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조용운 기자] "이젠 서울의 승점자판기다 아니다."
전남 드래곤즈가 마침내 FC서울 공포증을 떨쳐냈다. 전남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개막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시즌 강등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던 전남이 새로운 시즌 개막전부터 우승후보 서울을 잡아냈다. 결과만 이긴 것이 아니다. 경기 내용에서도 전남은 서울에 한치도 밀리지 않았다.
닷새 전 개막 미디어데이부터 하 감독이 "서울 나와"를 외쳤던 자신감이 있었다. 하 감독은 경기 전에도 서울전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는 서울만 만나면 승점 자판기가 됐다. 나도 놀란 사실이지만 선수들이 서울을 상대하면 조금 주눅이 드는 성향이 있었다"고 그동안 서울전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올 시즌은 다르다. 지난해 서울에 밀렸던 경기력이 올해는 아니다. 최소한 치고받을 수 있는 전력이 만들어졌다"면서 "스리백을 깨기 위해 생각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배경에는 알찬 보강에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남은 경험 많은 현영민과 스테보, 김영우에 크리즈만과 레안드리뉴의 좋은 외국인을 영입한 자신감이었다.
이들은 서울전에서도 활약했다. 스테보는 많이 뛰고 몸싸움을 즐기는 성향을 서울전에서 발휘하며 상대의 스리백을 흔들었고 레안드리뉴도 1선과 2선을 오가면서 상대의 허술한 중원을 파고들었다. 현영민도 왼쪽 풀백으로 나서 상대의 강한 측면을 막아내는 데 열을 올렸다.
여기에 선수시절 스리백에 대한 장단점을 확실하게 아는 하 감독의 운영도 정확하게 먹혔다. 전남은 서울이 하프라인을 넘어오면 강한 압박을 가하면서 수비진의 잦은 위치 변화로 공간을 파고드는 서울의 공격방법을 차단해냈다. 리드를 지키기 위해 경기 종반에는 파이브백으로 전환하는 변화도 인상적이었다.
공격에서는 빠른 역습이 효과를 봤다. 공중볼의 우위를 앞세워 롱볼로 올라온 서울의 수비를 흔들었고 후반 13분 이종호가 상대 문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마침내 서울 공포증을 털쳐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전남 이현승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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