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슬럼프가 길어지기 때문일까. '홈런왕' 박병호(30,미네소타)답지 않은 모습이다.
박병호는 14일(이하 한국시각) 엔젤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6번-지명 타자. 폴 몰리터 감독은 최근 타격 슬럼프에 빠진 박병호에게 13일 경기 하루동안 휴식을 지시했다. 미네소타가 보스턴과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박병호 대타 기용은 없었다.
하루만에 선발로 복귀한 박병호는 에인절스의 선발 투수 제러드 위버를 상대했다. 2회초 선두 타자로 들어선 그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두번째 타석에서 9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5회초 세번째 타석에서는 다시 2루 땅볼에 그쳤다.
네번째 타석에서는 내야 안타성 코스가 상대 유격수 실책으로 이어지며 출루했지만 뒷맛은 씁쓸했다. 이날 미네소타가 에인절스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박병호는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박병호의 시즌 타율은 2할7리.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2할대 타율이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 중장거리형 타자인 박병호는 KBO리그에서도 삼진이 많은 편이었다. 그만큼 노림수를 가지고 타격에 임하고, 대신 강한 파워와 완벽에 가까운 스윙으로 맞으면 제대로 넘긴다. 또 선구안도 좋은 편이다.
시즌 초반 홈런 페이스가 빠를때 변화구를 정확한 타이밍에 공략해 담장을 넘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자신의 장점도 사라진 상태다.
4월 한달간 월간 타율은 2할2푼에 그쳤지만, 6개의 홈런을 터트리면서 가난한 미네소타의 타선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했던 박병호는 5월 한달간 홈런 3개, 6월에는 2개를 때려냈다. 지난 9일 마미애미전이 시즌 11호 홈런이었다. 그리고 최근 4경기에서 9개의 삼진을 추가했다. 시즌 67개의 삼진으로 안타(39개) 대비 1.7배가 넘는 수치다. 내셔널리그 15개팀 선수 가운데 10위권에 해당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10일 마이애미전(4타수 1안타 2삼진)
첫 타석 : 헛스윙 삼진(85마일 슬라이더)
세번째 타석 : 헛스윙 삼진(94마일 포심)
-11일 보스턴전(4타수 무안타 4삼진)
첫 타석 : 헛스윙 삼진(78마일 너클볼)
두번째 타석 : 헛스윙 삼진(78마일 너클볼)
세번째 타석 : 루킹 삼진(74마일 너클볼)
네번째 타석 : 헛스윙 삼진(84마일 커브)
-12일 보스턴전(3타수 무안타 2삼진)
첫 타석 : 헛스윙 삼진(87마일 체인지업)
두번째 타석 : 루킹 삼진(90마일 슬라이더)
-14일 에인절스전(3타수 무안타 1삼진)
첫 타석 : 헛스윙 삼진(71마일 커브)
마지막 타석 : 헛스윙 삼진(84마일 체인지업)
내셔널리그 전체 소속 선수 가운데 2할 이하의 타율을 기록 중인 타자는 탬파베이의 코리 디커슨(0.194) 뿐이다. 부진이 조금 더 길어지면 리그 규정 타석 최하위에 가까워질 수 밖에 없다.
미겔 사노가 부상으로 빠져있는 미네소타 입장에서는 박병호의 활약이 절실하다. 몰리터 감독과 테리 라이언 단장은 여전히 박병호에게 신뢰를 드러내고 있다. 박병호가 슬럼프에서 벗어나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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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