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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감독과 함께 정체성부터 찾아야 할 리버풀

기사입력 2015.10.05 14:58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리버풀이 결국 브랜든 로저스(42) 감독을 경질했다. 지난 2012년에 처음 리버풀을 맡고 3년 4개월 만에 맛본 불명예 퇴진으로 분위리를 바꿀 데드라인으로 딱 10일을 줬던 리버풀은 별다른 변화가 없자 과감하게 로저스 감독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로저스 감독이 떠나면서 리버풀이 새로운 색깔로 삼고자 했던 패싱 축구의 체계도 이제 중도 하차하게 됐다. 로저스 감독은 3년 전 처음 리버풀을 맡고 공이 발 아래로 전개되는 데 익숙하지 않았던 리버풀을 바꿔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나고 루이스 수아레스, 라힘 스털링 등이 이적한 후 흔들리더니 올 시즌 성적은 하락세를 보였고 축구는 답보하는 모습을 보이자 로저스 감독이 경질되는 데까지 이르렀다.

떠날 사람이야 떠나는 것이지만 남겨진 리버풀은 이제부터가 문제다. 어떤 새로운 감독을 데리고 와 새로운 청사진을 꾸려나가야 될 지에 따라 그들이 원하는 명가의 재건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후보는 위르겐 클롭 감독이다. 영국 대중지 '더선'과 일부 독일 전문가들의 트위터 등에서는 클롭 감독의 리버풀행을 강하게 점치고 있다.

하지만 사실 클롭 감독이 오느냐 마느냐의 여부와 그가 오면 어떤 축구를 보여주느냐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리버풀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다. 리버풀은 한 때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을 다투는 '빅4(첼시, 맨유, 리버풀, 아스날)'로 불릴 만큼 강팀으로 인정받았다. 오랜 역사를 통해 남긴 우승의 발자취와 스티븐 제라드 등 일부 팀의 간판 선수들과 전력, 전술은 리버풀을 쉽게 무시할 수 없는 팀이라는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어느새인가부터 리버풀의 아성은 사라졌다. 어느새 빅4의 자리에서 떨어진 리버풀은 단골손님이자 2005년 이스탄불의 기적을 누린 자신들의 영광스러운 대회로 자부하던 유럽 챔피언스리그에도 나서지 못했고 10위권 안에서 맴도는 그저 그런 팀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이제 수장을 바꾸려는 이 시기에 리버풀로서는 예전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하고 새로운 감독도 이를 기반으로 정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로저스에 이어 리버풀 사령탑에 오를 이의 가장 큰 숙제도 이러한 정체성 찾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의 레전드 수비수로 영국 스카이스포츠 방송에서 해설을 맡고 있는 제이미 캐러거는 이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그는 로저스 감독의 경질도 중요하지만 리버풀의 본래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TV방송 '슈퍼선데이'에 출연한 그는 "지금 문제는 로저스 감독의 경질로 찾는 것이 아니라 리버풀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면서 "내가 뛰었을 때조차도 포함해서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아스날의 우승하느냐 마느냐에 대해서는 자주 말하지만 리버풀이 최근 10년 안에 칼링컵 우승 한번 한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면서 축구계의 관심 밖이 되어 버린 리버풀의 현주소를 꼬집었다.

이어 "(굳이 비교하면) 리버풀은 토트넘과 같은 처지가 되고 있다. 그들 역시 빅클럽이지만 진짜 빅클럽들은 그들이 무엇을 하든지 신경 쓰지 않는다. 어떤 선수를 사오든지,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 경계하지 않는다. 지금이 그런 상황이다. 내가 리버풀에 있을 때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저스의 경질에 대해서는 로저스 감독 스스로 변명할 여지가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리버풀은 충분한 투자를 해줬고 제라드와 루이스 수아레스, 스털링이 떠나는 와중에도 팀은 최선을 다해 이번 여름에 좋은 여건을 마련해줬지만 로저스 감독은 시즌 초반에 그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점이 가장 큰 경질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캐러거는 "로저스 감독은 3년 하고도 조금 더 리버풀에 있었다. 그는 그 사이에 트로피를 제대로 얻지 못했고 챔피언스리그에도 한번 나선 것이 다였다. 이것은 리버풀에게는 그리 좋아할 수 없는 결과물들이었다"면서 "리버풀은 팀이 선수들을 잃었을 때 과감하게 곧바로 돈을 풀었다. 나는 로저스가 3억 파운드(한화 5,349억 원) 이상의 충분한 투자를 받지 못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리버풀 로고, 로저스 감독 ⓒ AFPBBNews=news1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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