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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경기 4골' FC서울 킬러라 불러다오…송민규 "운이 많이 따르는 것 같다, 세리머니는 전날 생각했어"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5.09.28 16:01 / 기사수정 2025.09.28 16:01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운이 많이 따르는 것 같아요."

이제 단지 '운'으로만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다. 전북 현대의 공격수 송민규는 이번 시즌 FC서울과 맞붙은 네 번의 경기에서 모두 득점을 터트렸다.

지난 5월과 6월 리그에서, 그리고 7월 코리아컵 8강전에서 서울을 상대로 골을 넣었던 송민규가 또다시 서울전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명실상부 '서울 킬러'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 홈에서 서울에 한 차례 패했던 전북은 송민규의 활약을 앞세워 이번 시즌 서울전 무패(1승2무, 코리아컵 포함 2승2무)를 유지했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서울의 경기에서도 송민규의 활약이 빛났다.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송민규는 0의 균형이 깨지지 않은 채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던 후반 38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진규가 날카롭게 감아올린 공을 헤더로 연결해 서울 골네트를 출렁였다.



지난 5월 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서울을 격파할 때 결승골을 뽑아낸 데 이어 6월 홈 경기에서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전북의 패배를 막았고, 7월 코리아컵 8강에서 후반 막바지 선제 결승포를 쏘아올리며 팀을 대회 준결승으로 견인한 송민규가 또다시 서울 골망을 흔든 것이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4골을 기록한 송민규의 득점 중 75%인 3골이 서울 상대로 나왔고, 전북은 송민규가 득점한 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송민규의 나머지 1골은 지난 5월31일 울산HD와의 현대가 더비에서 터트린 동점골이다.

포항 스틸러스 시절 송민규를 지도했던 서울 사령탑 김기동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송)민규가 전략적으로 들어가는 건 아니다. 실점도 코너킥에서 나왔다"면서 "그런 움직임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잘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능이 있고, 재치가 있는 선수라 90분 동안 경기를 하면서 안 보이다가도 찬스가 나오면 골 냄새를 잘 맡는 것 같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송민규는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송민규는 "김천 상무전에서 지고 '연패 없이 잘 가보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뛰었다. 많이 힘들 거라고 예상했고, 당연히 힘들었다"며 "일단 지지 않아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이기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면서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할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리는 '누구 때문에 실점했다'는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누가 잘했든, 못했든 그건 어쩔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실수"라면서 "결국 우리는 지지 않았고, 감독님께서는 우리가 지지 않은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셨다"며 자책골을 넣은 연제운을 감쌌다.

송민규는 그러면서도 "우리가 승점 6점을 따면 휴가 기간이 더 길었을 텐데, 비기는 바람에 일단 휴가가 짧아졌다"며 농담을 던졌다.

그는 계속해서 "지금은 제주SK전을 잘 준비해서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조기 우승을 빨리 이뤄내야 할 것"이라며 "승점 차이가 벌어졌고, 우리도 의식은 하고 있지만 '1%의 확률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스플릿 라운드에 가기 전에 두 경기를 잘 마무리해야 스플릿에 가서 조금 여유롭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상대로 4경기 연속 득점한 것에 대해서는 "그냥 운이 많이 따르는 것 같다"면서 "사실 내가 서울이랑 할 때만 골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도 매 경기 골을 넣고 싶고,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 서울과 경기를 할 때 운이 좋게 그런 기회가 많이 와서 득점으로 연결된 것 같다"며 운이 따른 결과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김기동 감독과의 관계에 대해 "경기 전에 (김기동) 감독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감독님께서 '너에게 달려 있다'는 말을 해 주셨다. 나는 무조건 골을 생각하면서 뛰지만, 이렇게까지 골을 넣어서 감독님의 마음에 상처를 드릴 줄은 몰랐다"면서도 "내가 이곳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 덕분"이라며 옛 스승을 치켜세웠다.

송민규의 '상의 탈의 세리머니'는 경기 전날 밤 그가 미리 생각해 놓은 것이었다.

송민규는 "저번에 프로포즈 세리머니를 할 때도 전날 밤에 자기 전에 다 생각하고 잔 것"이라며 "어제 저녁 호텔에서도 이상하게 내일 골을 넣으면 어떤 세리머니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또 된 거다. 계획을 세웠지만 계획대로 돼서 나도 무서울 정도"라며 웃었다.

그는 또 "제주전에서도 기회를 받으면 또 골을 넣어서 서울 상대로만 골을 넣는 선수가 아니라 모든 경기에서 득점할 수 있는 선수라는 기억을 남기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보면 만족스러운 시즌은 아니다. 경기력이 아무리 좋아도 공격수는 공격포인트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남은 경기에서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팀의 우승에 도움이 되기 위해 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전북의 거스 포옛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만약 우리가 기세가 좋았던 2개월 전이었다면 쉽게 3-0 정도로 이겼을 거다. 하지만 오늘은 확실했던 3~4번의 찬스를 놓쳤다. 그러나 이것도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면서 "무패가 길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동안 힘든 경기가 없지는 않았지만, 기세가 좋아서 어떻게든 결과를 냈다. 경기 전에도 말했던 것처럼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모자란 듯한 모습이 있어서 이를 두고 대화를 하려고 했다"며 팀 분위기가 이전과 약간은 달라졌다는 점을 언급했다.



송민규도 이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했다.

"조금씩 긴장감이 떨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입을 뗀 송민규는 "물론 아닌 선수들도 있을 것이고, 선수들마다 느끼는 게 다 다르겠지만, 승점 차가 많이 벌어지고 우승에 가까워지면서 '우리가 꼭 우승해야지'라는 말보다 '언제 우승해야지, 빨리 우승하면 좋겠다'라는 말이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김천전에서 지고 나서 스태프들이나 선수들이 '이렇게 하면 원하는 조기 우승을 하지 못하고 끝까지 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서울전도 결과는 아쉽지만 경기 전부터 감독님께서 '이 한 경기만 바라보자'는 말씀을 하셨다. 다음 경기도 잘 재정비해서 제주전만을 위해 뛰어야 할 것 같다"며 조기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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