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김지수 기자) "등번호대로 홈런을 칠 수 있다면 70번을 선택하겠다."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부터 선수단에 합류,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서 2025 시즌을 대비한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위즈덤의 '첫 인상'은 코칭스태프, 선수, 프런트 사이에서 호평이 자자하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쏘아 올린 파워가 대단하다는 평가다.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스프링캠프 오후 훈련을 마친 뒤 "위즈덤은 파워뿐 아니라 타격폼도 좋은 것 같다"며 "1루 수비도 안정적이다. 타구 처리도 안정적이고 포구도 좋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미국 출신인 위즈덤은 1991년생 우투우타 내야수다. 신장 188cm, 체중 99kg의 우람한 체격에서 나오는 장타력이 매력적이다. 시카고 컵스 시절 2021 시즌 28홈런, 2022 시즌 25홈런, 2023 시즌 23홈런 등 빅리그에서도 통하는 파워를 보여줬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의 커리어를 쌓았다.
KIA 팬들은 위즈덤이 타이거즈 단일 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워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위즈덤은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가 기록한 40홈런의 아성에 도전한다.
샌더스의 40홈런은 지난해까지 25년간 어떤 선수도 넘어서지 못했다. 2024 시즌 김도영이 38홈런으로 김상현(2009년 36홈런)을 제치고 타이거즈 국내 선수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했지만 샌더스의 40홈런에는 못 미쳤다.
위즈덤은 스프링캠프를 찾은 취재진에게 샌더스 기록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KIA 팬들이 내가 40홈런 이상을 기록하기를 원한다면 한 번 도전해 보겠다"며 당찬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한편 위즈덤의 2025 시즌 등번호는 45번으로 정해졌다. 특별히 선호하거나 애정을 가진 번호는 아니었지만, 남는 배번 중 가장 괜찮아 보이는 걸 선택했다는 입장이다.
위즈덤은 '45번은 45홈런을 치겠다는 의미인가?' 농담을 던지자 "등번호대로 홈런을 칠 수 있다면 60번이나 70번을 달고 싶다"고 재치 있게 답하기도 했다.
위즈덤은 그러면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가지고 있는 KBO리그 단일 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을 듣자 이내 표정이 진지해지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은 2003년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131경기에 출전, 56홈런을 쳐냈다. 21년이 흐른 지금까지 누구도 깨지 못하고 있는 대기록이다.
현재 삼성 소속인 박병호가 키움 시절이던 2014 시즌 52홈런, 2015 시즌 53홈런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이승엽 감독을 넘어 새 역사를 쓰지는 못했다. 박병호 이후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홈런왕도 나오지 않고 있다.
위즈덤은 "56홈런은 정말 대단한 숫자다. 아무나 이뤄낼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라며 "어떤 리그에서도 아무나 이뤄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정말 엄청난 홈런 기록인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사진=KIA 타이거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