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손흥민이 벤치에서 뛰어나와 23분간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침묵했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맞대결에서 '맨시티 킬러' 손흥민이 출전시간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채 씁쓸하게 종료 휘슬을 맞았다.
짧은 시간 속에서 손흥민 활약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맨시티와 맞대결에서 상대 간판 공격수 엘링 홀란에 실점해 0-1로 패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3연승 뒤 첫 패배를 맛봤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27경기 10승 3무 14패 승점 53을 기록, 13위로 하락했다. 맨시티는 14승 5무 8패 승점 47로 4위를 기록했다.
두 팀의 맞대결은 쉽게 승자를 예상하기 어려웠다.
토트넘은 오늘 경기 전까지 최근 맨시티와 41번의 맞대결에서 17승 4무 20패로 승률 41%를 기록했다. 반대로 맨시티는 49% 승률을 보유했다. 맨시티가 겨우 8% 더 승률이 높았다. 그만큼 두 팀은 맞붙으면 치열하게 결투를 벌였다.
최근 승률도 50 대 50이다. 토트넘은 26일 기준 최근 맨시티와 5번의 맞대결에서 2승 1무 2패 중이다. 또 토트넘은 올 시즌(2024-2025) 리그 홈에서 38% 승률, 맨시티는 원정에서 38% 승률을 기록 중이었다. 통계를 봤을 때 정말 승리를 예상하기 힘들었다.
경기를 앞두고 선발 명단이 공개됐다. 두 눈을 의심했다. '맨시티 킬러' 손흥민이 명단에서 빠졌다. 벤치에서 시작했다.
홈팀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다. 페드로 포로, 아치 그레이, 케빈 단소, 데스티니 우도기가 수비 라인을 지켰다. 루카스 베리발, 로드리고 벤탄쿠르, 제임스 매디슨이 중원을 구성했다. 브레넌 존슨, 마티스 텔, 윌슨 오도베르가 공격진으로 나섰다.
맨시티를 상대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통산 8골 5도움을 찍으며 맨시티에 강한 모습을 보여준 '틴' 손흥민이 의외로 벤치에서 대기하게 됐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거듭난 데얀 쿨루세브스키도 선발에서 빠졌다. 지난 시즌 토트넘 방출 1순위에서 이젠 잉글랜드 대표팀 승선 후보로 분석되는 풀백 제드 스펜스도 벤치에 앉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파격적인 변칙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앞서 언급한데로 토트넘과 맨시티의 경기는 실제로 맞붙기 전까지 어느팀이 유리하다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더욱 전력을 다해야 승기를 잡을까 말까 하는 경기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과감하게 핵심 선수들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핵심 공격수들이 빠진 토트넘의 결과는 패배였다. 그것도 홈에서 무득점으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토트넘이 득점 기회가 없진 않았다. 토트넘은 이번 경기 55% 점유율을 바탕으로 총 11개 슈팅을 시도했다. 6개 유효 슛을 만들었다. 맨시티는 45% 점유율로 12개 슈팅, 5개 유효 슛을 기록했다. 양 팀 모두 슈팅은 비슷하게 가져갔다. 하지만, 맨시티는 큰 기회가 4번, 토트넘은 2번으로 결정적 찬스는 맨시티가 더 많았고 득점으로 잘 연결했다.
손흥민은 전반전 벤치에 있었다. 후반전 교체 출전해 총 23분 활약했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 슈팅 1회, 기회 창출 1회, 정확한 패스 7회(78%)를 보여줬다. 또 볼 터치 11회, 상대 박스 내에서 터치 2회, 공 뺏김 0회를 기록했다.
손흥민의 이번 맨시티전 활약에 평점을 엇갈렸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6.3 평점을 남겼다. 토트넘은 평균 6.8점을 받았다. 토트넘 선수단은 평균 6.8을 받았다. 손흥민보다 평점이 낮은 선수는 선발 출전한 선수 중에는 마티스 텔(6.0), 교체 출전 선수는 제드 스펜스(6.1), 클루셉스키(6.1) 뿐이었다. 매체는 손흥민의 활약이 좋지 못 했다고 바라본 것이다.
또 다른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평점 7점을 부여했다. 토트넘의 평균(6.95)보다 높았다. 충분히 긍정적인 점수를 줬다. 현지 언론의 반응도 대부분 무난했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손흥민이 중앙 공격수로 뛰면서 득점 기회를 맞이했지만 에데르송에게 막혔다. 또 경기 막판에는 사르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하며 무난한 평점 6점을 남겼다.
다른 영국 매체인 '더 스탠더드' 또한 손흥민에게 6점을 남겼다. 그리고 "손흥민이 슈팅은 득점에 가장 가까웠다. 에데르송의 좋은 선방에 막혔다"라고 '풋볼런던'과 같은 정면을 언급했다.
사실 손흥민을 집중 평가하기엔 시간이 짧았다. 90분 경기에서 23분 활약했다. 앞서 두 매체도 큰 지적은 없었지만, 손흥민 활약 중 똑같이 에데르송에게 막히는 슈팅 장면을 언급할 정도로 정보가 적었다. 축구팬들은 손흥민이 평소 맨시티에게 보여주는 활약을 생각하면 이번 경기 선발 출전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수 있다.
그럼 손흥민과 핵심 선수들은 벤치 명단에 넣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결과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가 직접 답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전반은 어려웠다. 상대가 더 득점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후반전은 우리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득점만 안 나왔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후반전 토트넘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이유도 손흥민, 클루셉스키 등 에이스 선수들이 대거 투입됐기 때문이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 클루세브스키, 스펜스는 많은 경기를 뛰었다. 이번에 회복하고 숨 쉴 시간을 가졌다. 난 그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 생각했다. 우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와 리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가능한 많은 선수가 필요하다. 그래서 몇몇 선택지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UEFA 유로파리그 16강에 진출했다. 리그 페이즈에서 4위로 마감할 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일부 축구팬들은 토트넘을 '우승 후보'로 바라보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맨시티전보다 다가오는 유로파리그를 위해 손흥민과 핵심 선수들은 벤치에서 휴식을 부여한 것으로 예상된다
토트넘은 이미 이번 시즌 리그 우승 확률이 0%다. 우승 가능성이 있는 유로파리그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다음 경기까지 일주일이 넘게 남았는데 손흥민을 벤치에 앉혀두고 시작한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렵다.
토트넘은 다음 달 7일 오전 2시 45분 네덜란드 알크마르에 있는 AFAS스타디온에서 AZ알크마르와 UEFA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 풋몹, 소파스코어 캡처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