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야구 대표팀은 국제대회를 치를 때마다 포수에 대한 고민을 떠안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김형준(NC 다이노스)이라는 차세대 주전 포수를 발견했지만, 여전히 아쉬움을 느낀다. 젊은 포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는 가운데, 손성빈(롯데 자이언츠)도 많은 관심을 받는 포수 중 한 명이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손성빈은 데뷔 첫해 1군에서 20경기를 치렀고,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해 12월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다. 올해 6월 12일 전역 신고와 함께 소속팀으로 돌아왔다.
손성빈은 올 시즌 1군에서 45경기에 출전, 76타수 20안타 타율 0.263 1홈런 15타점을 기록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엄청 만족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손성빈은 정확하고 빠른 송구를 선보이는 등 종종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대표팀 승선이라는 기쁨까지 맛보게 됐다.
포스트시즌의 여파로 김형준이 대표팀 합류 이후 숨을 골랐고, 8일 열린 첫 상무와의 연습경기에서는 손성빈이 선발 포수로 출전했다. 성적은 5타수 무안타였다. 다만 손성빈을 비롯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점검하는 데 의의를 뒀다. 특히 날씨가 쌀쌀했던 만큼 투수든 야수든 제 기량을 뽐내기 어려웠다. 또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가 운영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체크도 필요했다. 여러모로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했던 경기다.
연습경기 전날 취재진을 만난 손성빈은 "다들 몸을 잘 준비해왔고, 각자만의 매력들이 눈에 보여서 정말 좋았던 것 같다"며 상대로 만났을 땐 어떤 게 좋고 힘든지 느꼈는데, 포수 입장에서 공을 받아보니 어떤 게 좋을지 느꼈다. 그런 부분이 좀 다르지 않았나 싶다. 전체적으로 다들 볼이 좋더라. 뭐가 안 좋다거나 이런 게 아예 없었다. (공을 받아보니까) 다들 괜히 잘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손성빈은 APBC 대표팀 합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김)형준이 형, 키움 히어로즈 (김)동헌이까지 두 명만 뽑힐 줄 알았다. 어떻게 보면 다 경험이고 자산이 되는 거니까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들은 뒤) 엄청 좋았다"며 "태극마크를 다는 것도 그렇고 다들 잘하는 선수들만 모이기 때문에 보고 배우는 게 엄청 큰 것 같다. 형들도 편하게 해주시고, 팀 분위기가 너무 좋기 때문에 불편한 느낌은 하나도 없다. 나이대가 어리고 서로 친해서 좀 더 쉽게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팀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게 된 것에 대한 걱정은 없을까. 손성빈은 "시즌을 계속 치르다 보면 같은 선수들을 만나고, 이렇게 대표팀에 올 정도면 솔직히 누구나 다 아는 선수들"이라며 "그러다 보니까 좀 더 관심을 갖고 보게 되고, (다른 선수들에 비해 정보를) 더 알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과 함께 마무리 훈련을 하다가 대표팀에 건너온 손성빈은 김 감독 부임 이후 변화를 줬다. 타격할 때 힘을 잘 쓰지 못한다고 지적받은 손성빈은 "너무 어렵다. 완전 정반대로 싹 바뀐 느낌이다(웃음)"며 "'그냥 해봐라'가 아니라 감독님이 어떻게 하는 게 더 나을지 다 설명해 주시니까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 스윙을 때려야 하는데, 힘을 더 쓸 수 있음에도 못 쓰는 것 같다고 하셨다.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어 "타격 면에서는 김태형 감독님이 말씀해주셨던 것처럼 한번 '내 것'으로 만들어보기 위해 노력할 것 같다"며 "수비도 워낙 오랫동안 배웠으니까 부족한 점도 더 느낀 만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많은 훈련량을 가져가는 것 못지않게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프로 선수라고 해서 모두가 '야구의 성지'라고 불리는 일본 도쿄돔에서 뛸 수 없는 만큼 손성빈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가진 걸 모두 보여주려고 한다. 그는 "도쿄돔에서 뛰고 싶어도 못 뛰는 선수들이 대다수인데, 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은 자리인 것 같다"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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