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스페셜원' 조세 무리뉴 페네르바체 감독이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라이벌 갈라타사라이로부터 고발당했다.
갈라타사라이가 25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페네르바체와의 경기 이후 기자회견에서 나온 조세 무리뉴 감독의 발언에 대해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하며 유럽축구연맹(UEFA)와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를 제소했다고 발표했다.
갈라타사라이는 "튀르키예에서 감독 의무를 이행한 이래, 페네르바체 무리뉴 감독은 지속적으로 튀르키예 국민을 향한 경멸적인 발언을 해왔다. 오늘 그의 담론은 단순한 비도덕적 발언을 넘어 명백히 비인도적 수사로 확장됐다"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에 우리 클럽은 공식적으로 조세 무리뉴의 인종차별적 발언과 관련해 형사 소송을 제기할 의사를 선언하며 UEFA와 FIFA에 공소장을 제출할 것이다. 또 '모범적인 도덕적 가치'를 옹호하는 기관인 페네르바체가 감독이 보여준 비난받을 만한 행동에 대해 채택한 입장을 성실히 준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는 이날 이스탄불에 있는 RAMS 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쉬페르리그 24라운드 맞대결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두 팀은 현재 선두 경쟁 중이며 갈라타사라이가 경기 결과 1위(승점 64)를 유지했다. 페네르바체가 2위(승점 58)를 유지하며 뒤따라가는 형국이다.
그런 가운데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문제의 소지가 되는 발언을 했다. 배경이 된 건 이날 경기 주심이 튀르키예 축구연맹 소속 심판이 아닌 슬로베니아 출신의 슬라브코 빈치치였다. 이는 튀르키예 축구연맹이 논쟁거리를 만들지 않게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기자회견에서 무리뉴는 "난 오늘 경기가 좋았던 유일한 이유가 심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두 팀은 잘 싸운다. 주심이 좋은 경기에 책임이 있다"라며 "그의 목표는 상대 18세 선수에게 20초 만에 경고를 주는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갈라타사라이는 이런 비밀 전략에 매우 강하다. 만약 튀르키예 심판이었다면 오히려 우리 선수인 유수프 엔네시리가 경고를 받았을 장면이다. 그 상황에 상대 벤치는 원숭이들처럼 날뛰었다. 만약 내가 튀르키예 주심이었다면, 나는 그들에게 죽시 레드카드(퇴장)를 줬을 것이고 그 선수도 1분 만에 퇴장시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리뉴는 "주심의 경기력이 우선이었다. 아주 치열한 경기였고 축구적인 관점에서는 좋지 않은 경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경쟁이 있었다"라고 마무리했다.
무리뉴는 더불어 '경기 후 무리뉴가 심판실에 들어가 징징댔다'는 갈라타사라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난 심판실에 찾아가 대기심에게 '이 경기에 참여해줘서 고맙다. 만약 당신이 이 경기 주심을 봤다면 재앙이었을 것'이라고 했다"라고 강력한 발언을 쏟았다.
결국 갈라타사라이는 일련의 발언에 폭발한 것이다. 앞서 구단 차원에서 성명을 낸 것에 더해 에라이 야지간 단장도 일련의 상황에 대해 성명을 냈다.
야지간은 "인종차별에 대한 처벌은 전 세계에 걸쳐 명확하다. 우리는 UEFA와 FIFA가 필수적인 처벌을 적용하길 바란다. 두 곳이 우리를 지지해 무리뉴를 처벌하길 요청한다. 그는 이곳에 온 첫 날부터 튀르키예 국민과 튀르키예를 모욕했다"라고 주장했다.
외칸 부루크 갈라타사라이 감독 역시 "무리뉴가 오랜 시간 징징댔다. 계속 그랬다"라고 공격했다. 빅터 오시멘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해시태그 캠페인 '#SayNoToRacism'을 올렸다.
한편 무리뉴의 발언에 인종차별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한 페네르바체측의 주장도 있었다. 페네르바체 구단은 아직 공식적인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아쿤 일라츨리 페네르바체 부회장은 "만약 흑인을 원숭이라고 한다면 인종차별이다. 백인한테 그렇게 말한다면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인가!"라며 "다람쥐처럼 뛰지 마라', '원숭이처럼 뛰지 마라'라고 말한다고 하면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인가? 경고에 사람들이 뛰고, 그들이 백인이라면 말이다. 무리뉴가 말한 건 그들의 모습이지 피부색이 아니다. 구단을 원숭이에 빗댄 것이 아니다"라고 무리뉴를 옹호했다.
전 페네르바체 골키퍼였던 볼칸 데미렐은 "무리뉴가 말한 것이 잘못됐지만, 인종차별은 아니다. 갈라타사라이는 인식을 만들고싶어 한다"라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갈라타사라이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