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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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B1A4 논란, '존중과 배려' 타산지석 삼아야

기사입력 2015.01.13 15:17 / 기사수정 2015.01.13 15:17

정희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그룹 B1A4가 지난 10일 말레이지아에서 개최한 팬미팅 행사를 놓고 현지에서 '성추문' 논란을 빚고 있다. B1A4는 1,000여 명의 열성 팬들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객석 이벤트를 진행했다. 무대 위에 올라온, 히잡을 쓴 여성팬들에게 백허그를 하거나, 이마에 입을 맞추는 등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이 현지 TV방송을 통해 보도되면서 이슬람 신자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사실 문제가 된 해당 영상을 살펴보면 팬 답례 차원에서 기획된 이벤트로, 우리 시각에서보면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멤버들에게 질문을 던진 팬들 가운데 임의로 선정된 이들을 무대로 초대해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출 한 것일 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추행'이라고 할 만한 것은 눈에 띄지 않았었다. 히잡을 쓴 소녀팬들도 꺄르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과의 '근접 만남'을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었다. 해외 아티스트와 현지 팬이 흥겹게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팬미팅 행사가 진행된 '나라'가 문제였다. 이슬람 교도가 많은 말레이시아는 성적인 표현의 규제가 강한 나라이다. 여성들이 정숙함을 강조하는 가리개인 '히잡'을 쓰며 신체 노출을 제한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기관 JAKIM은 2007년 이슬람에서 허용되는 오락 이벤트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JAKIM 고위 관계자는 현지 언론을 통해 "주최 측이 해당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라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이슬람권 문화에 사는 우리는 그냥 덮고 넘어갈수 있는 문제가, 그들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시각에 따라 판단되고 논의되는 것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주최측이나 현지 진행을 맡은 기획사가 좀 더 신중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안이다. 

팬미팅을 주최한 TGM 이벤트와 B1A4 소속사도 뒤늦게 이를 인지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객석이벤트가)사전 협의된 내용이지만 일부 사진과 영상으로 오해가 야기된 것 같다"고 해명하면서 "앞으로는 현지 문화와 종교적 상황을 고려해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근 온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은 '샤를리 엡도' 테러사건에서 보듯이 '문화전쟁' '종교전쟁'의 성격을 띤 과격한 행위들이 늘고 있다. 세계는 점점 좁아지는 데, 다른 문화,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와 관용은 이를 따르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 아닐까 싶다. 그런 몰이해의 틈을 헤집고 근본주의자와 극단주의자들이 '광기'를 부리면서 평범한 사람들을 공포와 불안으로 몰고가는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이번 B1A4의 성추행 논란은 그 정도로 위중한 사안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타문화와· 타종교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문제를 제기한다는 점에서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특히 한류를 통해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한 연예계, 문화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나아가 한국 국내도 점점 다문화, 다종교 사회가 돼 가는 만큼 늘 상대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는 '공감과 배려'가 어느 시대보다 절실한 것 같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B1A4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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