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토종 거포' 김요한(27, LIG손해보험)이 현대캐피탈의 두 거포인 댈러스 수니아스(28)와 문성민(26, 이상 현대캐피탈)과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LIG손해보험은 8일 저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6라운드 경기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7-29, 25-17, 25-27, 25-21, 15-13)로 제압하고 시즌 8승(24패)째를 올렸다.
이 경기에서 김요한은 홀로 36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40점에 가까운 득점을 올리면서 공격성공률은 무려 63.46%에 달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V리그 공격 부분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요한은 대한항공의 김학민(28)과 함께 토종 공격수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김요한은 정규시즌이 마무리되는 현재(9일 기준) 650점을 기록하며 득점 순위 5위를 달리고 있다.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고 있는 득점 순위에서 분전하고 있다. 또한, 51.04%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공격종합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김요한은 국내 공격수들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이 점령하고 있는 라이트 포지션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부상으로 퇴출된 밀란 페피치(보스니아)가 라이트에서 활약할 때, 김요한은 레프트 공격수로 투입됐다. 수비 부담이 따르는 레프트에서 김요한은 자신의 공격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공격에만 전념할 수 있는 라이트로 이동하면서 외국인 선수 못지않은 ‘해결사’로 변신했다.
박기원 남자배구국가대표팀 감독은 "김요한은 레프트보다 라이트로 포지션을 옮기면 공격력이 더욱 살아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김요한은 지난해 9월에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라이트 공격수로 기용돼 대표팀의 '주포'로 활약했다.
김요한의 활약이 더욱 값어치가 있는 이유는 '세터 복'이 없는 LIG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LIG손해보험의 첫 번째 주전 세터는 황동일(26, 대한항공)이었다. 194cm의 장신 세터인 황동일은 높이를 갖춘 장점이 있었지만 이경석 LIG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트레이드됐다.
김요한은 대한항공에서 트레이드된 김영래(31)와 새롭게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LIG의 고민거리는 좀처럼 해결되지 못했다. 결국, LIG는 팀의 살림꾼인 임동규(29)를 현대캐피탈에 내주고 2년차 세터인 이효동(23)을 새롭게 영입했다.
이렇듯, 김요한을 비롯한 LIG 선수들은 3명이 넘는 세터들과 호흡을 맞췄다. 주전 세터가 3명 이상이 교체되는 상황에서 김요한은 흔들리지 않고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한층 안정적인 토스를 구사하는 이효동이 가세하자 김요한은 가빈과 마틴(27, 대한항공)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요한의 분전은 소속 팀 뿐만이 아닌 한국배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 최강인 이란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은 런던으로 가는 좁은 문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 국가를 제치고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하려면 한방을 해결해줄 '거포'가 필수적이다.
국내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로 떠오른 김요한은 올림픽 예선전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이경석 감독은 "김요한이 라이트에서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차기 시즌에서 활약할 외국인 선수는 레프트로 기용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라이트 공격수를 영입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밝혔다.
[사진 = 김요한 (C) LIG손해보험 제공,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