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12 00:33
스포츠

벵거, 끔찍했던 배신자 13년 만에 용서했다…판페르시 감독에 축하 "'축구의 아버지' 같은 분" 화답

기사입력 2025.02.25 07:44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황인범의 새로운 감독이 된 로빈 판페르시가 선수 시절 스승이었던 아르센 벵거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판페르시가 25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페예노르트의 홈구장 데 쿠이프에서 진행된 페예노르트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아스널 선수 시절에 함께 한 아르센 벵거로부터 축하를 받았다고 전했다. 

페예노르트는 23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판페르시가 페예노르트의 정식 감독이 됐다"고 발표했다. 페예노르트 출신 판페르시는 다음주 월요일부터 1군을 이끌 것"이라며 판페르시와 2027년 여름까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데니스 데 클로제 페예노르트 단장은 "구단의 새 감독으로 로빈 판페르시라는 진정한 구단 아이콘을 임명하게 돼 기쁘다"며 "판페르시는 구단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으며 결과를 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판페르시는 엄청난 국제적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이 이곳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의 축구적 비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공격적이고 깔끔한 축구에 용기, 강렬함, 투지가 결합됐다"며 "그 비전을 전달하는 판페르시를 지원하기 위해 경험이 풍부한 수석코치도 찾았다"고 덧붙였다.



판페르시는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 모두가 페예노르트와 나의 인연이 얼마나 특별한지 알고 있다. 난 훌륭한 선수단, 코칭 스태프와 함께 일하게 됐으며 구단의 지원을 받으며 경기를 치르고, 함께 성공을 거두는 걸 정말 기대하고 있다"고 부임 소감을 밝혔다.

헤이렌베인 감독을 맡고 있던 판페르시는 자신이 성장했던 유스팀 페예노르트의 사령탑을 맡았다. 공교롭게도 페예노르트에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이 있다. 한동안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던 그가 판페르시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판페르시는 "벵거가 나를 축하해줬고 행운이 있길 바란다고 바랐다. 난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라며 "벵거는 내 '축구의 아버지' 같은 분이다. 그것이 내가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설명했다. 

1983년생인 판페르시는 13세가 된 1996년 여름 엑셀시오르 아카데미에서 페예노르트 유스팀으로 이적하면서 성장을 이어갔다. 2001년 여름 성인팀으로 승격된 그는 재능을 보였고 3년 뒤, 프리미어리그 빅클럽 아스널로 이적해 아르센 벵거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 



하지만 아스널에서 잦은 부상 탓에 많은 경기를 나서지 못했고 활약도 미미했다. 그러다 2010-2011시즌 부상에도 리그 25경기 18골 7도움으로 점차 결정력이 꽃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1-2012시즌 팀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38경기 30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판페르시는 리그 트로피를 원했고 공격수가 필요했던 라이벌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게 된다. 벵거는 당시 판페르시를 붙잡았지만, 우승을 원하는 제자를 더 붙잡을 수 없었다.

지금도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손꼽히는 이적 스토리다.



판페르시는 이적 직후 기자회견에서 "내 안에서 작은 아이가 하는 말을 들어야 했다"라며 자신의 생각대로 맨유 이적을 선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판페르시는 이적 첫 시즌인 2012-2013시즌 리그 38경기 26골을 기록하며 두 시즌 연속 득점왕에 올랐고 꿈에 그리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 시절 두 명장을 모두 경험한 판페르시는 두 사람 중 어떤 감독에게 가장 많이 배웠는지 질문을 받자, "클리셰처럼 들리겠지만, 모든 감독으로부터 배웠다"고 했다. 



판페르시는 "퍼거슨은 내게 말을 조심하라고 가르쳤다. 그는 말을 조심했다.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이라면서 "벵거는 자신감과 기회를 주는 것에 훌륭했다. 나도 내 선수들에게 이런 부분을 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판페르시는 2018-2019시즌 페예노르트로 돌아와 에레비디지 25경기에 나서 16골 5도움으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친정팀에서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 판페르시는 2020년 3월 페예노르트 공격 코치를 시작으로 아르네 슬롯 감독 밑에서 기술 코치를 맡았다. 동시에 페예노르트 유스팀 감독을 병행했다. 



2023년 여름부터는 페예노르트 18세 이하 팀 감독을 맡은 판페르시는 30경기를 지도해 15승 5무 10패로 5할 승률을 보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 판페르시는 헤이렌베인 감독으로 부임해 감독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헤이렌베인은 현재 9위(7승6무10패∙승점 27)로 네덜란드 에레비디지 18개 팀 중 딱 중간 순위다. 현재 페예노르트는 3위(12승7무4패∙승점 43)다. 23일 알메러와의 경기에서 극장골로 2-1 승리를 가져갔다. 

판페르시의 부임으로 황인범의 상황도 달라질 수 있다. 부상으로 그는 12월과 1월 초 결장했고 2월에도 부상이 재발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 AC밀란과 1, 2차전에 결장해 왔다. 



올 시즌 주전으로 활약해 온 황인범은 에레비디지 13경기에 나서 2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다만 전 감독 브리안 프리스케 감독 체제에서 중원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새 감독인 판페르시 체제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가 관건이다.

최근 황인범을 대신해서 1999년생 폴란드 국적의 야쿱 모데르가 6번 역할을 주로 맡고 있다. 판페르시 감독이 공수 밸런스를 강조하고,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를 주고 데려온 황인범의 클래스를 인정하면 다시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연합뉴스, 페예노르트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