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13 17:55 / 기사수정 2008.09.13 17:55
[엑스포츠뉴스 = 잠실, 이동현 기자] "구단 직원들은 집에 가서 쉬어도 되지 않나?"
12일 두산-KIA전을 앞두고 두산 덕아웃을 방문한 이병훈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뜬금 없는 한마디를 던져 시선을 끌었다.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이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구단 직원들은 각자 집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도 되지 않느냐는 말이었다.
물론 농담이었지만 뼈가 있었다. 매년 추석 연휴가 돌아오지만 그때마다 마음 편히 쉬어본 적 없는 야구인들의 애환을 잘 드러낸 듯 했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 중에도 쉬지 않고 이어지는 프로야구. 그 테두리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추석 연휴를 어떻게 지낼까.
이어지는 원정 경기…객지에서 연휴 보내는 건 예사
KIA와 롯데는 추석을 앞두고 울상이다. KIA는 12일부터 14일까지 잠실에서 두산과 경기를 치른 후 16일부터는 목동으로 자리를 옮겨 히어로즈를 상대하는 일정. 휴식일이 하루 끼어 있지만 광주까지 이동하기가 여의치 않아 계속 서울에 머무를 예정으로 알려졌다. 4위 경쟁에서 사실상 밀려나며 목표를 상실한 KIA에게 이번 연휴는 참 길게 느껴질 듯 하다.
롯데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두산과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롯데는 대구에서 삼성전을 마친 뒤 대전으로 이동해 한화를 만나야 한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잡기 위해 매경기 총력을 다하고 있는 롯데에게 추석 연휴는 남의 이야기다. 명절 분위기를 낼 여유는 없어 보인다. 연휴 뒤에 휴식일을 갖는 삼성, LG나 이동거리가 멀지 않은 히어로즈, SK는 사정이 좋은 편.
언론 관계자들도 연휴를 반납하고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중계 방송 관계자들은 거의 쉴 틈이 없다. 구경백 OBS 해설위원은 13일 경기 전 "프로야구로 먹고 살면서 추석에 쉴 일이 있겠느냐"고 자조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수도권 경기에 배정된 경우는 경기 후 집에서 쉴 수 있으므로 그나마 좀 낫지만 출장 거리가 멀어지면 꼼짝없이 숙소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원정 경기에 동행한 구단 기록원, 트레이너, 홍보팀 직원 등 구단 관계자들도 외로운 추석을 보내기는 마찬가지. 순위 싸움이 치열한 정규 시즌 막바지에 추석이 걸려있다보니 명절의 여유로움보다는 승부의 치열함을 더 많이 느낀단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파견하는 기록원, 심판, 경기운영위원 등도 객지에서 명절을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이번 추석 연휴 직후에는 지방 경기 편성이 많지 않아 다행이라는 분위기.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