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전통설화의 묘미를 담아낸 독창적 세계관으로 호평을 받은 '구미호뎐'이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배경을 더한 '구미호뎐1938'로 시청자들을 찾아왔다.
tvN 새 토일드라마 '구미호뎐1938'은 1938년 혼돈의 시대에 불시착한 구미호가 현대로 돌아가기 위해 펼치는 K-판타지 액션 활극이다.
지난 6,7일 방송된 1,2회에서는 구미호 이연(이동욱 분)이 삼도천의 결계가 되어주던 수호석의 도난으로 위기에 빠진 내세출입국사무소를 구하기 위해 1938년으로 향했다가 홍백탈을 쓴 남자의 계략에 의해 과거에 갇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홍백탈을 쓴 의문의 남자는 이연이 수호석을 찾아 현대로 돌아가려고 하자, 동생 이랑(김범)을 공격하고 사람의 이상식욕과 색욕을 불러일으키는 ‘삼충'을 퍼뜨리며 이연의 주위를 맴돌았다. 2회 방송 말미에는 홍백탈이 전직 북쪽 산신 천무영(류경수)이었고, 전직 서쪽 산신인 류홍주(김소연)가 천무영을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려 궁금증을 자아냈다.
'구미호뎐1938'은 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 1회 6.5%, 2회 7.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아직 초반이지만 전 시즌 '구미호뎐'의 최고시청률 5.8%을 첫 주만에 가볍게 뛰어넘은데 이어, 시리즈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호쾌한 시작을 알렸다.
우선 지난 시즌을 빛낸 이동욱, 김범, 황희, 김용지, 김정난 등 반가운 얼굴에 김소연, 류경수, 하도권 등 매력적인 새 캐릭터들이 조화롭다는 반응이다.
'예쁜데 싸움 잘하는' 전직 서쪽 산신이자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 김소연은 이동욱에게 '결혼하자'며 관심을 드러내고, 전직 북쪽 산신인 백두산 호랑이 류경수는 이유 모를 흑화와 함께 오랜만에 만난 김소연을 눈물 젖은 표정으로 바라본다. 궁금증을 가득 장착한 두 캐릭터에 하도권은 일제강점기 시대를 상징하는 총독부 경무국장, 일본 요괴 텐구 설정으로 흥미를 높였다.
또 이동욱과 황희에겐 현대에서 타임 슬립한 설정을, 전 시즌에서 사망한 김범과 황희의 아내로 등장한 김용지(선우은호 역)에게는 각각 방황하던 과거의 이랑과 비밀스러운 독립운동가 서사를 부여해 지난 시즌과 비교하는 재미도 더했다.
토착신, 토종 요괴 등을 절묘하게 엮어낸 '구미호뎐'만의 독창적 세계관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지난 시즌 구미호, 여우누이, 불가살이, 장승, 우렁각시, 어둑시니, 아귀, 이무기, 망태 할아버지 등이 등장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인간의 수명을 빨아먹는 거북이 요괴 '삼천갑자 동방삭'(영훈 분), 토착신 '조왕'(이새로미), 일본의 손에 들어간 '만파식적' 등으로 그 세계관을 탄탄히 했다.
흘러간 이야기는 '간주점프'하는 재기 발랄한 편집, 현시대의 유행곡인 성시경 '거리에서'로 1938년에 떨어진 이연과 구신주(황희)가 재회하는 모습 등 특유의 연출 또한 웃음을 줬다.
로맨스에 치중했던 이연의 서사는 과감히 버리고 잘하는 전통설화 세계관에 일제 강점기의 시대적 배경을 접목시켰다. 백성들을 억압했던 이들은 일본 요괴로 재탄생하는 등 설화 속 토착신과 요괴들의 거리감은 전보다 가까워졌다.
'판타지 액션 로맨스'에서 '판타지 액션 활극'으로 장르를 비튼 제작진의 결단이 통했다. 한우리 작가와 강신효·조남형 연출이 3년을 공들인 '구미호뎐1938'이 이번엔 제대로 일을 낼 듯하다.
사진 = tvN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