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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수현, 정신 차려라"…내려놓고 다시 채우기까지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5.04.30 07:00

김예나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가수 민수현은 언제나 자신만의 소신을 지켜왔다. 가수로서도, 인간적으로도 늘 자신만의 중심을 잃지 않았다. 크고 작은 위기 속에서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순간에도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그런 그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완성한 두 번째 정규 앨범 '空[:공]'을 30일 정오, 드디어 세상에 내놓는다. 지난 2014년 첫 정규 이후 무려 11년 만에 선보이는 새 정규 앨범 '空[:공]'은 민수현이 그간의 시간을 내려놓고, 다시 음악으로 자신을 채워가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총 10곡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에는 민수현의 주특기인 정통 트로트를 비롯해 국악 트로트, 발라드 트로트, 성인가요까지 다채로운 장르와 스타일이 고루 담겨 있어, 한층 넓어진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민수현은 자신을 있게 해준 이호섭 작곡가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며 초심을 되새겼고, 동시에 그동안 함께한 적 없던 새로운 작사·작곡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한층 확장했다.



최근 새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엑스포츠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민수현은 이번 새 정규 앨범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음악적으로 성장해왔는지를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데뷔 12년 차, 단단한 내공을 가진 아티스트로서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확장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와 노력이 고스란히 이 앨범에 담기기를 바랐다.

"그동안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음악적으로도 스펙트럼이 많이 넓어진 것 같아요. 정통 트로트를 하더라도 그 안에만 갇혀 있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것들도 받아들이고 도전해볼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시대가 바뀌면 말도 변하고 환경도 바뀌잖아요.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는 건 좋은 일인 것 같아요. 다만, 해봤는데 그게 제게 맞는 옷이 아니라면,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갈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수현은 요즘 들어 "예전이나 지금이나 참 똑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했다. 그를 지켜봐온 선배들 역시 "꾸준하게 걸어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줄 때마다, 스스로도 큰 위안이 된다고. 

가끔 몇 년 차인지 헷갈릴 정도로 치열하게 달려오며 "이 길이 맞나?" 하는 고민이 없었다면 거짓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평가를 통해 "내가 잘 가고 있구나"라는 작은 확신을 얻는 순간들이 민수현에게는 큰 힘으로 작용했다. 

"꾸준히 음악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내가 정말 내 색깔을 제대로 입고 있는 걸까, 이런 고민은 아마 가수 생활을 오래 해도 계속 찾아올 것 같아요. 올해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내년이 되면 또 달라질 수도 있는 거고요. 음악 활동을 하면서, 올해 정규 앨범을 통해 이런 음악을 보여줬다면, 내년에는 또 다른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민수현에게 음악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준 계기는 바로 MBN '불타는 트롯맨(이하 '불트')' 경연 도전이다. 한때 노래를 내려놓으려 했던 시간을 지나 다시 무대에 서면서 음악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불트' 경연에 나서기 전, 약 1년간 노래를 그만두려 했던 시기를 겪었던 그이기에 지금 가수로서 무대에 서고 노래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더 깊게 느끼게 됐단다. 

"그래서 저는 '불트' 경연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저한테는 엄청난 도전이었거든요. '불트'에 나오기 전 1년 정도는 아예 노래를 그만두고, 듣지도 않을 만큼 고갈된 상태였거든요. 주변 사람들은 다 잘 되고 있는데, 저는 제자리걸음인 것 같고 '열정만 갖는다고 될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죠.

경제적으로도 제가 장남이다 보니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이 많았어요. 부모님께서 여전히 뒷바라지해주시는 게 죄송해서 부담도 컸어요. 그때는 정말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보다' 싶을 만큼 힘든 시기였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 바로 가수 생활을 시작했기에 민수현이라는 이름을 지우고 본래 이름인 문준용으로서 살아가자 결심했을 당시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부터 됐다고. 민수현은 약 1년간 노래를 쉬는 동안 택배 상하차, 전단지 배포 등 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털어놓기도. 돌이켜보면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았던 이유, 그의 마음 한편에 언젠가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품고 있었기 때문일 테다. 

그런 민수현에게 '불트' 도전을 제안한 이는 바로 그의 아버지다. "가수를 그만두겠다"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 마음에 대못을 박은 것 같다는 그에게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라"며 진심 어린 격려를 건넸다. 민수현은 그 한마디에 내려놓았던 마음을 다잡고 다시 무대에 서기로 결심했다.

"'예선만 치르고 가수를 그만두겠다'고 마음 먹고 '불트'에 나갔는데, 현장에 계신 팬분들이 저를 응원해주시는 모습을 보게 됐어요. 노래가 끝나고 '올인'을 받은 순간, 그 모든 감정들이 한꺼번에 확 밀려오더라고요. 그때 무대를 마치고 나니까, '이제 조금은 부모님의 근심을 덜어드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아직도 제 예선 무대는 제대로 본 적이 없어요. 방송으로 제 무대를 보면, 그날 느꼈던 감정이 너무 선명하게 떠올라서 볼 수 없을 것 같아요." 



그가 '불트'에서 활약을 기대하지 못한 이유, 1년 간의 쉼 속에서 "가수는 매일 연습해야 겨우 실력을 유지하는데, 1년을 쉬면 노래가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무대에 서보니, 오히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을 겪으며 쌓인 감정의 깊이가 자연스럽게 드러났고, 그 성숙해진 감정선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음을 민수현은 느꼈다.

"'불트'를 기점으로 제 인생이 확실히 나뉘게 됐어요. 한때는 민수현을 스스로 지우고, 문준용이라는 본래 이름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시기도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에 나오는 정규 앨범 제목이 '공'입니다.

이전의 것들은 다 지워냈고, 이제는 새로운 민수현을 하나하나 채워나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앨범은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고, 저한테는 정말 특별한 시작점이기도 해요." 



'불트' 이후 찬란한 꽃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민수현은 설령 다시 위기가 찾아오더라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이미 한 번 깊은 시련을 겪었던 만큼, 이제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예쁜 것도, 좋은 것도 다 해봤다"고 털어놓은 민수현은 "'불트'를 통해 얻은 인기가 앞으로 계속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제 자리로 돌아와 차근차근 다시 쌓아가면 된다"는 말로 앞으로 어떤 위기가 다시 닥치더라도 물러서지 않을 자신감을 엿보였다. 

"이제는 초조한 마음을 내려놓고, 뭔가에 쫓기기보다 스스로에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뭘까?'를 계속 물어보게 돼요. 그 생각 끝에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내 이야기'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결심했어요. 내 노래를 하자, 내 것을 하자. 부가적인 것들이 따라오더라도 거기에 흔들리지 않고, 조금 늦더라도 천천히, 제대로 가자고요.

'불트'도 그런 의미에서 저한테 정말 큰 힘이 됐어요. 이 생활이 때로는 당연해질 수도 있고 나쁜 쪽으로 물들 수도 있는데, 그 무대를 통해 다시 도전한 마음을 상기시킬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민수현은 앞으로 곡 작업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이전까지는 "민수현, 정신 차리고 노래나 열심히 해라"고 다짐하며 노래에만 집중해왔지만, 이제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면 직접 가사로 풀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제 노래로 위로받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데, 직접 겪은 이야기를 담아 공감을 얻고 누군가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치유해줄 수 있다면 정말 의미 있을 것 같다"고 덧붙이며 자신의 노래로 보다 깊은 울림을 전하고 싶은 바람을 내비쳤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엠컴퍼니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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