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체가 사령탑 조세 무리뉴 감독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페네르바체는 무리뉴 감독의 발언이 특정 인물을 비하하거나 비난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었으며, 단지 상대팀 코칭 스태프들의 과도한 반응을 설명하려는 의도였기 때문에 인종차별과는 어떠한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무리뉴 감독은 최근 논란의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 24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갈라타사라이와의 2024-25시즌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25라운드 원정 경기였던 '이스탄불 더비'가 0-0 무승부로 끝난 뒤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경기가 끝난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19세 유망주 센터백 유수프 아크치첵이 겪은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자 무리뉴 감독은 "심판에게 감사하다. 그가 1분 만에 다이빙을 시도하자 상대 벤치는 아이 위에 있는 원숭이처럼 펄쩍펄쩍 뛰었다"며 "만약 주심이 튀르키예 사람이었다면 (아크치첵은) 옐로카드를 받았을 거고, 5분 뒤에는 그를 교체해야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두 팀의 경기는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의 요청 하에 슬로베니아 출신 심판인 슬라브코 빈치치 주심의 주관 아래 진행됐다. 튀르키예 쉬페르리그에서 가장 치열한 라이벌리를 자랑하기 때문에 튀르키예 주심이 경기를 담당했다가 괜히 불똥이 튀는 걸 방지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 경기에서 페네르바체의 백3 중 오른쪽을 전담한 아크치첵이 경기 도중 상대와 경합하는 상황에서 다이빙처럼 보이는 행동을 했는데, 주심은 그에게 카드를 주지 않고 넘어갔다. 만약 주심이 튀르키예 사람이었다면 아크치첵에게 경고가 주어졌을 거라고 말한 무리뉴 감독의 발언은 튀르키예 심판진이 내리는 판정에 대한 불합리함을 돌려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아크치첵의 다이빙을 본 상대팀 벤치의 반응을 두고 '원숭이처럼 뛰었다'고 한 것은 오해의 소지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갈라타사라이는 이 대목에서 우선적으로 화가 났다.
그런데 더 큰 논란을 만든 건 무리뉴 감독의 다음 발언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심판들이 있는 탈의실로 가서 주심에게 '여기 와 주셔서 감사하다, 당신은 큰 경기를 주관했다'고 말했다. 네 번째 심판에게는 '당신이 심판이었다면 이 경기는 재앙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스탄불 더비의 네 번째 심판, 즉 대기심은 튀르키예 사람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튀르키예 심판에게 가서 만약 그가 경기를 주관했다면 경기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고 이야기했다는 걸 스스로 말한 것이다.
'BBC'는 무리뉴 감독의 발언을 조명하면서 "갈라타사라이는 이와 관련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축구 관리 기관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출하겠다고 했다"며 갈라타사라이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고 전했다.
실제 갈라타사라이는 경기가 끝난 뒤 무리뉴 감독의 발언을 지적하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갈라타사라이는 무리뉴 감독의 발언이 단지 튀르키예 심판들만이 아니라 튀르키예 국민들에게 모욕을 주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구단은 "페네르바체의 사령탑 조세 무리뉴 감독은 튀르키예에서 감독직을 시작한 이래 튀르키예 국민들을 향해 계속해서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며 "오늘 그의 발언은 단순하게 도덕적이지 않은 내용이 아니라, 명백하게 비인도적인 내용으로 확대됐다"고 했다.
갈라타사라이는 그러면서 "우리는 조세 무리뉴 감독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해 형사 소송을 제기할 의사가 있음을 공식적으로 알리며, 그에 따라 UEFA와 FIFA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할 예정"이라며 "나아가 우리는 모범적이고 도덕적인 가치를 고수한다고 공언하는 구단인 페네르바체가 비난받아 마땅한 이번 일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방송사 'CNN'이 페네르바체에 공식 입장을 요구해 설명을 받아냈다.
'CNN'에 따르면 페네르바체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조세 무리뉴 감독이 사용한 표현은 경기 중 심판의 판정에 대한 상대팀의 과도한 반응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러한 발언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종차별과 엮일 수 없다"고 했다.
구단은 또 "무리뉴 감독의 발언을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묘사하려는 시도는 완전히 악의적"이라면서 "우리는 경쟁을 경기장에서 몰아내고, 의제를 바꾸고, 대중을 조작하려는 이 근거 없는 비난에 대해 우리의 법적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대중에게 알리고 싶다"며 페네르바체 역시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예고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