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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런던] '얼짱 궁사', '세계 최고의 궁사'로 우뚝

기사입력 2012.08.03 06:25 / 기사수정 2012.08.03 06:25

강산 기자

양궁과 펜싱에서 2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효자 종목' 양궁에서는 여자 개인전에 나선 기보배가 슛오프 끝에 금메달을 획득,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펜싱에서는 여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값진 동메달을 추가하며 한국 펜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단체전 메달 획득의 기쁨을 누렸다. 전날 사격 김장미, 펜싱 김지연에 이어 기보배가 양궁서 세계 최고로 우뚝 서며 대한민국은 '여전사의 국가'로 거듭났다. 금1, 동1을 추가한 한국은 금7, 은2, 동5로 종합순위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얼짱 궁사', 이제는 '세계 최고의 궁사'로 우뚝서다

그야말로 '밀고 당기기'가 따로 없었다. 기보배는 세트스코어 3-3으로 맞선 4세트서 세 발의 화살을 모두 10점 과녁에 명중시켰다. 5세트서 패하지만 않는다면 금메달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기보배는 5세트서 첫 2발의 화살을 9점 과녁에 맞췄고 로만은 3발 모두 9점을 쐈다. 금메달을 위해 9점 이상이 필요한 상황. 하지만 모든 것이 뜻대로 풀리진 않았다. 기보배의 세 번째 화살은 야속하게도 8점 과녁에 맞았다. 세트스코어 5-5가 되면서 결국 슛오프로 승자를 가리게 됐다. 슛오프는 두 선수가 화살 한 발을 쏴 과녁의 중심에 더 가깝게 쏜 선수가 승리하는 규칙이다. 기보배의 첫 화살은 8점 과녁에 맞았다. 낙담했다.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여기서 행운이 따랐다. 로만도 기보배와 같은 8점을 쏜 것이다. 하지만 기보배의 화살이 2cm 가량 중심에 더 가까웠다. 우승이었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 개인전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아쉬움을 막내가 풀어낸 것이다. '얼짱 궁사'는 '세계 최고의 궁사'로 우뚝 섰다. 단체전에 이은 대회 2연패는 '덤'이었다.



'연일 화제' 한국 펜싱, 새 역사는 계속된다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대한민국 펜싱은 이날도 새 역사를 만들어냈다. 남현희-정길옥-전희숙-오하나로 구성된 여자플뢰레대표팀이 프랑스를 45-32로 꺾고 단체전 동메달을 거머쥔 것. 이는 한국 펜싱 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메달이다. 네 명의 선수 모두가 고른 활약을 펼치며 만들어낸 너무나 값진 금메달이었다. 한국은 여자 펜싱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김지연과 남자 플뢰레 최병철, 에페 정진선의 동메달로 이미 역대 올림픽 최다 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펜싱이 또 한번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메달을 수확한 4개의 펜싱 종목 모두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당초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 출전한 남현희만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지목됐었다. 남현희가 첫날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펜싱에서의 메달은 더는 쉽지 않을 듯 보였다. 하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준비된 스타'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며 보는 이들을 열광케 하고 있다. 이는 여자 에페 개인전에 출전한 신아람의 '영원한 1초' 사건으로 분노에 차 있던 국민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한국은 3일 밤 남자 사브르, 4일 밤 여자 에페 단체전에 나서 또 한 번의 단체전 메달을 노린다.



오래도록 기억될 '유도 맏형' 황희태의 '붕대 투혼'

2004년 아테네올림픽부터 꾸준히 세계 대회를 지켜본 이들은 '유도 맏형' 황희태(34)를 보며 '오래 한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100kg 이하급서 5위를 차지한 황희태는 전날 남자 90kg 이하급서 금메달을 따내며 화제가 됐던 송대남(33)보다도 한 살이 많다. 그는 마지막 올림픽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묵묵히 훈련에 매진해왔다. 32강을 가볍게 통과한 황희태는 16강서 경기 도중 상대와 머리를 부딪쳐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간단한 치료만 받은 뒤 머리에 붕대를 두르고 경기에 임했다. 황희태는 16강을 거쳐 8강,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저돌적인 공격에 상대 선수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준결승서 만난 '디펜딩 챔피언' 투신바야르 나이단(몽골)을 넘지 못했다. 동메달결정전서 올림픽의 처음이자 마지막 메달을 노렸지만 흐롤(네덜란드)에 허벅다리 되치기로 절반을 허용, 그대로 패하면서 아쉽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황희태를 비난하지 않는다. 아니 할 수 없다. 그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붕대 투혼'은 많은 이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금메달 추가, 가속도 붙은 10-10 프로젝트

올림픽 7일째인 3일, 한국 선수단은 할 만큼 했다. 기보배가 양궁 여자 개인전서 금메달, 펜싱 여자 플뢰레 단체전서 동메달을 추가하며 비교적 무난한 행보를 보였다. 유도 남자 100kg 이하급의 황희태와 여자 78kg 이하급의 정경미는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기보배와 함께 양궁 여자 개인전에 나선 최현주는 16강, 이성진은 8강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배드민턴 남자 복식의 이용대-정재성 조와 남자 단식의 이현일은 나란히 준결승에 안착했다. 복싱 남자 라이트급 16강전에 나선 한순철(서울시청)은 사파리안츠(벨라루스)를 판정으로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구기종목서는 여자배구대표팀의 선전이 눈에 띈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세르비아에 이어 세계 최강 브라질마저 3-0으로 완파하며 순항을 이어갔다. '월드 스타' 김연경은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센터 파비아나와 귀마레스 감독 앞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여자하키대표팀은 숙적 일본을 1-0으로 꺾고 조별리그 첫 승을 올렸다. 반면 남자핸드볼대표팀은 스페인에 29-33으로 패배, 아직까지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씁쓸한 소식도 있다. 대한체육회는 런던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조별리그에서 '져주기 경기'로 실격된 정경은과 김하나, 하정은과 김민정 등 4명의 선수에 대해 조기 귀국 결정을 내렸다.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는 처벌받아 마땅하다.



3일의 히어로와 엑스맨

히어로는 유도 남자 100kg 이하급의 황희태다. 메달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그를 히어로로 선정한 이유가 있다. 올해 한국 나이로 35세인 황희태는 마지막 무대가 될 이번 올림픽에서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길이 남을 투혼을 선보였다. 16강전서 상대 선수와 머리를 부딪쳐 부상을 입자 붕대를 두르고 계속해서 경기를 치렀다. 그뿐만이 아니다. 매 경기 공격적인 모습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동메달결정전서 흐롤에게 패해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마지막 올림픽서 보여준 '맏형'의 투혼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이는 없다. 엑스맨은 여자 78kg 이하급의 정경미다. 1회전부터 경기 내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끝에 지도 2개를 받아 유효패를 당했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패한 셈이다. 메달 후보로 손꼽히던 그이기에 아쉬움은 더했다.



미리보는 한국 경기(3일~4일) - 남자 양궁, 남자 수영, 여자 배구

단체전서 3위에 그친 남자양궁대표팀의 김법민, 오진혁, 임동현이 개인전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특히 임동현은 지난 27일 열린 랭킹라운드서 72발 합계 699점을 기록, 자신이 세운 종전 세계신기록(696점)을 경신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마린 보이' 박태환은 자유형 1500m에서 '라이벌' 쑨양(중국)과 피할 수 없는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박태환이 1500m에서도 메달을 따낸다면 한국 선수로는 단일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가 된다. 세르비아와 브라질을 연파하며 순항 중인 여자배구대표팀은 '형제의 나라' 터키를 상대로 조별리그 3연승에 도전한다. '월드 스타' 김연경이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함께 뛰었던 나즈 아이데미르, 에다 에르뎀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주목된다.

*굿모닝런던은 다음 올림픽 특집페이지(http://sports.media.daum.net/london2012)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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