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30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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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영 은퇴한다니 슬프네요"…"김종민 감독님, 끝까지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기사입력 2024.04.04 06:44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에서 7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정대영과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의 모습. KOVO 제공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에서 7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정대영과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의 모습. KOVO 제공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사제의 정이 깊다.

여자프로배구 레전드 미들블로커 정대영(GS칼텍스)이 은퇴한다. 1981년생으로 여자부 현역 최고령이었던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정들었던 코트를 떠나기로 했다.

정대영은 3일 오후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은퇴 소감을 전했다. 그는 "팬분들 덕분에 정말 행복했던 내 배구 인생을 기억하겠다. 감사했고 행복했다"며 "함께해준 모든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구단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을 특별히 언급했다. 정대영은 "정말 감사드리고 싶은 분 김종민 감독님. 이 나이까지 나를 이끌어 주셨다"며 "중간중간 노장이라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감독님이 끝까지 믿고 지켜주셔서 이렇게 선수 생활 오래 할 수 있었다. 지금도 옆에서 도움 많이 주시고 은퇴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감독과 정대영은 도로공사에서 2016-2017시즌부터 2022-2023시즌까지 인연을 맺었다. 7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수많은 경기를 헤쳐 나갔다. 특히 2017-2018시즌 통합우승, 2022-2023시즌 극적인 리버스 스윕 챔피언결정전 우승 등을 함께했다.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이 2022-2023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 후 미소 짓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이 2022-2023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 후 미소 짓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김 감독은 3일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은퇴 소식은 미리 들어 알고 있었다. 오늘(3일) 기사가 뜨자마자 연락도 했다"며 "진짜 은퇴한다니 마음이 조금 그렇다. 내가 다 서운하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정)대영이는 항상 고마운 선수였다. 늘 솔선수범해줬다. 덕분에 팀이 더 튼튼해지고 강해졌던 것 같다"며 "가장 열심히 해줬고, 고참으로서 팀의 중심도 딱 잡아줬다. 감독을 편하게 만들어주곤 했다"고 힘줘 말했다.

잠시 추억에 잠겼다. 김 감독은 "나이가 들면 훈련이 더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가끔, 한 번씩 내가 강하게 채찍질하면 이 악물고 운동하더라"며 "뒤끝 없이 풀고 또 대화하며 서로 믿음이 많이 쌓였던 것 같다. 나이와 관계없이 몸 관리를 아주 철저히 잘했고 언제든 본인의 역할을 다해준 선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안한 마음도 있다. 정대영은 2022-2023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자격을 재취득했다. GS칼텍스로 둥지를 옮겼다. 김 감독은 "프로선수에게 FA는 정말 소중한 기회다. 대영이에겐 마지막 FA였다. 내 욕심으로는 대영이를 붙잡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조건들을 생각해야 했다"며 "대영이에게 '다른 팀의 조건이 훨씬 좋다면 가도 된다'고 말했다. 그 말이 서운했을 것이다. 내가 끝까지 붙잡으면 고민이 커져 힘들까 봐 그랬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스승이자 인생 선배로서 덕담도 남겼다. 김 감독은 "그동안 가족들과 시간을 못 보냈을 테니 이제는 코트를 떠나 가족들과 편하게 여유를 즐겼으면 한다. 엄마로서, 또 정대영으로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며 "선수 시절 노력했던 것을 생각하면 대영이는 무얼 해도 분명 잘할 것이다. 항상 응원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김 감독과 정대영은 시즌 종료 후 저녁 식사 약속을 잡았다. 공교롭게도 그날이 정대영의 은퇴 보도자료가 나온 3일이었다. 김 감독은 "대영이와는 항상 나눌 이야기가 많다. 내가 한 턱 쏘겠다"고 호탕하게 웃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에서 한솥밥을 먹던 시절 김종민 감독과 정대영이 작전 타임을 갖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에서 한솥밥을 먹던 시절 김종민 감독과 정대영이 작전 타임을 갖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정대영은 1999년 양백여상 졸업 후 당시 실업팀이던 현대건설에 입단했다. 2005년 프로배구 V리그 출범 당시에도 현대건설 소속으로 코트를 누볐다. 2007-2008시즌 GS칼텍스로 FA 이적한 정대영은 팀의 간판선수로 맹활약하며 2007-2008시즌,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2014-2015시즌엔 도로공사로 FA 이적했고 2017-2018시즌 통합우승, 2022-2023시즌 챔프전 우승에 기여했다. 2023-2024시즌엔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다.

정대영은 V리그 통산 19시즌 동안 523경기서 득점 5653점, 공격성공률 36.89%, 블로킹 1228개(세트당 0.624개) 등을 선보였다. 역대 통산 누적 기록에서 여자부 득점 4위, 공격득점 6위(4185점), 블로킹득점 2위, 출전경기수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많은 상도 품었다. 2005년 득점상, 블로킹상, 수비상, 4월 월간 MVP,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2005-2006시즌 백어택상과 올스타 MVP, 2006-2007시즌 페어플레이상, 2007 KOVO컵 MVP, 2007-2008시즌 블로킹상과 영예의 챔프전 MVP, 2014-2015시즌 페어플레이상, 2018-2019시즌 베스트7 미들블로커 부문 등 꾸준히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태극마크도 자주 달았다. 2004 아테네 올림픽, 2006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와 세계여자배구선수권, 도하 아시안게임에 다녀왔다. 2007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 2012 런던 올림픽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정대영의 현역 마지막 소속팀이 된 GS칼텍스는 2024-2025시즌 도중 은퇴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에서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은 정대영. KOVO 제공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에서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은 정대영. KOVO 제공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OVO​​​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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