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근한 기자) KT 위즈 마무리 박영현이 또 한 번 팀 승리를 완성하며 '최강 마무리'다운 존재감을 입증했다. 필승조 핵심 손동현의 갑작스러운 이탈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뒷문을 책임졌다.
KT는 2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즌 첫 4연승을 달린 KT는 시즌 27승 3무 24패를 기록하며 단독 4위 자리를 굳혔다. 이날 승리는 KBO리그 역대 11번째 팀 통산 700승이기도 했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의 빈틈 없는 투수전으로 승부는 후반으로 갈수록 팽팽했다. KT는 6회 말 김상수의 적시타와 권동진의 스퀴즈 번트로 2점을 먼저 얻었다.
퍼펙트 피칭을 이어간 고영표는 7회 초 2사 뒤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아 기록이 깨졌다. 고영표는 8회 초 2사 후 정수빈의 중전 적시타로 첫 실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2사 1, 2루 상황에서 KT 벤치는 선발 고영표를 내리고 박영현을 마운드에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박영현은 두산의 중심 타자 케이브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차단했다.
9회 말에도 박영현은 그대로 마운드에 올라 3자 범퇴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선두타자 양의지를 3루수 뜬공, 김재환을 1루수 땅볼, 마지막 타자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시즌 18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KT 이강철 감독은 팀 필승조 핵심인 손동현 부상과 1군 말소 소식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손동현은 올 시즌 29경기에서 3승 10홀드, 평균자책점 0.89를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특히 최근 6경기 연속 홀드를 기록하는 등 KT 불펜의 중심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손동현은 최근 어깨에 통증을 느껴 정밀 검진을 받았고, '대원근 근육 파열' 소견을 받았다. 재활 기간은 재검진 이후 결정될 예정이지만 최소 수 주간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손동현 이탈로 불펜진 운영에 대한 고민이 컸지만, 당장 27일 경기에서 이 감독은 고영표의 7.2이닝 쾌투와 박영현의 1.1이닝 4아웃 세이브로 4연승을 완성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고영표와 장성우가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고영표는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고, 박영현도 중요한 상황에 자기 역할을 다했다"고 호평했다.
이어 "타선에서는 많은 안타가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김상수가 실마리를 풀어주는 타점을 올렸고, 권동진이 좋은 작전 수행 능력으로 추가점을 만들며 승기를 굳혔다. 선수들 수고 많았고,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18세이브로 리그 세이브 단독 1위에 오른 박영현도 “올 시즌에는 작년보다 더 잘하고 싶었다. 준비한 것들이 다행히 잘 들어맞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세이브 숫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요즘 주자를 많이 내보내서 고영표 형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형이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항상 짚어주신다”며 “오늘 경기에서 영표 형의 승리에 기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박영현은 "투수진에서 가장 잘 던지고 있던 동현이 형이 빠지면서 공백이 크다"며 "그 부분을 내가 잘 메울 수 있도록, 동현이 형 몫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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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