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LG 트윈스 내야수 문보경이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문보경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5차전에 4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으로 팀의 4-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문보경은 1회말 2사 1루에서 유격수 뜬공에 그쳤지만, 다음 타석에서 아쉬움을 만회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1·2루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SSG 선발 김광현의 6구 커브를 잡아당겨 장타성 타구를 만들었다. 2루주자 홍창기, 1루주자 오스틴이 차례로 홈을 밟았고, 타자주자 문보경은 2루에 도착했다.
문보경은 이후 두 타석에서 각각 볼넷, 유격수 땅볼을 기록하면서 멀티출루에 만족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중심타선이 역할을 잘해준 점을 칭찬하고 싶다"며 중심타선에 배치된 문보경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문보경은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직구만 보고 스윙을 했던 것 같은데, 커브가 뜨는 순간 타이밍이 잡혔던 것 같다.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고, 모든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몸이 반응해서 쳤던 것 같다"고 적시타 상황을 돌아봤다.
LG는 이날 경기 전까지 5연패 중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간절했다. 문보경은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던 염 감독을 향해 "잘하겠습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경기 전 상황에 관한 질문을 받은 문보경은 "공교롭게도 경기 전에 감독님께 잘하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시즌 초반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타자들이 지난달 말 이후 어려움을 겪던 상황이었다. 문보경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 32타수 6안타 타율 0.188 2타점에 그쳤다.
문보경은 "코치님과도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뭔가 초반만큼 타석에서 공격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너무 안 맞으니까 정확하게 맞히기 위해서 방어적으로 임하게 됐는데, 적극적으로 자신 있게 하라고 조언해 주셨다"며 "방망이를 과감하게 돌리려고 하는데, 사실 이게 친다고 마음을 먹어도 나도 모르게 움찔하면서 방망이가 나가지 않을 때가 있는 것 같다. 그나마 어제(2일)와 오늘(3일) 경기에서 비교적 밸런스가 좋았던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워낙 초반에 잘 쳤는데, 그건 사이클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팀이 이겼다면 크게 티가 나지 않았을 텐데, 연패까지 겹치니까 더 두드러졌던 것 같다"며 "일시적인 사이클 하락이라고 생각하고 연패 끊으면 좋은 흐름이 오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흐름으로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상위권 팀들의 추격에 선두 수성을 장담할 수 없었던 LG는 이날 승리로 한숨을 돌렸다. 문보경은 "경기 전 미팅 때 지금 위기인 건 다들 알고 도망가려고 하지 말고 어떻게든 위기에서 벗어나자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런 부분이 오늘 승리에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또 문보경은 "연패를 끊는 게 가장 힘들지 않나. 연패가 길어지면서 빨리 연패를 끊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진 만큼 앞으로 또 이겨야 한다. 2~3위 팀을 보기보다는 일단 우리부터 잘해야 순위를 지킬 수 있다. 너무 의식하다 보면 쫓기는 느낌을 받고, 위축될 수 있어서 (순위를) 보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가 할 것만 잘하면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염경엽 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LG는 5월에 좋은 기억을 남겼다. 2023년에는 16승1무6패, 지난해에는 16승9패를 마크했다. 문보경은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5월에 좋지 않았는데, 팀만 이길 수 있다면 기록적인 부분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어쨌든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좋을 것 같다"며 "내 기억에도 지난해 5월에 팀 성적이 좋았던 것 같은데, 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올해도 좋은 기운이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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