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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8 : FINAL] '훈남' 대 '고집쟁이' 감독의 대결

기사입력 2008.06.28 13:38 / 기사수정 2008.06.28 13:38

팀-블로그 기자

- 엑스포츠뉴스 유로 2008 특집 : 요하임 뢰브 vs 루이스 아라고네스

[엑스포츠뉴스=이순명 기자]

둘의 선수 시절

스페인의 아라고네스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AT마드리드의 중요 선수였다. 1964부터 1974년까지 10년간 클럽에서 무려 265경기에 출전, 123골을 넣으며 활약했었다. 그가 활약하는 동안에 소속팀은 레알-바르샤로 양분 되었던 라리가에서 리그 우승을 무려 3차례나 차지했었다. 그는 클럽의 영광과 함께 해온 선수였다. 다만, 국가 대표로는 인연이 없었는데 A매치에 11차례 출전하여 3골을 넣었을 뿐이었다. 

그에 반해, 독일의 뢰브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아니었다. 한 팀에서 꾸준히 있던 시즌이 드물었고, 국가 대표팀 경력도 21세 이하 팀에서 4차례 정도만 출전했을 정도였다.

감독 데뷔

독일의 뢰브 감독은 선수 은퇴 후 자신의 진가를 드려내기 시작했다. 슈투트가르트 감독을 맡았던 뢰브는, 1년 만에 팀을 독일 컵 우승, UEFA 컵 위너스 컵 준우승을 일궈내며 자신이 이 자리에 적합한 사람임을 증명해 보였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오스트리아 리그와 터키 리그를 오가며 지도자 생활을 계속 해왔다.

그러던 그가 다시금 세간에 떠올랐던 것은 2006년 월드컵을 통해서였다. 클린스만을 보좌하는 수석 코치로 월드컵에 나선 뢰브는 예전과는 달라진 독일팀을 보여주면서 그의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월드컵이 끝나고 클린스만은 '뢰브는 수석코치 이상이었다' 라는 말을 하며 감독직을 넘겼다.

아라고네스는 감독으로서도 두각을 나타내었다. 1974년 은퇴와 동시에 AT마드리드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동안 라 리가 1회 우승(AT 마드리드 - 1977), 컵 대회 4회 우승(AT마드리드 - 1976, 1985, 1992. 바르셀로나 1회 - 1988), 인터네셔널 컵 1회 우승(AT마드리드 - 1974)을 일궈냈다. 2006 월드컵을 대비해 스페인 감독으로 선임된 아라고네스는 안정적으로 대표팀을 이끌어 나갔다. 하지만, 언제나 안정적인 예선기록과는 달리 본선 토너먼트만 올라가면 스페인은 여지없지 무너졌고, 월드컵에서도 스페인은 프랑스에 패배. 16강에 만족해야만 했다.

유로 2008에서의 행보

뢰브의 독일은 누구보다 빨리 유로2008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었다. 예선전에서 보여주었던 독일의 화끈한 공격력은 '녹슨 전차'라는 평가를 불식시키기 충분한 모습이었다. 기존의 클로제, 포돌스키에 리그에서 부활한 쿠라니, 떠오르는 신예 마리오 고메스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은 누가 봐도 최고였다.

그러나 정작 본선에서의 활약은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했다. 폴란드와의 개막전은 2-0으로 이기며 역시 독일이라는 반응을 자아냈지만, 크로아티아에 패배하고, 오스트리아에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두는 장면은 유로 예선 최강팀의 모습에는 많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기대를 모았던 최전방 공격진은 무기력했었다. 발락과 포돌스키의 활약으로 겨우 명맥만 유지해가던 독일은 8강전에서 조별예선 최강자 중 하나였던 포르투갈을 만나서 고전하리라는 말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또다시 사람들의 예상은 무너졌다. 독일은 거의 완벽하게 포르투갈을 물리쳤고, 이번 대회 결승까지 진출하고 말았다.

아라고네스의 스페인은 유로 개막 전부터 팬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팬들의 저항은 주로 아라고네스 감독을 향한 것이였다. 스페인의 중심이었던 라울을 대표팀에서 제외한 감독을 비난한 것이다.

리그에서 17골을 넣으면서 다시금 레알 마드리드의 중심으로 우뚝 선 라울이었지만, 아라고네스 감독은 그를 외면했다. 라울 외에도 이전에 스페인을 이끌던 호아킨, 알벨다 등의 선수들은 이번 유로에 참가하지 못했었다. 아라고네스가 받던 비난은, 트레제게 등을 선발하지 않았던 프랑스의 도메니크 감독이 받던 것과 비슷했다. '현자'라 불리던 그의 별명은 '고집쟁이'로 바뀌었고, 유로 첫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그런 분위기는 계속되었다.

유로 첫 경기가 시작되자, 비난은 탄성으로 바뀌었다. 비야의 해트트릭으로 러시아를 4-1로 제압하자 아라고네스의 고집은 찬사의 대상으로 바뀐 것이다. 나머지 경기 또한 모두 승리로 이끈 아라고네스 감독은 ‘어쩌면 이번에는’이란 기대감을 안겨주게 된 것이다.

결승전의 전망

뢰브와 아라고네스 감독은 모두 무리한 스쿼드 변경보다는 주전 선수에게 신뢰를 심어주면서 가는 경향이 강하다. 결승전에서도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멤버의 변동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두 팀 감독을 어렵게 하는 일은 아마도 수비진일 것이다.

독일의 메첼더-메르데사커 라인은 스페인의 공격진처럼 스피드와 조밀 조밀함을 하고 있는 팀에 취약점이 있고, 스페인의 푸욜-마르체나 라인은 독일 같은 높이의 팀에 약할 수밖에 없다. 너무나도 두 팀 수비라인의 차이가 극명하기 때문에 이 점을 어떻게 미드필드에서 보완하느냐가 두 팀 감독들이 가진 숙제가 될 것이다.

[사진(C) 유로 2008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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