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에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FA 내야수 김민성이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 중 호수비를 펼친 뒤 미소 짓고 있다. 김민성은 최대 3년 총액 9억원에 계약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선배' 김민성의 힘을 믿는다.
내야수 김민성이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왔다. 2023시즌 종료 후 LG 트윈스에서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그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우선 LG와 계약 기간 최대 3년(2+1년), 총액 9억원(계약금 2억원·연봉 5억원·옵션 2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LG와 롯데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LG는 김민성을, 롯데는 내야수 김민수를 서로에게 내줬다.
롯데 구단은 김민성을 영입하며 "프로선수로서 책임감이 강하고,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김민성이 젊은 선수단에 귀감이 되는 리더가 돼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성도 "롯데에는 젊고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젊은 선수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공격과 수비에서 팀이 바라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성의 리더십에 기대감이 커진다. LG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이다. 김민성은 2019년부터 LG에 몸담으며 주전 3루수로 활약했다. 그러던 2021년, 문보경이 1군 무대에 데뷔했다.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022년, 김민성은 문보경에게 3루수 자리를 내줬다. 기꺼이 그랬다.
문보경 곁엔 늘 김민성이 함께했다. 오랜 세월 주전으로, 3루수로 쌓은 모든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후배에게 오히려 고마워했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뿌듯해했다.
LG 트윈스 주전 3루수 문보경이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당시 김민성은 "(문)보경이는 능력을 갖춘 선수다. 앞으로가 정말 기대된다"며 "자리를 뺏겼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정말 좋은 마음으로 보경이가 더 잘 해내길 바란다. 그러면 혼자 조용히, 엄청나게 기뻐하겠다"고 강조했다. 수더분한 미소를 덧붙였다.
문보경 역시 "코치님들은 물론 형들의 도움 덕에 성장할 수 있었다. (김)민성이 형이 정말 다정하게, 하나하나 자세히 알려주신다. 덕분에 수비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멘토의 가르침 아래 문보경은 무럭무럭 자랐다. 2022년 3루수로는 749이닝을 소화하며 실책 4개를 기록했다. 1루수도 종종 병행했다. 126경기서 타율 0.315(406타수 128안타) 9홈런 56타점을 올렸다. 지난 시즌엔 대체 불가한 주축 3루수로 거듭났다. 1090⅔이닝을 책임지며 실책 20개를 빚었다. 131경기서 타율 0.301(469타수 141안타) 10홈런 72타점을 만들었다. LG의 미래를 책임질 '보물'이 됐다.
이제 김민성은 롯데로 향한다. 롯데의 3루엔 한동희가 있다. 한동희는 롯데가 2018년 1차 지명으로 품은 후 공들여 키워온 자원이다. 아직 완전히 궤도에 오르진 못했다. 또한 상무 야구단(국군체육부대)에 지원한 상태라 최종 합격하면 오는 6월 중 입대해야 한다. 그전까지 김민성과 동고동락하며 조언을 얻는다면 값진 수업이 될 수 있다.
한동희뿐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기대하는 '김민성 효과' 중 하나다.
롯데 자이언츠 3루수 한동희가 지난해 마무리 훈련 중 김태형 롯데 신임 감독과의 상견례를 앞두고 환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988년생인 김민성은 2007년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2007년 데뷔 후 2009년부터 1군에서 제대로 자리 잡았다. 2010년 소속팀이 바뀌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후 영웅 군단에서 9시즌을 보냈다.
2013년엔 정규시즌 전 경기인 128경기에 모두 나서 타율 0.282(458타수 129안타) 15홈런 72타점 60득점을 기록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0안타를 돌파했고 두 자릿수 홈런도 맛봤다. 넥센에서 매년 꾸준히 2할 후반~3할 초반대 타율을 선보이며 순항했다. 2016년에는 141경기서 타율 0.306(510타수 156안타) 17홈런 90타점 76득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018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다. 넥센과 협상에서 난항을 빚었다. 각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마무리될 무렵이던 3월 초까지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김민성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넥센을 떠나 LG의 일원이 됐다. LG에선 3루를 도맡다 내야 멀티 백업으로 변신했다.
지난 시즌 김민성은 내야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했다. 2루수로 280이닝, 유격수로 145이닝, 3루수로 135이닝, 1루수로 105⅔이닝을 맡았다. 내야 어디든 헐거워진 곳이 있으면 달려갔다.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9(273타수 68안타) 8홈런 41타점 34득점을 기록했다. LG는 김민성의 헌신과 주전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김민성의 프로 통산 성적은 17시즌 1696경기, 타율 0.269, 1406안타, 131홈런, 725타점, 663득점이다. 롯데에서 커리어를 이어간다. 김민성은 "롯데로 돌아와 감회가 새롭다. 부산 팬들의 응원 목소리가 생생하다"며 "진심으로 대하고 가치를 인정해 준 구단에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LG 트윈스에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FA 내야수 김민성이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 중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김민성은 최대 3년 총액 9억원에 계약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