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시범경기 부진 탈출을 위한 신호탄을 쐈다. 안타 생산은 물론 마수걸이 도루까지 성공시키면서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혜성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9번타자 겸 유격수로 3타수 1안타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김혜성은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3회초 1사 1루에서 시애틀 선발투수 에머슨 핸콕의 초구 150km짜리 직구를 공략,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타구를 날려 보냈다.
김혜성은 주루에서도 번뜩이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후속타자 마이클 콘포토의 타석 때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2·3루 찬스를 연결시켰다. 콘포토는 김혜성의 도루에 화답하듯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냈고, 김혜성은 3루를 거쳐 홈 플레이트를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김혜성은 다만 이후 타석에서는 출루가 불발됐다. 5회초 삼진, 7회초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7회말 수비 시작과 함께 교체돼 이날 게임을 마쳤다.
김혜성은 시범경기 타율을 종전 종전 0.143에서 0.167(24타수 4안타)로 끌어올렸다. 다저스는 시애틀을 6-4로 제압하고 승리를 챙겼다.
빠른 1999년생 김혜성은 2017년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953경기 출전, 타율 0.304,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591득점, 211도루, 출루율 0.364, 장타율 0.403의 성적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쇼케이스를 펼친 2024 시즌은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타율 0.326, 166안타, 11홈런, 75타점, 30도루, 90득점, 출루율 0.383, 장타율 0.458로 뛰어난 컨택과 일발 장타를 겸비한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다저스는 김혜성의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 준수한 수비력,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능력에 주목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3+2년, 최대 2200만 달러(한화 약 324억원)의 조건에 김혜성과 계약을 맺었다.
다저스는 김혜성 영입 후 지난해 주전 2루수로 뛰었던 개빈 럭스를 신시네티 레즈로 트레이드, 내야진 교통정리를 단행했다. 김혜성의 2025 시즌 전망도 덩달아 밝아졌다.
하지만 김혜성은 시범경기에서 타격 부진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7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 커졌다.
김혜성은 다저스와 계약 과정에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얻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서 부진이 길어질수록 개막 엔트리 진입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김혜성은 일단 부진을 털어낼 수 있는 안타와 시범경기 첫 도루 성공으로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오는 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가 숙제다.
다저스는 지난 7일 시범경기를 마친 뒤 그리핀 락우드-파웰, 크리스 오케이, 알렉스 프리랜드, 오스틴 고티어, 코디 호지 등 5명 선수를 마이너리그 캠프로 보내면서 스프링캠프 명단을 정리했다. 앞서 다저스는 지난 3일 8명 선수를 마이너리그 캠프로 처음 보낸 바 있었다. 김혜성은 두 차례 컷오프 과정에서 우선 생존했다.
김혜성에게 남은 기회는 많지 않다. 오는 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 10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까지 시범경기는 4게임 밖에 남지 않았다.
다저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이 아닌 아시아에서 2025 시즌 개막을 맞이한다. 오는 18~19일 시카고 컵스와 도쿄돔에서 개막 시리즈를 치른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