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신의 한 수가 된 것 같아요."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SSG 랜더스는 지난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5-0 완승을 거뒀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김건우가 38일 만의 선발 등판에 나서 5⅓이닝 1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치고 승리투수가 됐다.
김건우는 이날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이 지난 3월 27일 인천 롯데전에서의 8탈삼진으로, 두 자릿수 탈삼진은 처음이었다. 또 올 시즌 롯데 박세웅이 7월 17일 사직 키움전과 함께 국내 선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을 세웠고, 올 시즌 국내 선수로는 두 번째로 선발 타자 전원 탈삼진이라는 진기록까지 작성했다.
김건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33경기 55⅔이닝을 소화해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 중이었다. 불안한 제구 때문에 고전하다 지난달 16일 문학 LG전에서 2이닝 3실점을 한 이후 2군행 통보를 받았고, 한 달 넘게 2군에서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2군에 머무르는 동안 투구폼에 변화를 줬다. 그는 "안 좋았던 부분이 계속 반복된 것 같아서 2군에 내려간 뒤 연습할 때부터 이중 키킹으로 연습했는데, 이제 일관성 있게 던진다"며 "많이 급했는데, (변화를 주면서) 그 부분을 보완했다. 또 시즌 초반처럼 힘을 많이 쓸 수 있다는 게 좋다"고 전했다.
24일 만난 이숭용 감독은 "경헌호 코치도 많이 좋아졌다고 해서 미리 올려서 체크를 했었다. 그런데 던지는 걸 보니 정말 좋아졌더라. 신의 한 수가 된 것 같다"면서 "키킹 동작으로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게 잡혔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에는 팔이 안 넘어가서 왔다갔다 하는 게 많았는데, 공을 잡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느꼈다"고 돌아봤다.
이숭용 감독은 "커브 제구도 좋아지고, 체인지업도 좋아지고, 거기다 건우의 장점이 우타자 몸쪽으로 깊숙히 넣을 수 있다는 건데, 장점이 극대화되면서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까지 어제는 완벽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극찬했다.
이어 "(김건우에게) 어제 끝나고 만나서 고맙다고 했다"며 "우리 팀이 올해 3위권에 있는 건 어려울 때마다 올라오는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이다. 2군에 있는 코칭스태프들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제일 중요한 건 선수들이 노력한 결과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생투'를 펼친 김건우는 한 차례 선발 기회를 더 받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화전이 취소된 SSG는 25일과 26일 KT전에 문승원, 미치 화이트가 차례로 나서고, 27일 두산전에 김광현이 등판할 예정. 이숭용 감독은 "아직 3위가 결정된 게 아니다. 삼성과 KT의 기세가 좋다. 순리대로 하겠지만, 이기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SSG 랜더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