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로 토트넘 홋스퍼 선수단이 흔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다른 한 편에서는 손흥민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이적시장 전문 기자 벤 제이콥스가 7일(한국시간) 토트넘 팟캐스트 '라스트워드온스퍼스(Lastwordonspurs)'를 통해 다니엘 레비 회장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면서 선수단의 의견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제이콥스는 "레비 회장이 최종 결정을 하기 전에 몇몇 고참급 선수들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 논의하기 위해 대화했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결별하기로 발표했다.
구단은 "경기력 리뷰와 상당한 반응에 따라, 구단은 포스테코글루가 임무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한다"며 "포스테코글루는 셀틱에서 2023년 여름 합류해 구단을 전통적으로 하나로 묶어주는 공격적인 축구를 되돌려 변화의 시기를 이끌었고 지난달 스페인 빌바오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우리 역사에 새로운 장을 작성, 영원히 우리에게 남을 것"이라고 알렸다.
구단은 "우리는 포스테코글루가 2년간 보여준 헌신과 기여에 정말 감사하다. 그는 항상 전설적인 빌 니콜슨, 키스 버킨쇼 감독과 나란히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가져온 단 세 명의 감독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포스테코글루의 업적에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구단은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최선의 이익이라고 결론지었다. 2023-2024시즌 긍정적인 시작 이후, 토트넘은 지난 리그 66경기에서 승점 78점을 얻었다. 이것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악의 시즌으로 이어졌다. 때때로 부상과 유럽대항전을 우선시하기로 한 결정 등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다. 올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이 구단에 가장 큰 순간 중 하나로 꼽히지만, 이번 승리에 맞춰 감정적인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구단은 "우리가 여러 대회에서 경쟁할 수 있고 접근 방식의 변화가 우리에게 다가오는 시즌과 이를 넘어서 가장 강력한 기회를 줄 거라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우리가 한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이며 가볍게 내린 결정도 아니며 성급하게 내린 결정도 아니다. 우리는 앞으로 가장 성공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를 주기 위한 올바른 결정을 내렸고 쉬운 결정이 아니다"라며 배경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재능 있는 젊은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고 포스테코글루는 나아갈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을 제공해 줬다. 우리는 그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의 미래가 잘 되길 바라며 그는 항상 우리 집에서 환영받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포스테코글루도 성명서를 내며 "토트넘 홋스퍼 감독으로서 내 시간을 되돌아보면, 가장 크게 드는 감정은 '자부심'이다. 잉글랜드 축구의 역사적인 구단 중 하나를 이끌고 걸맞은 영광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함께한 것은 평생 남을 것이다. 이 구단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 경험을 공유하고 그들에게 끼친 영향을 보는 것은 내가 절대 잊지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빌바오에서의 그날 밤은 2년 간의 노력, 헌신, 그리고 꿈을 향한 흔들림 없는 믿음의 결실이었다. 극복해야 할 수많은 도전과 많은 사람들이 가능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들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면서도 잡음이 있었다"라며 "구단이 다음 성공을 위해 또다시 17년을 기다릴 필요가 없도록 기반을 다졌다. 난 이 선수단에 엄청난 믿음이 있고 이들이 더 잠재력이 있고 성장할 거라는 걸 안다"라며 선수단을 지지했다.
포스테코글루는 또 자신과 갈등이 있었던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팬들은 항상 내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걸 느꼈고 그것이 내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다. 매일 나를 격려해 주신 토트넘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우리는 영원히 연결돼 있다"라고 작별 인사를 했다.
하지만 경질 직후, 현지 언론은 포스테코글루가 여러 문제 속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선수단과의 거리두기, 팬과의 마찰, 의무팀과의 갈등 등 구단 내외부적인 문제가 크게 부각됐다. 프리미어리그 17위 기록은 기본으로 봐야 했다.
다만 선수단의 다수는 포스테코글루에게 충성심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 경질 결정에 크게 충격을 받은 듯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포스테코글루의 경질이 다수의 토트넘 선수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으며, 일부는 클럽을 떠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턴전 이후, 2주 간 자신의 거취를 알지 못한 포스테코글루는 금요일이 되어서야 경질을 통보받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이번 일의 처리 방식에 매우 분노하고 있다. 다음 감독은 아주 어려운 상황을 떠안게 될 것"이라며 "페드로 포로가 포스테코글루의 경질설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며 선수단은 감독에게 만족하고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손흥민도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 "포스테코글루가 우승을 이뤄냈다. 아무도 하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 17년간 우승을 못 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오늘이 정말 특별한 날이다. 이 트로피는 감독이 이끈 결과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손흥민이 일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이번 여름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는 인상을 남겼고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도 포스테코글루와 가까웠던 선수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가 그를 원하고 있다"라며 주축 선수들의 이탈을 예상했다.

토트넘 홋스퍼가 결국 결단을 내렸다. 17년 무관을 끊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갈라섰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결별한다고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두 시즌만의 결별이다. 연합뉴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토트넘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