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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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매와' 신구·손숙 "원캐스트가 당연한 것, 제대로 올려야 관객이 오죠"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0.02.04 15:55 / 기사수정 2020.02.04 16:01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주어진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걸 알았을 때 아버지는 이미 온전한 정신이 아니었다.”

늘 옆에 있으면서도 소중함을 잊기 쉬운 존재, 바로 가족이다. 어리석게도 가족이 떠난 뒤에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런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가 14일부터 3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김광탁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다. 간암 말기의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지켜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렸다. 2013년 초연해 2014년 앙코르 공연까지 이어갔다. 제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으로 2016년 차범석 선생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추모 공연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는 초연부터 함께 한 신구, 손숙, 서은경, 최명경,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조달환이 출연한다.

신구: 아주 오래전에 이 작품을 올려서 지금은 새 대본을 보는 느낌이 듭니다. 지난 공연에서 채 감지하지 못한 것들을 찾고 있어요.

손숙: 대사 하나하나가 새로워요. 앙코르 공연이라는 게 따져보면 전 공연보다 못할 수 있어요. 하지만 미처 찾아내지 못한 것을 찾아내고 보완한다는 점에서 앙코르 공연을 보는 재미가 있죠. 완성도를 높아지지 않을까 해요.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배우들은 모두 원캐스트로 공연에 임한다. 손숙은 “원캐스트는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숙: 요즘은 풍토가 이상해져서 네 더블(쿼드러플 캐스팅)까지 하는 경우를 봤어요. 그러면 연습도 네 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4분의 1밖에 안 해요. 그러면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더블은 안 하겠다. 하려면 원톱으로 가고 아니면 안 한다' 했어요. 덕분에 공연의 완성도 면에서 좋지 않을까 해요.

요즘에는 풍토가 이상해졌어요. 당연히 원캐스트여야죠. 우리는 더블을 한 적이 없었어요. 장기 공연 때는 너무 힘드니까 더블을 하던가 언더를 쓰는 건 있어도 더블, 트리플 캐스팅이 일상화된 건 놀라워요. 연습실에서 만나지도 못하고 무대에 서는 경우가 있잖아요. 지금 대학로 연극은 진정한 연극으로 말하기 힘들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좋은 작품을 제대로 연습해서 제대로 올린다면 관객이 온다고 생각해요. 성의를 갖고 정성껏 만들면 오는 거죠. 대박을 내겠다고 여러 캐스트를 쓰면 재미로 보는 관객은 있어도 진정한 연극 팬들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무뚝뚝하지만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간직한 남편, 그렇게 싫은 양반이 막상 간다는 사실에 서러워하는 아내 홍매, 아버지의 진심을 뒤늦게 깨닫고 마당에서 마지막 추억을 함께하는 아들이 큰 축을 이룬다. 이들의 대화와 독백, 방백이 어우러져 먹먹함을 낳는다.

신구: 이 아버지는 간암 말기 증상이 있는데 치료를 더는 할 수 없어 고향에 내려오죠. 간성 혼수에 빠져서 정신착란증을 일으키고 그러면서 가족과 이별하는 내용을 담은 연극이에요. 요즘 흔히 말하는 웰다잉 얘기에요. 가족과 따뜻하게 집에서 헤어지는 과정을 그린 연극입니다.

손숙: 시한부 남편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마음이 굉장히 현실적이에요. 구박도 했다가 너무 불쌍하게 보기도 하고. 자식도 아버지에게 완벽하게 못 해요. 그걸 바라보는 엄마의 착잡한 마음도 있고요. 그리 잘난 척하더니 왜 이렇게 됐냐는 대사가 있어요. 현실적이죠. 나이가 들다 보니 남의 일 같지 않거든요.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연극을 보는 관객이 자기 일이라고 느낄 수도 있는데 그럴 때 어떤 마음가짐일까 많이 생각해요.

요즘 웰다잉에 꽂혀 있어요. 가족과 같이 품격있게 죽는 게 좋잖아요. 이 연극에서는 (남편이) 가족 옆에서 돌아가세요. 돌아가신 장면이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은 점이 좋아요. 작가가 아버지의 임종을 보고 느낀 것을 실감 나게 썼어요. 배우는 되게 힘들죠. 대사가 아주 일상적이거든요. 하나만 놓치면 산으로 갈 수 있어서 굉장히 힘들어요. 전에도 세 번이나 공연했지만 이번에 또 새 작품을 하는 것 같아요. 연습장에 오면 재밌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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