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팀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다. 자신도 KBO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3개 구단을 한국시리즈로 진출시킨 사령탑이 됐다.
한화는 지난 2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승제)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11-2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3승2패를 기록,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김인식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6시즌 이후 19년 만이다. 당시 1군 8개 구단 체제에서 페넌트레이스를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에서 KIA 타이거즈를 2승1패, 플레이오프에서 현대 유니콘스(2008년 해체)를 3승1패로 꺾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한화는 2006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매 경기 치열한 혈투를 벌였지만 1승4패1무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다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기까지 19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5월 한화 지휘봉을 잡아 2024시즌을 마친 뒤 2025시즌 독수리 군단의 '비상'을 견인했다. 전반기를 1위로 마감한 뒤 후반기 LG 트윈스에 밀려 한국시리즈 직행에는 실패했지만, 팀을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 한국시리즈 무대에까지 올려놨다.
김경문 감독 개인으로서도 올해 한국시리즈 진출은 의미가 크다. 두산 베어스(2004-2011) 사령탑 시절 세 차례(2005, 2007-2008), NC 다이노스(2012-2018) 재임 기간 한 차례(2016) 한국시리즈로 팀을 이끌었던 가운데 한화까지 총 3개 구단을 가을야구의 가장 높은 무대로 견인했다.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3개 구단 이상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사령탑은 故 김영덕 감독이 유일했다. 김영덕 감독은 1982시즌 OB 베어스(현 두산)를 우승으로 이끈 뒤 삼성 라이온즈에서 1984년과 1986년,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에서 1988~1989년, 1991~1992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다만 우승은 프로야구 원년인 OB에서만 기록했다.
작년까지 프로야구 역사에서 '우승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사령탑은 총 20명이다. 대부분 다른 구단에서도 감독 커리어를 이어갔지만, 김영덕 감독과 김경문 감독처럼 3개 구단을 한국시리즈로 진출시키지는 못했다.
김경문 감독의 경우 NC 시절이었던 2016시즌을 제외하면 '우승후보'로 분류되지 못했던 시즌 한국시리즈에 팀을 올려놨다. 두산 시절에는 2005시즌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날 3위에서 2위로 올라선 뒤 플레이오프에서 한화를 3승으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갔다.
2007시즌에는 당시 두산 토종 에이스였던 박명환의 FA 이적, 주전 유격수 손시헌의 군입대로 전력출혈이 컸음에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2008시즌에는 김현수(현 LG)를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성장시키면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한화도 2025시즌 개막 전 '다크호스'로 분류됐다. 길고 긴 암흑기를 끊고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1차 목표로 설정했다. '역대급' 외국인 투수인 코디 폰세와 강력한 2선발 라이언 와이스가 버틴 마운드, 유망주 껍질을 깬 외야수 문현빈과 마무리 투수 김서현 등 신구 조화 속에 한국시리즈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김경문 감독이 2인자의 한을 풀 수 있을지도 2025 한국시리즈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KBO 통산 1000승 이상을 기록한 명장이지만, 아직 사령탑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은 없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대전,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