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3 20:04
스포츠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주말 3연전.

기사입력 2005.05.13 20:09 / 기사수정 2005.05.13 20:09

서민석 기자


- 시즌의 1/4가 지난 시점에서 시즌 전체에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3연전

이번 주말이 올시즌 프로야구 판도의 '분수령'이 될지도 모른다.

시즌의 25%가량이 지난 이 시점에서 열리는 삼성:현대 //  LG:기아 // 롯데:두산 // SK:한화의 네 경기는 시즌 126경기 중에서도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 3연전의 결과에 따라 시즌 전체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3연전을 시작하는 첫 경기와 그 경기 선발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팀들이 긴장한 만큼 팬들의 즐거움은 배가 되는 법. 우리를 흥분시킬 경기들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알아보자.


첫 번째 재미> 삼성(김진웅)  vs 현대(정민태)

AGAIN 2004? 더 이상의 라이벌은 없다

지난 시즌 챔피언 자리를 놓고 9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양팀이 대구에서의 3연전(1경기 우천 순연)에 이어 수원에서 리턴 매치를 갖는다.

지난 시즌 보다 더 투-타에서의 안정감을 보여주며,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는 팀타율 3할에 육박(0.295)과 월등하게 안정된 투수력(3.16)을 앞세워 투-타의 주축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간 현대를 상대로 복수전을 펼친다.

팀대팀의 맞대결도 관심사지만, 무엇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은 3연전 첫 경기의 선발이다. 바로 정민태 vs 김진웅. 양 팀의 재건과 질주에 키를 쥐고 있는 양 투수의 대결이라 할 수 있다 .

우선 정민태의 경우 96년 태평양을 인수한 현대의 에이스를 맡으며, 2.44의 방어율에 15승 9패를 시작으로 이후 2000년까지 13-17-20-18승을 올리며, 현대를 명문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후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한 그는 일본에서는 그리 큰 재미를 못 보고, 국내로 복귀 다시 재기를 시도했다.

복귀 이듬해인 2003년 17승 2패를 거두고, 전인미답의 '선발 21연승' 기록을 달성 국내에 성공적인 연착륙을 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최동원(4승)이후 최다승인 3승으로 맹활약한 그는 연봉 7억원시대를 열며 더 이상 거칠 것이 없는 듯 했다.

하지만 나이와 무리한 투구에 대한 후유증이었을까? 2004년 그는 7승 14패에 5.00이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연봉 대폭삭감(7억원->5억 5천5백만원)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그런 그가 2군에서 복귀해 첫 선발등판한 지난 7일 대 두산전에서 비록 패전이 되긴 했으나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현대 마운드의 중심으로 다시 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의 강속구 위주의 윽박지르는 피칭에서 벗어나 제구와 완급조절 위주의 투구는 정민철에 이어 '기교파 투수'로 전환하려는 그의 몸부림을 보여주는 듯 했다.

현대 입장에선 그와 조만간 1군에 복귀할 신인왕 오재영의 부활이 과거 명성을 찾는 시발점이라 봤었을 때 그의 삼성전 투구는 주목할만 한다.

반면, '잘 나가는' 삼성입장에선 더 잘나가기 위해선 김진웅의 부활이 절실하다.

현역시절 선감독의 등번호인 18번을 부여받은 그는 2000년 15승 7패. 2001년 마무리로 11승 7패 11세이브 이후 계속해서 해매고 있는 김진웅. 이틀연속 끝내기 만루홈런을 롯데를 상대로 맞은적이 있고, 그를 따라다니고 있는 '새가슴'이라는 오명을 씻기위해 절치부심. 선동렬감독의 지도력과 융합되면서 서서히 결실을 맺는 듯 하고 있다.

역시나 좋은 공을 갖고 있는 선수로써 심리적인 자신감이 가장 큰 문제인 그로써는 이번 현대를 상대로 던지는 선발경기가 자신의 선수생활에 또 다른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경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재미> LG(최원호)  vs 기아(강철민)

명가의 부활을 꿈꾸는 양 팀. 그 승자는?

최근 SK전 장문석의 호투로 연패를 끊은 이후 한화전 스윕으로 4연승의 LG와 코칭스테프 개편등의 팀 쇄신 이후 현대를 상대로 2승 1패를 한 기아의 대결.

사실 LG의 경우 약한 투수력 때문에 시즌 전부터 하위권이 점쳐지긴 했지만, 기아의 최하위는 의외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런 두 팀이 어느정도 팀 분위기의 전환점을 마련한 상황에서 '잠실대첩'을 벌인다.

항상 흥행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경기인 'LG vs 기아' 잠실경기가 이례적으로 중계에서 제외될 정도로 관심을 덜 받고 있지만, '한 번 라이벌은 영원한 라이벌' 이다.

특히 어제(12일) 경기에서 기아는 6:3에서 6:5로 쫓긴 9회초 2사 1-2루에서 채종국의 빗맞은 타구를 김민철이 뒷걸음질 치면서 묘기에 가까운 호수비로 승리를 거두며 팀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 또한 젊은 마무리 윤석민이 '당돌한' 피칭으로 서서히 뒷문에 최신식 잠금장치를 설치하고 있는 분위기다.

LG 역시 3연승 후에 벌인 지난 경기에서 1:1이던 8회초 3점을 내주며, 상승세가 꺾이는 듯 했으나, 8회말 이성열의 동점 3점포 - 한규식의 역전타 - 마테오의 쐐기 2점포로 대거 6득점하며 역전승.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해있다.

특히 첫 경기 강철민이나 최원호가 그리 준수한 선발투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화끈한 타격전으로 잠실벌을 달굴 듯 한 이 경기도 흥미롭다.


세 번째 재미> 롯데(박지철)  vs  두산(박명환)

'돌풍의 팀' 끼리의 대결. 과연 더 강한 건 누구?

올 시즌 돌풍을 넘어 태풍을 잃으키고 있는 두 팀의 대결이다. 두 팀 모두 강한 선발 마운드와 확실한 마무리를 바탕으로 한 투수진이 건실하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타선의 경우는 롯데는 용병듀오 라이온 - 펠로우 - 이대호라는 중심과 상 하위타선을 가리지 않는 클러치 능력을 바탕으로. 두산은 30세 이상 노장을 중심으로 안경현(최경환) - 김동주 - 홍성흔으로 이어지는 토종 중심타선이 매서운 팀이다.

롯데는 SK를 상대로 2승 1패. 두산은 삼성을 상대로 비록 1승 2패를 하긴 했지만, 젊은 선수를 테스트하고 발굴했다는 측면에선 그리 손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맞대결을 한다.

두 팀간의 승차는 1께임. 비록 롯데가 1 경기를 더 하긴 했지만, 이번 3연전의 결과에 따라선 선두 삼성과 1 께임 차인 2-3위그룹이 선두권과 멀어질 수도 있고, 혹은 다시금 1-2-3위의 순위 변동도 가능한 그런 경기이다.

또 한가지 주목할 것은 금-토-일 사직경기에서 '성적에 민감'한 구도 부산 팬들이 과연 사직구장을 가득매울 것인가 하는 점이다. 참고로 최근 매진은 지난 4월 5일 현대와의 사직 개막전(박정태 선수 은퇴식 겸)이었다.

제구력을 바탕으로 변화구 위주의 기교파 박지철과 강속구 위주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정통파 박명환의 대결이라 더욱 관심을 모으는 첫 경기다.


제 4경기> 한화(김해님) vs SK(엄정욱)

흥행에 있어서는 그다지 재미를 못보는 양 팀


SK의 경우 쌍방울을 인수해서 인천 문학경기장에 보금자리를 잡으면서 의욕적으로 KBO에 뛰어들었지만, 팀 첫 해 준우승. 작년 5위의 성적에 비해선 관중몰이도 주로 타 팀(기아-삼성등)에 의해서 의존하는 실정이고, 올 시즌 투 - 타에 걸쳐 가장 안정적이고 박재홍 - 김재현 등을 영입하면서 '우승 1순위'로 꼽히던 위용은 사라지고 부상악몽에서 아직까지는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5연패중인 한화와의 대결을 계기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할 것이 자명하고, 또한 3연전 첫 머리에 '총알탄 사나이' 엄정욱을 내세워 다이너마이트 한화 타선제압에 나선다.

이에 맞서는 한화 역시 연고지인 대전에서 한국시리즈가 펼쳐져도 만원이 안 될 정도로 야구에 대한 애정이 그다지 높질 않다. 여기에 시즌 초반 허약한 투수진이 시즌 개막후 매일 문제를 드러내고 있으며, 최근 경기에선 선발이 초반 1-2-3회에 대량실점하면서 문제점이 절정에 치닫고 있다.

게다가  '다이너마이트 타선' 이라면서, 믿었던 타선마저 들쭉날쭉한 득점력으로 애를 먹고있고, 요즘 들어선 내야 수비(특히 2루수)에서 번갈아가며 나오는 결정적인 실책은 가뜩이나 머릿속이 복잡한 김인식 감독의 애를 태우고 있다.

하지만, 두 팀의 경우 시즌전 활발한 선수 영입(SK)과 감독 영입(한화)로 올 시즌 부흥을 꿈꾼 양 팀의 시즌은 아직 3/4이나 남아있고, 부상선수 복귀나 팀 칼라 정착등이 되면, 충분히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팀들이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 시즌 들어 가장 관심을 끄는 4 경기. 이 3연전이 시즌 전체의 판도를 드러내는데, 어느정도 큰 역할을 할 듯 하다. 그리고 네 경기 어느 한 경기가 소흘 할 수 없는 경기라 4경기 전원 매진의 또 하나의 신화 창조도 조심스레 점쳐본다.



서민석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