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17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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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김혜성, 김선생에 사과…"빚 갚으려 했으나 거절 하셔, 미숙한 언행 후회한다"

기사입력 2025.11.22 15:53 / 기사수정 2025.11.22 15:53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11월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부친의 빚투 및 자신의 귀국 기자회견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11월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부친의 빚투 및 자신의 귀국 기자회견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부친의 '빚투 논란'과 귀국 기자회견 당시 자신의 태도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김혜성은 22일 오후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먼저 지난 11월 6일 공항에서의 제 미숙한 언행과, 이후 인터뷰에서 보인 태도로 인해 실망하셨을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당시 행동은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으며, 계속해서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장에 계셨던 김선생님, 취재를 위해 자리에 계셨던 기자분들, 그리고 이 장면을 지켜보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였던 2025시즌을 마친 뒤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자리에서 현장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던 가운데 한 남성을 향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김혜성의 아버지에게 거액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한 남성이 김혜성과 김혜성의 아버지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는 모습을 김혜성이 발견했다.

김혜성은 곧바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저 분 가시면 인터뷰 하겠다"고 말한 뒤 공항 보안 요원들이 현수막을 들고 있는 남성을 제지하기 전까지 인터뷰가 중단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11월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부친의 빚투 및 자신의 귀국 기자회견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11월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부친의 빚투 및 자신의 귀국 기자회견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현수막을 들고 온 남성은 이미 야구팬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고척돔 김선생' 이었다. 김선생은 김혜성이 지난 2017년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 프로 야구 선수로 데뷔한 이후부터 작년까지 한국에서 뛰는 내내 지속적으로 '아버지한테 김 선생 빚 갚으라고 전해라'라는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를 야구장에 게시, 논란이 됐었다.  

'김선생'은 김혜성이 올해 초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하면서 국내 야구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혜성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도 있었다. 김혜성의 이번 귀국 현장에 다시 등장, 논란이 됐다. 

김혜성의 아버지는 지난 12일 이돈호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15년 전 사업 부도로 1억 2000만원의 빚이 생겼고, 9000만원 정도를 갚았으며, 30억원의 손실을 봤지만 10만원, 50만원, 300만원씩 수년간 갚아왔다. 지금까지 지급한 금액이 900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7~8년 동안 그 사람(김 선생)에게 조금씩 돈을 갚고 있었다. 아들이 프로에 가니까 그때부터 현수막으로 혜성이를 괴롭혔다"며 "(최근에도) 당장 돈이 없으니 올해 12월 말까지 한 번에 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혜성이가 귀국할 때 갑자기 공항에 가서 현수막을 걸었다. 나에게 연락도 없었다"고 했다.

지난 11월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김혜성(LA 다저스)의 아버지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들어 논란이 됐던 남성.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지난 11월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김혜성(LA 다저스)의 아버지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들어 논란이 됐던 남성.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김혜성이 공항에서 보인 태도와 아버지의 해명은 모두 큰 비판을 받았다. 특히 김혜성의 아버지가 15년 동안 9000만원을 조금씩 갚았다고 주장한 부분이 외려 역풍을 맞았다. 법정 이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만 변제한 데다, 이자는 고려하지 않은 채 남은 빚이 3000만원 뿐인데 김선생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더 큰 논란을 빚었다.

김혜성은 "제가 지난 보름 이상 아무 말씀도 드리지 못한 이유는 최대한 조용히 자숙하는 것이 진심으로 반성하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저의 침묵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피하려는 태도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날 공항에서 시위를 하셨던 분은 제가 고등학생이던 시절부터 학교에 찾아오셨고, 2018년부터는 경기장과 공항 등에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오랜 기간 시위를 이어오셨다. 2019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그분을 처음 직접 뵈었을 때, "제가 빚을 갚아드리겠다"고 말씀드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월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김혜성(LA 다저스)의 아버지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들어 논란이 됐던 남성.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지난 11월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김혜성(LA 다저스)의 아버지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들어 논란이 됐던 남성.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또 "하지만 그분께서는 "선수에게 돈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에게 상황을 알리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고 하시며 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셨고, 이후에도 공개적인 시위를 이어오셨다. 동료 선수들과 야구장에 찾아오시는 팬들께도 저 때문에 큰 폐가 될까 싶어 항상 죄송한 마음이었다"라고 돌아봤다.

김혜성은 이와 함께 "그동안 가족이라는 책임감으로, 계약금과 월급을 포함해 금전적으로 아들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왔었다. 아버지의 채무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며 "1년 만에 귀국하는 자리에서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그 순간 저는 감정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채, 해서는 안 될 언행을 하고 말았다.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 부족한 저를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월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김혜성(LA 다저스)의 아버지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들어 논란이 됐던 남성.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지난 11월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김혜성(LA 다저스)의 아버지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들어 논란이 됐던 남성.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혜성은 2025시즌 LA 다저스에서 빅리그 71경기 161타수 45안타 타율 0.280, 3홈런, 17타점, 13도루, 출루율 0.314, 장타율 0.385의 성적표를 받았다. 들쭉날쭉한 출전 속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보여줬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매 시리즈마다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 선수로는 김병현(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박찬호(200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류현진(2018년 LA 다저스), 최지만(2020년 탬파베이 레이스)에 이어 역대 5번째로 월드시리즈(WS) 엔트리에 포함되는 기쁨을 맛봤다.

김혜성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맞붙은 월드시리즈에서는 1~6차전까지 벤치만 지켰다. 하지만 7차전 연장 11회말 미겔 로하스를 대신해 2루수로 투입, 다저스의 우승 순간을 그라운드에서 만끽했다. 한국인 야수가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획득한 건 김혜성이 처음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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