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했던 정대현 삼성 라이온즈 1군 수석코치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0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을 KBO에 기증했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국 야구의 레전드 정대현 삼성 라이온즈 1군 수석코치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KBO에 기부했다.
KBO는 15일 "정대현 코치가 지난 14일 KBO를 방문,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0 시드니 올림핑 동메달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정대현 코치가 기증한 두 개의 올림픽 메달은 부산시 기장군에 마련될 KBO 한국야구박물관(명예의 전당)에 전시될 예정이다. 한국야구박물관은 올해 하반기 착공, 내년 12월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대현 코치는 "한국야구박물관의 성공적인 완공을 기원한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즐겁고 행복한 기운이 담긴 메달을 많은 야구팬이 박물관에서 보길 희망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이번 기증을 시작으로 보다 많은 야구인과 팬들이 유물 기증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정대현(왼쪽) 삼성 라이온즈 1군 수석코치가 지난 14일 KBO를 찾아 허구연 KBO 총재에게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0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을 기증했다. 정대현 코치가 기증한 두 개의 올림픽 메달은 부산 기장군에 건설 예정인 한국야구박물관에 전시된다. 사진 KBO
정대현 코치는 한국 야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투수다. 경희대 4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선발, 한국 야구 최초의 올림픽 메달 획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0 시드니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은 김응용 당시 해태 타이거즈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정대현은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24명의 선수 중 유일하게 아마추어 신분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정대현은 2000 시드니 올림픽 본선에서 엄청난 투구를 선보였다. 먼저 미국과의 조별리그 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6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해냈다. 당시 마이너리그 최고의 유망주들로 구성된 미국 타선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정대현은 준결승에서 미국을 상대로 또 한 번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6⅓이닝 3피안타 6탈삼진 2실점 호투로 조별리그에 이어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했던 정대현 삼성 라이온즈 1군 수석코치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0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을 KBO에 기증했다. 사진 연합뉴스
한국은 2000 시드니 올림픽 야구 준결승에서 심판진의 노골적인 편파판정 속에 패배하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정대현의 퍼포먼스는 오래오래 회자될 만했다.
정대현도 한국이 2000 시드니 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포디움에 오르면서 해피 엔딩으로 대회를 마감할 수 있었다.
정대현은 8년 후 다시 밟은 올림픽 무대에서는 메달 색깔을 바꿔냈다. 김경문(현 한화 이글스 감독)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 3경기 4이닝 2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로 한국의 뒷문을 지켜줬다.
정대현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기록한 2개의 세이브는 모두 '천금' 같았다. 일본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5-3으로 쫓긴 9회말 1사 2·3루 동점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아웃 카운트 두 개를 잡아낸 게 시작이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했던 정대현 삼성 라이온즈 1군 수석코치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0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을 KBO에 기증했다. 사진 연합뉴스
정대현은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을 연출했다. 3-2로 앞선 9회말 1사 만루 끝내기 패배 위기에서 구리엘을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아내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 당시 현장에서 해설에 나섰던 허구연 KBO 현 총재가 정대현을 "국내 최고의 싱커볼 투수"라고 소개하기 무섭게 정대현이 직접 구리엘을 잡아내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대현은 마지막 '태극마크'도 화려하게 장식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끌었던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 5경기 5이닝 무실점으로 한국의 우승을 견인했다.
정대현 코치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동메달 1개, 아시안게임 금메달 1개, 프리미어12 우승 등 국가대표팀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정대현 코치는 KBO리그에서도 통산 662경기 46승 29패 106세이브 121홀드 평균자책점 2.21로 불펜 투수 중 손꼽히는 커리어를 쌓았다. 2007, 2008, 2010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세 차례 통합우승을 맛보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KBO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