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민 기자) 여전히 전성기급 기량을 뽐내는 베테랑 FA C등급 선수들로 인해 이번 스토브리그가 요동칠 전망이다.
KBO는 지난 8일 총 21명의 2026년 FA 승인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그중 김현수, 손아섭, 강민호, 황재균, 양현종, 한승택, 최형우까지 총 7명이 C등급으로 분류됐다.
김현수는 25일 KT 위즈와 3년 50억원 전액보장 계약을 맺으며 대박을 터트렸다. 한승택 역시 KT와 4년 총액 10억원에 손을 잡았다.
FA 등급은 최근 3년간 연봉 액수 순위로 결정된다. 또한 35세 이상이거나 3번째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들은 연봉 규모와 상관없이 C등급으로 분류된다.
구단은 FA A, B등급 선수를 외부에서 영입할 시 원소속 구단의 결정에 따라 보상선수와 보상금을 동시에 부담한다. A등급은 보호명단 20인 외 보상선수 1명과 전년도 연봉의 200% 규모 보상금, 혹은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300%를 원소속팀에 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B등급 선수를 영입할 때도 보호명단 25인 외 보상선수 1명과 전년도 연봉의 100% 규모 보상금, 혹은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200%를 부담한다.
반면 C등급 선수를 영입할 경우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150%만 원소속팀에 지급하면 된다.
보상 규모가 작고 비교적 자유로운 이적이 가능한 조건이지만, 지난 스토브리그까지만 봐도 C등급 선수들의 이적이 활발하게 이뤄지진 않았다. 구단들이 영입 후 성적을 보장할 수 없는 C등급 선수들보다는, 큰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전력에 확실한 보탬이 될 수 있는 A, B등급 선수 영입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C등급으로 FA 자격을 취득한 8명의 선수(서건창, 김헌곤, 김강률, 우규민, 최정, 임정호, 김성욱, 문성현) 중 유니폼을 갈아입은 건 김강률 한 명뿐이었다.
다만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C등급 선수 중 다음 시즌 활약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는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시장에 나왔다.
대표적인 선수가 최형우다. 최형우는 41세 시즌이던 올해 133경기 타율 0.307(469타수 144안타) 24홈런 86타점 OPS 0.928이라는 리그 정상급 성적을 썼다. KIA 타이거즈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하는 와중에도 꿋꿋이 중심타선을 지키며 여전한 내구성을 증명했다. 지난해 자신이 세운 KBO리그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타격에서만큼은 어느 팀에 가도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또 다른 C등급 FA 강민호는 39세의 나이에도 삼성 라이온즈 안방을 굳건히 지켰다. 올 시즌 127경기에 나서 타율 0.269(412타수 111안타) 12홈런 71타점 OPS 0.753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부터 무려 1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만큼 압도적인 꾸준함을 지녔다. 포수 자리에 약점을 안고 있는 팀이라면 충분히 관심을 가질 법하다.
대체로 연봉이 높은 베테랑 선수를 적은 보상 규모로 영입할 수 있다는 건 꽤 큰 메리트다.
이미 '김현수 폭풍'이 한 번 쓸고 지나간 이번 FA 시장에서 다른 베테랑 C등급 선수들이 또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KT 위즈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