 선물했다. 이도윤은 "그때보다는 형들에게 잘 다가오는 후배들이 많은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그만큼 편하게 해주는 게 아니냐고 하니 "그것도 맞지만, 편하게 해주면 선을 넘으려고 하는 애들도 있는데 그런 친구들은 없다. 신인들도 고충이 있지 않겠나"라고 미소지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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