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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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빛낼 女스타] ④ '암벽여제' 김자인의 완등행진, 2014년에도 계속된다

기사입력 2013.12.29 04:11 / 기사수정 2013.12.29 04:4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언제부터인가 세계에 이름을 떨치는 한국 낭자들의 기세가 남성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른바 스포츠 '우먼파워' 전성시대다. 2014년은 소치동계올림픽,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등 굵직굵직한 스포츠 빅이벤트가 많다. 엑스포츠뉴스는 갑오년을 맞아 2014년을 빛낼 여성 스포츠 스타 10명을 조명했다. < 편집자주 >

① 여자농구 박혜진
② 여자배구 양효진
③ 여자당구 차유람
④ 클라이밍 김자인
⑤ 쇼트트랙 심석희
⑥ 리듬체조 손연재
⑦ KLPGA 장하나
⑧ LPGA 박인비
⑨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⑩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더 높은 곳으로 오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 인류는 끊임없이 높은 고지를 오르기 위해 열정을 쏟았다. 그리고 스포츠 종목으로 발전했다. 인공암벽을 오르는 '스포츠 클라이밍'은 국내에서 생소한 스포츠였다. 하지만 '암벽여제' 김자인(25,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의 등장으로 이 종목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아직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같은 굵직한 종합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아직 국내에서는 익숙하지 않지만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인기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상위권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김자인은 이 종목에서 세계를 제패했다.

김자인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세계 챔피언'중 한 명이다. 그는 올 시즌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주최로 열린 리드 월드컵에 8차례 출전했다. 그 중 4번이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달 18일(한국시각) 슬로베니아 크란에서 열린 8차 월드컵 여자 리드 부분에서는 아쉽게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하며 4위에 그쳤다. 하지만 리드 세계랭킹 1위와 올 시즌 월드컵 랭킹 1위 자리를 수성하면서 자신이 '세계 최강'임을 증명시켰다.

김자인이 세계랭킹과 월드컵랭킹에서 모두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2010년 5개의 리드 월드컵을 휩쓸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이후 '숙적' 미나 마르코비치(슬로베니아)의 거센 추격을 받았지만 3년 만에 '암벽여제'의 타이틀을 다시 찾았다. 이러한 여정은 상복으로 이어졌다. 김자인은 지난 17일 열린 제2회 MBN 여성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 김자인의 출발은 불안했다. 지난 4월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하며 '적색경보'가 울렸다. 당시 김자인은 무리하게 볼더링 대회 출전을 강행하지 않고 자신의 주 종목인 리드에 집중했다.

치료와 훈련을 병행하면서 리드 월드컵을 대비한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김자인은 7월 첫 출전한 리드 월드컵인 프랑스 뷔앙송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무릎 인대 부상의 우려를 순식간에 털어내는 순간이었다. 같은 달 콜롬비아 칼리에서 열린 월드게임(올림픽경기에 채택되지 않은 스포츠 종목의 종합국제경기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자인은 상승곡선은 가을로 접어들면서 고공비행했다. 9월에 열린 벨기에, 러시아 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랐다. 또한 10월에 출전한 두 차례의 월드컵(목포, 중국 우장)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11월 초 프랑스 발랑스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다시 금메달을 획득한 그는 세계랭킹과 월드컵 랭킹 1위 등극에 한걸음 다가섰다.



김자인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선전하는 것은 물론 특별한 이벤트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7월에는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센텀서로에 위치한 KNN타워를 올랐다. 10월 초에는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에서 벌어진 '카스라이트 빌더링2' 행사에서 84.6m 높이의 빌딩을 27분 만에 완등했다. 영화 속의 '스파이더걸'이 현실에 등장한 셈이었다.

스포츠의 쾌감은 상대방의 치열한 경기가 끝난 뒤 승리를 거두었을 때 나타난다. 클라이밍의 경우는 암벽과 '자기 자신'이 경쟁자다. 힘든 코스를 하나씩 정복한 뒤 완등 했을 때 느끼는 쾌감은 클라이밍 선수만이 느낄 수 있다. 김자인은 늘 자신의 목표에 대해 "언제나 완등을 하는 것"이라고 일관적으로 대답했다. 우승과 랭킹 순위는 그 다음이었다. .

김자인은 내년에도 세계랭킹 1위와 월드컵 1위 수성을 위해 도전한다. 또한 스포츠 클라이밍을 알리기 위한 이벤트도 마련할 예정이다. 김자인은 자신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올 시즌 초반 무릎 부상을 당해 걱정했다. 성적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나 자신을 믿고 등반을 즐기려고 노력했다. 그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며 올해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내년 시즌에도 올해처럼 완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부상 없이 좋은 등반을 많이하고 싶다"며 2014년에 대한 각오도 전했다.

고려대 재학 시절 김자인은 힘든 훈련을 모두 소화하면서 학업에도 충실했다. 수강 받는 과목에서 대부분 A학점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올렸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시간이 나면 소문난 맛집을 찾아 진미를 즐기는 것이다.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는 그는 2014년에도 '완등의 희열'에 도전한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자인 ⓒ 엑스포츠뉴스DB, 올댓스포츠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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