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양정웅 기자) 마침내 중심타선의 응집력을 제대로 보여준 한화 이글스.
여러 타자들이 함께 힘을 모았지만, 결국 해줘야 할 노시환이 터져줘야 제대로 시너지가 난다.
한화는 2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8-1 승리를 거뒀다.
개막 2연전 이후 홈 10연패에 빠졌던 한화는 덕분에 이를 끊어낼 수 있었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한화는 시즌 전적 10승 13패(승률 0.435)로 NC와 공동 6위가 됐다.
이날 한화 승리의 1등 공신은 7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 그리고 3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두른 강백호였다. 두 선수의 투타 맹활약 속에 한화는 올 시즌 들어 가장 깔끔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강백호는 "타자들이 모두 좋은 선수들이고, 자기 역할에 맞게 너무 잘해주고 있다"며 "해결해야 될 때는 해결해 주고, 열어줄 때는 열어주는 게 뒤에 있는 타자로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백호는 한 선수의 이름을 꺼냈다. 바로 노시환이었다.
강백호는 "개인적인 생각인데, 노시환 선수가 잘했기 때문에 우리 팀에 활력이 불어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시환이가 너무 잘 만들어줘서 내가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도 얘기했다.
그러면서 "(노)시환이가 못 쳤더라도 내가 해결해주면서 서로에게 선순환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강백호는 노시환과 나눈 대화도 소개했다. 그는 "시환이가 나한테 '잘 깔아줄테니 형이 해달라'고 해서 '네가 깐 건 내가 다 먹어줄게' 이랬는데 말처럼 돼서 신기했다"고 전했다.
"시환이가 앞으로 잘할 거다"라고 한 강백호는 "(2군에) 갔다 왔는데 너무 다르다. 폼이 너무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노시환은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두 번의 안타가 모두 강백호의 타점으로 이어지는 찬스를 만들었다.
1회 2사 1루 상황에서는 좌익선상을 타고 가는 2루타를 터트린 노시환은 2, 3루 상황을 세팅했다. 그리고 강백호의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면서 2-0으로 앞서나가는 득점을 올렸다.
4회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된 노시환은 다음 타석에서 다시 출루에 성공했다. 5회 요나단 페라자의 홈런으로 4-1로 앞서던 한화는 문현빈의 안타로 다시 주자가 나갔다. 이어 노시환이 친 타구가 우중간에 떨어지면서 2사 1, 3루가 됐다.
폭투로 노시환이 2루로 진루한 가운데, 강백호가 8구 승부 끝에 떨어지는 변화구를 기술적으로 받아쳐 우익선상 2루타를 뽑았다. 이번에도 주자 2명이 모두 득점하며 한화는 6-1로 도망갈 수 있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20대 거포로 자리매김한 노사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11년 307억원의 연장계약을 맺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정규시즌 스타트는 좋지 않았다. 노시환은 첫 13경기에서 타율 0.145(55타수 8안타), 0홈런, OPS 0.394로 저조한 기록을 보여줬다. 그래도 4번 타자로 꾸준히 나왔지만, 어느 순간 6번 타순으로 내려가더니 지난 1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절치부심한 노시환은 23일 1군에 복귀했고, 이날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4회 함덕주에게 홈런포를 터트렸다. 개막 후 무려 64타석 만에 나온 노시환의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이에 김경문 감독도 다음날 "어려움 속에 왔는데, 첫 경기부터 팀에 도움이 되는 홈런을 쳤다"며 "본인도 마음이 편해졌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24일 경기에서 노시환은 아찔한 순간을 맞이했다. 4회 1사 2루에서 NC 선발 커티스 테일러의 초구 144km/h 패스트볼에 머리를 맞은 것이다. 한동안 고통을 호소한 그는 제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래도 다행히 툭툭 털고 일어난 노시환은 그대로 경기를 소화했고, 다음 타자 강백호의 안타 때 슬라이딩까지 하는 투혼을 펼쳤다. 김 감독은 "(계속 뛰어줘서) 팀에는 고마운 부분이다"라고 얘기했다.
그렇다고 해도 무작정 경기에 뛰게 할 수는 없다. 마침 다행스럽게도 이날 경기장에 있던 구단 필드닥터는 신경과 전문의였다. 당시 의사는 "증상이 없으면 하루 이틀 예후를 지켜봐도 괜찮겠다"고 진단했고, 이에 선수 본인의 의사를 확인한 후 경기에 다시 나갔다.
아찔한 순간을 넘긴 노시환은 다음날 아무 일 없다는 듯 나와 멀티히트를 터트렸다. 어려운 시간을 거친 노시환이 이를 계기로 살아날 수 있을까.
사진=대전, 김한준·양정웅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