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LA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의 '도쿄행' 티켓 수령은 언제 결론이 나올까.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여전히 김혜성의 운명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시범경기 일정이 끝나는 다음 주중까지 최종 결론 발표가 미뤄질 가능성도 생겼다.
김혜성은 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 에인절스와 맞대결에 교체 출전해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벤치에 대기하면서 6회 말 교체 출전한 김혜성은 7회 초 1사 뒤 첫 타석에 들어서서 1루 땅볼에 머물렀다. 이후 김혜성은 9회 초 2사 2루 기회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김혜성은 상대 우완 조이스와 맞붙어 2루 정면 땅볼을 날렸다. 상대 2루수가 느슨하게 수비를 하는 사이 김혜성이 빠른 발로 달려가 1루를 먼저 밟아 살았다. 상대 실책이 아닌 내야 안타로 공식 기록되면서 김혜성의 올해 시범경기 세 번째 안타가 완성됐다.
지난 1월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18억원)로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김혜성은 마이너리그 거부권 없이 메이저리그 로스터 생존 경쟁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김혜성은 시범경기 초반부터 힘을 못 쓰고 있다. 김혜성은 시범경기 9경기에 출전해 타율 0.158, 19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 3볼넷, 8삼진을 기록했다. 홈런이 하나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타구가 외야로 뻗어나가지 못하는 점이 아쉬운 분위기다.
물론 현지에선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생존해 주전 2루수로 자리 잡는 그림이 결국 이상적인 방향이라고 바라본다. MLB.com은 지난 5일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월드시리즈 디펜딩챔피언 팀은 올해 여러 포지션에서 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받겠지만, 2루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김혜성, 미겔 로하스, 크리스 테일러, 키케 에르난데스 등 주전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지만, 평균 이하의 공격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MLB.com은 김혜성이 2루수 약점 보강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MLB.com은 "KBO리그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뒤 오프시즌에 3년 1250만 달러 규모의 계약으로 다저스와 손을 잡은 김혜성은 (팀의) 핵심 자원으로, 2루수로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김혜성이 KBO리그에서 뛸 때처럼 활약한다면 공격과 수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파워는 뛰어나지 않지만, 주루 능력과 정교한 콘택트 기술을 보유한 훌륭한 수비수"라고 짚었다.
미국 현지에선 김혜성의 도쿄행 가능성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지 매체 더스포팅트리뷴은 6일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도쿄시리즈 출전 명단 결정이 임박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다저스 도쿄시리즈 명단 구성에 대한 전망을 쓴 이 기사에서 김혜성의 이름이 나왔다. 해당 매체는 "김혜성은 모든 면에서 향상되는 기량으로 팀 내에서 자리를 잡기 싲가한 선수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여전히 중견수와 2루수 포지션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며 "토미 에드먼은 다양한 역할로 활용될 예정이고, 김혜성은 개빈 럭스 트레이드 이후 선발 2루수로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김혜성이 선발 2루수로 나설지 아직 보장할 수 없다. 해당 포지션 경쟁이 여전히 열린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은 점점 편안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우리 타격코치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가 그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매체는 "김혜성은 이번 봄 부진을 겪으면서 첫 14타석에서 단 1개의 안타만을 생산했다. 하지만, 며칠 전 첫 홈런을 치면서 상황을 반전했다. 최근 경기에선 내야 안타로 인상적인 스피드를 과시했다"며 "구단은 김혜성의 스윙을 올바른 길로 이끌고자 노력했다. 김혜성은 수비 능력으로 인정받았지만, 숨겨진 파워도 보유한 선수다. 김혜성은 더 큰 압박 없이 스윙 메커니즘 수정에 집중할 시간을 벌고자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다. 로버츠는 이 결정이 아직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다저스는 12일까지 애리조나에서 시범경기 잔여 6경기를 치른 뒤 개막시리즈가 열리는 일본 도쿄로 이동한다. 다저스는 15일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한신 타이거스와 연습경기를 치른 뒤 18일과 19일 도쿄돔에서 시카고 컵스와 2025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시리즈에 임한다.
결국, 다음 주중 시범경기 일정 막판까지 김혜성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때 결론이 나온다면 로버츠 감독의 발언이 과연 립 서비스 혹은 희망 고문이었을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AP 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