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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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부터 故유상철까지, 지금의 K리그 만든 인물들이 모였다…제2회 명예의전당 헌액식 개최 [신문로 현장]

기사입력 2025.09.16 13:46 / 기사수정 2025.09.16 13:53



(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환 기자) K리그를 빛낸 6명의 인물들이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6일 서울시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제2회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자 여섯 명에 대한 헌액식을 진행했다.

'K리그 명예의전당'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K리그 출범 40주년을 기념해 지난 2023년 신설했다. 올해 진행되는 '제2회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자로는 김병지, 김주성, 데얀, 故유상철(이상 선수 부문), 김호 전 수원 삼성 감독(지도자 부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공헌자 부문)이 이름을 올렸다.

초대 헌액자로는 최순호, 홍명보, 신태용, 이동국(이상 선수 부문), 김정남 전 울산 현대(현 울산HD) 감독(지도자 부문), 故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공헌자 부문)이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명예의전당 헌액자로 선정되려면 선정위원회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선수 부문에서는 K리그 최상위리그와 플레이오프, 리그컵 등에서 주요 성과를 기록한 선수 약 230여명을 대상으로 선정위원회 내부 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 20명을 선정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팬 투표와 기자단 투표, 구단 대표 및 감독 투표, 선정위원회 투표를 반영해 최종 4명의 헌액자가 결정됐다. 지도자 부문과 공헌자 부문에서는 선정위원회의 내부 토론을 거쳐 각 1명의 헌액자가 결정됐다.

헌액된 헌액자들에게는 그들이 K리그에서 남긴 업적이 기록된 헌액증서와 함께 헌액 기념 유니폼, 명예의전당 헌액을 증명하는 명예의전당 상징물이 각인된 순금메달이 박힌 트로피가 수여됐다. 

헌액식은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권 총재는 "K리그 명예의전당이 단지 과거의 기억을 되새기는 자리가 아니라, 많은 후배 선수들과 축구인들의 귀감이 되고, 한국 추구의 미래를 밝히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총재에 이어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축사를 통해 "K리그 명예의전당을 통해 팬들과 축구인 모두가 헌액자들의 업적을 다시 되새기고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데얀, 故유상철, 김병지, 김주성의 순서로 선수 부문 헌액식이 진행됐다.



데얀을 추천한 인물은 K리그 통산 득점 1위인 이동국 용인FC 테크니컬 디렉터였다. 

이 디렉터는 "데얀은 K리그에서 뛴 12시즌 중 10시즌 동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터프한 K리그 무대에서 외국인 공격수가 이렇게 10년 이상 기복없이 꾸준하게 활약하기는 어렵다. 그것을 해낸 선수가 바로 데얀"이라며 "데얀이 보여준 K리그에서의 활약은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대기록"이라고 말했다.

데얀은 "한국에 다시 와서 기쁘다. 길게 말하지는 않겠다. 2007년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내가 이런 기록들을 세울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며 "이런 기록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나를 지도하며 이해해 주신 감독님들, 나를 도와준 팀 동료들, 내 가족들을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무엇보다 내 커리어 내내 나를 지지해준 내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이곳에 함께 오신 한국 축구를 빛낸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故유상철의 추천인으로는 유상철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시절 제자인 재단법인 K리그 어시스트 김호남 이사가 나섰다. 

김호남은 "유상철 감독님은 현역 시절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멀티플레이어였다. 전 포지션에서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됐고, 1998년에는 득점왕을 차지했다. 유상철이라는 이름의 존재감은 그분의 수상 기록만으로 표현될 수 없다"면서 "감독님은 한국 축구의 강인함을 대표하는 선수였다. 내가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던 어린 시절 유상철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축구의 매력을 온몸으로 발산하는 저 선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었다"며 故유상철을 기억했다.

김호남은 또 "명확한 지도 철학과 따듯한 인간미를 갖고 있는 분이었다. 감독님은 병마와 싸우는 그 순간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몸소 실천하셨다. '연민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지 말고, 오직 팬들을 위해 싸우라'는 말은 그의 마지막 가르침이었다"고 덧붙였다.

故유상철의 아들 유선우 씨가 대리 수상자격으로 참석했다. 아버지를 대신해 무대에 오른 유선우 씨는 "아버지를 대신해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아버지를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셨던 팬분들, 축구 관계자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상은 단순히 개인의 상이 아니라 아버지를 사랑하신 모든 분들과 나누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병지는 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의 추천을 받았다. 두 사람은 김병지가 현역 시절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전남에서 함께 뛰었다.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은 "김병지 선배는 그라운드를 떠나기 전까지 항상 제 마음 속 K리그 최고의 골키퍼였다. 규율이 엄격했던 시기에 파격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프로 선수라면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과감히 자신을 어필해야 한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남겼다"며 "김병지 선배의 708경기 출장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 철저한 자기 관리와 성실함, 팬들에게 사랑받은 독보적인 개성을 가진 김병지 선배는 K리그 명예의전당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이라고 이야기했다.

김병지는 "이 자리에 서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짧은 시간에 이 소회를 다 전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프로 생활 동안 많은 도움을 주시고, 만났던 분들이 이곳에 많이 계신다"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멋진 모습이 많다는 것을 요즘 들어 느낀다. 승패를 떠나 K리그의 발전을 위해 격려와 응원해 주시는 분들, 함께 하시는 모든 분들과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긴 시간 동안 축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준 가족들, 아내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모든 분들이 축구 저변 확대와 축구를 알리는 데 공을 세운 분들이다. 24년 동안 치열했던 프로 생활을 뒤로하고 행정가로서 일하고 있다. 모든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축구인으로서 앞으로의 여정을 함께할 생각"이라며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20대 초반에 포기하는 선수들이 많이 있는데, '포기는 실패'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끝까지 도전할 때 성공의 자리에 갈 수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주성의 추천사는 최순호 수원FC 단장이 맡았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2'를 낭송한 최 단장은 "2년 전에는 내 수상 때문에 잠을 설쳤고, 이번에는 김주성 선수를 소개할 생각에 잠을 설쳤다. 김주성 선수는 우리 축구사에서 다시 보기 힘든 최고의 공격수로 뇌리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며 "김주성이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신인왕부터 각 포지션별 베스트 일레븐, MVP를 휩쓸었다"며 "'야생마'라는 별명이 그처럼 잘 어울리는 선수도 없었을 거다. 김주성이 이번 헌액자로 선정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라고 찬사를 전했다.



김주성은 "오늘처럼 가슴이 뭉클해진 시상식은 없었다. 그만큼 오늘 헌액식이 내게는 다른 의미의 새 출발이지 않나 싶다. 이곳에 참석하신 분들이 한국 축구와 K리그를 이끄는 분들이다. 선수로서 K리그에 몸담고 있었던 시절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느꼈다"는 소감을 말했다. 

또 "헌액식이 K리그의 감동을 주고, K리그의 가치를 높이는 의미있는 행사가 아닐까 한다. 앞으로도 K리그는 감동이 있고, 스토리가 있는 리그로 성장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K리그에서 즐거운 일들, 힘든 시기를 겪었다"며 "나를 영광의 자리까지 이끈 것은 동고동락한 동료들이다. 대우 부산 로얄즈를 이끌었던 이창환 감독님, 조광래 코치, 김희태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K리그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도자 부문과 공헌자 부문 헌액식이 이어졌다.

지도자 부문 헌액자인 김호 감독의 추천사를 위해 나선 인물은 리호승 전 수원 삼성 사무국장이었다. 리호승 전 사무국장은 "수원 삼성의 창단 초기에 가까이서 본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감독님은 누구보다 담대했고,치밀했다. 감독님은 큰 그림을 그리는 화가처럼 구단의 철학을 정립하셨다. 재임 기간 14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순간을 지켜봤다"면서 "감독님은 냉철한 전술가이면서도 따듯한 아버지 같은 분이셨다. 선수단 뿐 아니라 구단 직원들에게도 늘 따듯하게 대해 주셨고, 모두가 하나의 가족처럼 뭉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주셨다. 감독님 덕에 수원 삼성이 명문 구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며 김 감독과의 추억을 전했다.

김 감독은 "나도 이제 나이가 80인데, 이런 곳에 오니까 얼떨떨하다. 이곳에 오신 모든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갑다. 모두 건강하시고, 이런 자리가 자주 있기를 바란다"는 짧은 소감을 남겼다.

공헌자 부문 헌액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의 추천사를 위해 김호곤 현 축구사랑나눔재단 이사장이 무대에 올랐다. 김 이사장은 "한국 축구의 별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정몽준 회장님을 소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회장님은 항상 한국 축구가 국제 무대에 나갈 길을 깊게 고민하셨다. 우리가 세계적 수준에 다가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전폭적으로 지원하셨다"며 "프로축구연맹을 설립하셨고, 프로 스포츠의 기반인 지역연고제를 확립하셨다. 한국 축구의 보금자리인 축구회관을 세워 행정의 기틀로 삼을 수 있도록 하셨다"고 소개했다.



김 이사장은 또 "회장님은 언젠가 제게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한 사회의 문화이자 미래'라는 말씀을 하셨다. 오늘날 K리그의 모습은 회장님의 축구에 대한 철학과 직접 세우신 시스템 위에 자리잡고 있다. 축구의 오늘날을 있게 하신 분이자, 한국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라며 정 명예회장을 치켜세웠다.

정 명예회장은 "축구를 사랑하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린다. 명예의전당에 추천하신 선정위원회와 권 총재님께도 감사드린다. 우리나라 축구가 프로축구를 포함해 지난 30년 동안 많이 발전했다. 그것은 모두 이곳에 계신 여러 축구를 사랑하시는 분들, 축구 지도자 여러분 덕이다. 좋은 상을 받으면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 두 가지만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첫째로 선수와 지도자 분들께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 얼마 전 미국, 멕시코와 평가전을 했다. 우리의 현재 FIFA 랭킹은 23위다. 일본은 18위다. 2002년 월드컵 때 우리는 4강까지 갔고, 일본은 16강까지 갔는데 그래도 우리가 축구 실력이 이것보다는 더 나아져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축구인들이 더 분발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축구인들을 위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계속해서 "축구 행정가들에게도 말씀드린다. 2002년 FIFA 월드컵을 일본과 공동개최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내가 FIFA 부회장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축구협회장에 당선된 이후 축구인들과 만나 물어봤다. 내가 축구협회장이 됐는데, 할 일이 뭐냐고 물어봤다. 축구회장은 바깥일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당시 아시아를 대표하는 FIFA 부회장 선거가 있다고 해서 30여개 아시아 회원국 중 11표를 받아 한 표 차이로 당선됐다"고 돌아봤다.



정 명예회장은 또 "아시아는 권역으로 보면 4개가 있다. 중동, 서남아시아, 아세안, 그리고 동아시아가 있다. 선거에 나가면 본인 동네에서 표가 나와야 한다. 우리가 속한 극동 지역은 일본, 북한, 중국이다. 그 나라들이 우리를 찍어주는 것 같지는 않다. 우리 동네에서 표가 안 나오면 어디서 표를 구해야 하나 생각하면서 어렵게 표를 부탁했다"고 했다.

아울러 "FIFA에 가니까 집행위원이 21명, 회장과 사무총장이 있었다. 당시 2002년 월드컵을 당연히 일본에서 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더라. 그래서 '그러면 안 된다, 일본이 국제 사회에서는 경제적으로 앞설 수 있지만, 축구 실력으로 보면 우리는 월드컵 본선을 5번 나갔는데 일본은 못 나갔다. 일본이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앞선다고 해서 일본에서 월드컵을 한다고 하면 학생에서 학생을 뽑을 때 공부 잘하는 학생을 뽑지 않고 돈 많은 집안 학생을 뽑는 것'이라고 말했다. 되는 소리, 안 되는 소리를 하면서 공동개최를 추진했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내년에 다시 미국에서 월드컵이 열린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 그리고 모두가 다같이 노력해서 국민들께 큰 기쁨을 주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소감을 마쳤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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