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이 팀 4연패 탈출을 이끄는 퀄리티 스타트 쾌투를 펼쳤다. 원태인은 4회 말 박동원에게 맞은 타구에 고개를 숙이고 좌절하는 그림을 보여줘서 주목받기도 했다. 원태인은 맞는 순간 대형 홈런을 직감했다고 털어놨다.
원태인은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구 5피안타 3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팀의 6-3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삼성은 이재현(유격수)-김헌곤(우익수)-구자욱(좌익수)-강민호(포수)-디아즈(1루수)-이창용(지명타자)-김영웅(3루수)-심재훈(2루수)-김성윤(중견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LG 선발 투수 송승기와 상대했다.
원태인은 1회 말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타자 3명을 모두 범타로 처리해 선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2회 말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원태인은 3회 말 첫 실점을 내줬다. 원태인은 3회 말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우익수 뒤 2루타를 맞고 희생 번트 허용으로 1사 3루 위기에 처했다. 원태인은 홍창기에게 좌익수 방면 희생 뜬공을 맞고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반격에 나선 삼성은 4회 초 선두타자 구자욱의 안타로 기회를 엿봤다. 이어진 1사 1루 상황에서 디아즈가 송승기의 2구째 143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20m짜리 우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득점 지원을 받은 원태인은 4회 말 문보경에게 볼넷, 송찬의에게 좌전 안타를 내줘 2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원태인은 후속타자 이주헌의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정면으로 향하는 행운으로 위기를 넘겼다.
삼성은 5회 초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삼성은 선두타자 김성윤의 내야 안타와 구자욱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 기회에서 강민호가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로 4-1까지 도망갔다.
원태인은 5회 말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번트 안타를 내준 뒤 김현수에게 사구를 던져 2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원태인은 후속타자 오지환과 맞붙어 1루수 땅볼을 유도해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삼성은 6회 초 추가 득점을 뽑았다. 삼성은 6회 초 2사 뒤 심재훈의 볼넷과 2루 도루로 만든 2사 2루 기회에서 김성윤의 1타점 좌전 적시타로 한 점을 뽑았다.
원태인은 6회 말 2사 뒤 송찬의에게 중견수 뒤 2루타를 맞았지만, 이주헌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퀄리티 스타트 쾌투를 완성했다. 원태인은 7회 말 수비 전 좌완 백정현에게 공을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삼성은 8회 초 이재현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 불펜진이 8회 말과 9회 말 실점을 허용했지만,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9회 말 무사 1, 2루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를 지켰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원태인은 "마지막에 박동원 선배님을 꼭 잡고 싶은 마음에 커브를 강하게 던지다가 엉덩이 근육이 조금 올라온 느낌이었다. 다행히 안정을 되찾아 6회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팀 분위기가 안 좋았고, 상대 타선이 정말 강하다는 걸 인정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내가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초구부터 결정구라고 생각하고, 단 한 점도 주지 않겠단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3회 말 선취점을 빼앗겨서 너무 화가 났었다. 디아즈의 역전 홈런 점수를 무조건 지키고자 이후 더 집중해서 투구했다"라고 전했다.
원태인은 4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박동원에게 맞은 큼지막한 타구에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홈런을 예감한 듯한 행동이었지만, 박동원의 타구는 좌측 담장 바로 앞에서 좌익수 구자욱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다.
원태인은 "잠실 외야 좌석 중단 정도까지는 가는 타구라고 생각했다. 라팍을 쓰는 투수로서 그 타구는 라팍이면 저기 사람들이 다니는 길가까지 날아가 떨어졌을 것(웃음)"이라며 "맞는 순간 홈런이라고 생각해서 타구를 안 쳐다봤다. 함성소리도 상대 쪽에서 나온 줄 알았다. 뒤를 봤는데 주자가 왜 귀루할까 생각했다(웃음). (강)민호 형이 안 넘어갔다고 말해줘서 정말 다행이라고 느꼈다. 잠실이 좋긴 좋다"라며 미소 지었다.
원태인은 이날 경기를 올 시즌 몇 차례 찾아올 중요한 포인트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모든 공을 포스트시즌처럼 전력투구로 던졌다.
원태인은 "모든 공을 전력투구하겠단 마인드로 마운드 위로 올라갔다. 한 시즌을 풀어나갈 때 정말 중요한 포인트가 몇 차례 오는데 나에게는 오늘이 그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4연패는 무조건 끊고 대구로 돌아가야겠단 생각뿐이었다"며 "지난해 가을 부상 때문에 비시즌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 덕분에 구속이 초반부터 잘 올라오는 것에 만족한다. 날씨가 풀릴수록 더 좋은 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잠실, 김근한 기자/삼성 라이온즈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