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1-0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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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 사설] 정몽규 회장 신년사, 개혁과 월드컵 8강 좋지만…'A매치 흥행 반토막' 통렬한 반성이 빠졌다

기사입력 2026.01.02 06:00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월드컵의 해인 2026년을 맞아 신년사를 내놓고 4선 임기 2년 차를 맞아 축구계 각종 숙원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올해 목표로 크게 네 가지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첫째, 대한축구협회가 국민과 팬에게 신뢰받는 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3대 혁신안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개혁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했으며 "둘째, 월드컵 등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각급 대표팀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셋째 코리아풋볼파크가 한국 축구의 미래를 만들고, 문화를 선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마지막으론 "2031년과 2035년 아시안컵 유치를 위해 본격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는 조직에서도 개혁은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한국 축구는 더더욱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 한국 축구는 골병이 심하게 들었다. 스포츠에서 가장 깨끗해야 할 영역인 심판들의 공정성을 의심 받는, 초유의 상황을 맞고 있다. 내부가 썩을 대로 썩었다는 뜻이다. 정 회장이 전방위적 개혁과 함께 심판 문제에도 과감히 손 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분명 눈에 띄는 일이다.

국가대표팀의 선전도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사상 첫 48개국 체제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32강 토너먼트 진출은 논쟁의 이유가 없는 필요조건이 됐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원정 월드컵 최고 성적을 위한 지원'을 못 박았다. 8강에 가겠다는 의지인데 국민적 눈높이를 맞췄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



천안시에 완공된 코리아풋볼파크의 연착륙도 빼놓을 수 없다. 코리아풋볼파크가 단순한 축구 선수 훈련시설을 넘어 축구를 사랑하는 온 국민이 함께 뛰고 즐길 수 있는 새 랜드마크가 되길 바란다. 아시안컵 유치 재도전도 반갑다. 정 회장이 202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시상식을 서울에서 개최하는 등 축구 외교에 힘을 쏟은 만큼 이번엔 기대를 걸 만하다.

그럼에도 정 회장의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신년사를 축구팬과 국민이 지지하고 박수를 보낼지엔 물음표를 달 수밖에 없다.

정 회장이 네 번째 당선을 이룬 뒤 지난 1년간 한국 축구, 특히 대한축구협회의 면면이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곤두박질 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 축구에 대한 국민 성원의 바로미터로 볼 수 있는 A매치 관중이 지난해 가을부터 반토막이 나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그간 '정몽규 체제'에 대한 축구팬 혹은 국민적 비판이 일어날 때마다 'A매치 표가 짧은 시간 내 전부 팔리는 현상'을 사실상의 반박 논거로 삼았는데 이게 깨지고 말았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한국 축구사 최고의 스타들을 보유한 국가대표팀이 싸늘하게 외면 받는 모습은 일본, 중국을 비롯 해외에서도 화제가 될 정도다.



대한축구협회는 결국 대표팀의 인기와 흥행을 통해 먹고 살아야 하는 단체다. 대표팀 존재감이 무너지면 스폰서와 각종 사업에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A매치 흥행 참패를 통렬하게 반성하는 등 지난해 드러난 실정을 구체적으로 인정하기보다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며 질타해 주시는 팬 여러분들의 우려와 걱정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도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오히려 신년사에서 지난해 선거 때 받았던 축구인 85% 이상의 지지율 얘기를 꺼낸 것은 공감 능력이 여전히 결여된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들게 한다. 지금 축구인들의 압도적 지지를 얘기할 때가 아니다. 더욱 낮은 자세에서 차근차근 자신의 진심과 능력을 증명해야 할 때다.

산년사의 목적이 미래 비전을 강조하는 역할이라고는 하지만 14년 째 한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 최근 드러난 이례적인 경고음을 외면해선 안 된다. 정 회장이 새해 축구팬과 국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다시 잡을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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