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 지휘봉을 잡은 조세 무리뉴가 직전 소속팀이었번 페네르바체를 공식 석상에서 비하했다.
포르투갈 매체 아볼라에 따르면 무리뉴는 19일(한국시간) 벤피카 부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페네르바체는 내 수준에 맞지 않는 팀"이라고 비난했다.
벤피카는 지난 18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리뉴와 2027년 6월까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2025-2026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10일 이내에 상호 합의 시에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1년만 하고 그만 둘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벤피카는 포르투갈 리그 명문으로 무리뉴가 감독 생활을 시작했던 곳이기도 하다. 비록 경력을 짧았지만 감독으로서 세계적 명성을 떨쳤던 무리뉴가 처음 연을 맺었던 곳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무리뉴는 2000년 9월부터 12월까지 벤피카에서 10경기를 지휘했다. 그러나 당시 구단 회장과의 갈등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후 FC포르투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해 무려 6개의 트로피를 싹쓸이했다. 프리미어리그 첼시 지휘봉을 잡은 후에는 리그 2연패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인터밀란에서는 이탈리아 구단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했고, 세계 최고 명문 레알 마드리드를 지도하는 등 세계적 명장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레알을 떠난 후에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첼시로 돌아왔으나 실패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도 UEFA 유로파리그 우승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토트넘 홋스퍼에서는 무관에 그쳤으며, AS로마, 페네르바체를 거치면서 4연속 경질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지난달 29일 페네르바체에서 경질된 무리뉴는 더 이상 빅클럽을 맡지 못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자국 리그 명문 벤피카로 향하면서 아직 명성이 죽지 않았다는 걸 증명했다.
25년 만에 벤피카로 돌아온 무리뉴는 첫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세계 최고의 구단을 지휘했다. 훌륭한 커리어를 보냈으나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도 있었다"면서 페네르바체를 맡은 게 잘못된 선택 중 하나였다고 주장했다.
무리뉴는 "페네르바체로 간 건 내 실수였다. 나와는 문화적 수준, 축구적인 수준이 맞지 않은 팀이었다. 내 수준과 맞지 않았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벤피카를 맡게 된 건 내 수준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걸 의미한다. 내 수준은 세계 최고의 빅클럽을 지휘하는 것"이라며 벤피카야말로 자신에게 맞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페네르바체에서 겪은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는 특유의 반어법을 사용해 비판했다.
"페네르바체를 이끄는 건 정말 쉬웠다"고 말한 무리뉴는 "4명을 쓰고 싶었으나 내가 경질되고 다음날 5명을 영입하더라"면서 "내가 있을 때는 백4를 구성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센터백만 7명이었고, 윙어는 한 명밖에 없었다"고 분노를 쏟아냈다.
이어 "난 보유한 스쿼드를 최대한 맞춘다. 벤피카는 좋은 스쿼드를 가지고 있고, 이적시장을 잘 보냈다"고 벤피카는 다르다고 또 한 번 비교했다.
무리뉴는 자신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어떤 이들은 내 커리어를 잘 나가던 시기, 잘 풀리지 않은 시기로 나눈다. 그런데 잘 풀리지 않았다는 지난 5년 동안 난 유럽대항전 결승전을 두 번이나 나갔다. 그게 잘 풀리지 않은 커리어다"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항상 승리를 원한다. 이틀 전처럼 패배하는 건 안 된다. 벤피카답지 않은 일"이라며 "내가 아는 벤피카는 페네르바체 원정에서 10명으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팀이다. 그게 내가 아는 벤피카"라며 페네르바체서 경질이라는 결과를 가져온 벤피카와의 일전을 떠올리며 성공을 자신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