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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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1년차' 정유미, 그녀의 도전·열정·여유 (인터뷰)

기사입력 2014.09.22 08:14 / 기사수정 2014.09.22 08:14

배우 정유미가 카페 로플라에서 진행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엄마의 정원'을 끝낸 소감을 털어놓았다. 김한준 기자
배우 정유미가 카페 로플라에서 진행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엄마의 정원'을 끝낸 소감을 털어놓았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참 많은 고난과 시련이 있었다. 매번 눈물을 흘리기 일쑤였다. MBC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에서 서윤주(정유미 분)는 슬프고, 애틋하고 연민이 느껴지는 인물이었다.

한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있노라면 흔히 등장인물과 이를 연기한 배우를 동일시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인터뷰 차 만난 배우 정유미는 웃음도 많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아직도 드라마가 끝난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정유미는 “긴 시간을 연기한 것에 비해 결말이 서둘러 났다. 준비 없이 결말이 나서인지 끝난 것 같지 않다”며 시원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많이 울어야 되서 부담이 많이 됐어요. 주구장창 울다보니 감정신에 힘이 없어졌고요. 1회부터 출생의 비밀이 밝혀졌고 눈물의 시작이었어요. 사실 와 닿진 않았는데 그 상황을 납득하는 것부터 출발했죠. 감정을 잡아나가는 게 힘들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윤주로 오래 살다보니 어느새 윤주에게 스며들게 되더라고요. 점점 감정신이 수월해졌고 연기도 늘었어요.”

윤주는 기준(최태준)의 한결같은 사랑을 받지만 계모(나영희)의 구박과 아버지의 죽음, 집안의 몰락, 불임 등 갖가지 시련을 겪었다. 그럼에도 위자료 한 푼 안 받고 시어머니의 뜻대로 이혼을 해준 착하디착한 캔디 같은 여자였다.

“실제라면요? 위자료는 받아야죠. 그 수모를 당하고 이혼했는데.(웃음) 현실이라면 형과 파혼한 뒤 동생과 결혼하는 건 말이 안 될 거 같아요. 그래도 납득이 되는 게 있다면 바로 불임 소재죠. 아는 분들 중에도 불임인 분들이 많이 있어요. 아기를 가지려고 애쓰고 노력하는 걸 보면서 임신 자체가 축복받을 일이라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인지 저도 윤주처럼 부담감에 못 이겨서 스스로 물러날 것 같아요.”

정유미는 단역, 조연, 주연을 거치며 차근차근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정유미는 단역, 조연, 주연을 거치며 차근차근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정유미는 데뷔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일일극은 처음 경험했다. 일일드라마의 특성상 긴 호흡이 요구됐고 MBC ‘우리 결혼했어요4’와 영화 ‘터널3D’ 촬영까지 병행하는 바람에 빠듯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정유미는 “말 그대로 힘든 게 어떤 건지 알았다. 잠 못 자는 스케줄도 버틸 만큼 체력이 좋은 편인데 3개를 동시에 하니까 힘들더라”며 웃었다. 그럼에도 첫 도전인 만큼 많은 것을 얻었단다.

“한 인물의 일생을 함께 하는 건 일일극이 아니고서야 경험하기 어려운 일이에요. 인물의 모든 가족과 관계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결혼하고 이혼하는 사건들이 뚜렷해서 연기적으로 인물화 되기에 좋았어요. 한편으로는 소재가 반복적이고 사건이 자극적인데도 당연한 듯 받아들여야 하는 게 불편하긴 했지만요. 그럴 때마다 박근형 선배님의 조언이 힘이 됐고요. 막장으로 빠지지 않으려면 연기자들이 진정성 있게 해야 한다는 말에 출발선부터 마음가짐이 다를 수 있었어요.”

정유미가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김한준 기자
정유미가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김한준 기자


정유미는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다. 10년 넘게 연기 생활을 하면서 내공을 쌓은 덕분이다.  2003년 껌 광고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 생활 11년 차를 맞은 그는 드라마 ‘애정의 조건’(2004)부터, ‘친구, 우리들의 전설’(2009), ‘보석비빔밥’(2009), ‘동이’(2010), ‘천일의 약속’(2011), ‘옥탑방 왕세자’(2012), ‘원더풀마마’(2013), 영화 ‘실미도’(2003), ‘싱글즈’(2003) ‘터널3D’(2014) 등에 출연했다. 단역부터 조연, 주연을 거치며 배우로서 성장했다. 

“맡은 배역의 무게감과 비중이 커졌지만 배우가 제 길이라 하기에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 들어요. 20대 때는 이 길 외에 생각한 것이 없었죠. 가족과 사람보다 일이 우선이었고요. 미팅이나 오디션 기회를 놓칠까봐 휴대폰을 한 번도 손에서 놓은 적 없어요. ‘천일의 약속’ 때는 마트에서 장보다가 전화 받아서 바로 달려갔죠. 돌이켜보면 저 자신인 채로 살아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다 서른이 넘으면서 생각이 바뀌게 됐죠. 나이를 먹으면 결혼도 해야 하고 환경도 바뀌고 그러다보면 저인채로 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아요. 연기 뿐 아니라 저 자신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요.”

‘천일의 약속’에 출연하기 전만해도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저 늘 똑같은 자세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신마다 대충 넘어가는 부분이 없는 차분한 성격은 연기자로서 장점으로 작용했다. 어떤 역이 주어지든 진중하게 묵묵히 임한 그는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며 미소를 띠었다.

“지금 당장하고 싶은 건 밝고 기운찬 역할이에요.(웃음) 윤주가 속으로 삭히고 가슴에 응어리진 게 많았다보니 다 떨쳐내고 망가지고 재밌는 캐릭터였으면 해요. MC와 라디오 DJ도 정말 해보고 싶고요.”

“배우로서의 목표요? 구체적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은 없어요. 20대 땐 마냥 치열했다면 30대 때야 연기를 하고 있어요. 연기를 위한 정유미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정유미가 된 거죠. 삶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을 여유 있게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연기자로서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나에 대해 안 뒤 극중 인물에 접근해야 연기할 때도 쉽고요. 앞으로 여유롭고 행복하게 삶을 살길 바라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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