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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광 - 노메달의 유도가에서 ADCC 한국대표까지 (下)

기사입력 2009.03.05 00:09 / 기사수정 2009.03.05 00:09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전두광 - 노메달의 유도가에서 ADCC 한국대표까지 (上)’에서 이어짐.

이번 ADCC 아시아예선 -77kg 우승자 나카무라 게이타(15승 2무 4패, 별칭 케이타로)와 -99kg 우승자 나카무라 가즈히로(13승 9패)는 대한민국에 MMA 선수로 잘 알려진 이들이다. 두 선수는 세계최대최고 MMA 단체 UFC에 진출했으나 연패로 계약이 해지됐다는 공통점도 있다.

케이타로는 UFC 3연패 후 일본 무대에 복귀했으나 작년 11월 8일 김장용(2승 3패)에게 1라운드 59초에 TKO로 지는 등 최근 MMA 활약이 썩 좋지 못하다. UFC 2연패로 쫓겨난 가즈히로는 일본 센고쿠 참가와 함께 체급을 라이트헤비급(-93kg)에서 미들급(-84kg)으로 내려 2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케이타로가 2006년부터 그래플링 17승 1패를 기록한 것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대회 2회전에 직행한 케이타로는 결승까지 3연속 리어네이키드초크(Rear naked choke)로 항복을 받아 정상에 올랐다. 케이타로가 특기인 RNC로 MMA와 그래플링에서 각각 여덟 번의 승리를 거뒀다.

케이타로의 예선 우승을 지켜본 전두광 역시 상대의 등을 차지하고 조르기에 성공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케이타로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유도를 시작, 고등학교 전국대회 도쿄예선 3위에 올랐으며 MMA 입문 후에는 브라질유술을 꾸준히 익혔다.

케이타로와 견줘 가즈히로의 유도 경력은 한층 깊다. 10세부터 수련을 시작, 국제무도대학 시절 일본학생선수권 -100kg 2위에 올랐고 졸업 후 게이요가스 소속으로 2002년 일본실업선수권 우승을 차지했고 일본 국가대표팀 상비군으로 독일오픈을 제패한 바 있다.

8명이 참가한 이번대회 -99kg에서 가즈히로는 힐훅과 팔관절공격으로 2연승, 결승에 진출하여 정규시간동안 7점을 올려 1점 감점의 MMA 경력자 나이토 유키야(15승 2무 5패)를 누르고 그래플링 데뷔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가즈히로에 대해 전두광은 “시합 시작 전부터 음악을 들으며 몸을 푸는 등 프로의 느낌이 강했다. 유도식 넘어뜨리기로 점수를 얻는 것은 예상대로였지만 힐훅으로 항복을 받은 것은 의외였다. 다만, 빼어난 유술가들이 나오는 본선에서도 가능할지는 모르겠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동천백산 수장이자 대연 본관 관장 채인묵(브라질유술 갈띠)은 우승하지 못하면 귀국하지 말라는 애정이 담긴 협박(?)을 했고 이에 전두광은 “결승까지 모든 경기를 상대의 항복을 받아 우승하겠다.”라는 호기 어린 답변으로 응수했다.

하지만, 자신감의 한편에는 패하면 응원한 사람을 볼 면목이 없다는 걱정이 있었고 100엔당 1,500원을 훌쩍 넘는 고환율에 일본행을 택한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 그럼에도, 패배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다면 더 부끄럽다는 생각에 참가를 최종결심했다.

이번 대회에서 전두광은 국내무대의 승승장구를 이어가지 못했다. 브라질유술 세계선수권 갈띠 체급 우승 경력자인 동천백산 대연 본관 관장 채인묵과 사범 성희용(브라질유술 갈띠), 이번대회에 동행한 박준영에게 지도를 받는 전두광이 이들에게 인정받으려고, 좀 더 어린 나이에 대외 성과를 내고자 조바심을 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브라질유술 수련 초기의 시련을 극복한 전두광에게 이번 패배는 낙담보다는 동기부여가 되는 자극에 가깝다. 국제대회에서 -77kg이란 체급과 좋은 경기를 경험한 것은 감량과 훈련에 보탬이 되는 귀중한 자산이다. 도복을 착용하는 브라질유술 본연의 수련에 박차를 가하며 올해 일본선수권 참가도 모색하고 있다.

박준영 역시 제자가 비록 아쉽게 졌지만, 현지 관계자에게 한국에 저런 기량의 선수가 있다는 깊은 인상을 심어준 것은 충분히 긍정적이라 평가했다. 일본이 한국보다 브라질유술을 10년 이상 먼저 시작했으니 그래플링 기량이 앞서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번 대회를 보고 그 격차가 5년은 줄었다고 본다고도 밝혔다.

국내 최고라면 일본의 그래플러와 견줘 손색이 없거나 더 낫다는 자신감을 보인 박준영은 기존 강자와 지도자, 그리고 수련생이 함께 노력한다면 일본, 나아가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그래플러가 나올 것이라는 자신감도 피력했다. 이번 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전두광이 일본 유학을 생각했지만, 국내의 강자에게도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에 이를 보류한 것도 스승 박준영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동천백산은 브라질유술 세계선수권 우승 경력자 3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유술팀 중 MMA와 접목이 가장 잘 된 것이 장점이다. 한국 브라질유술계에서 젊음과 기량의 조화가 이상적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만 21세의 보라띠 전두광이 앞으로 동천백산의 장점을 얼마나 빠르게 흡수하여 성장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은 큰 재미일 것이다.

전두광: “실력은 아직도 한참 멀었지만 포기하고 좌절하기에는 도전할 것이 너무도 많다. 그래서 더 즐겁고 재밌는 것이 아닐까? 더 많은 사람이 브라질유술의 즐거움과 재미에 동참했으면 한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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