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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으로 돌아갈 수 있어"…포체티노, '최고의 제자' 손흥민과 재회 꿈꾸나?

기사입력 2023.11.06 11:07 / 기사수정 2023.11.06 11:25

이현석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첼시 감독이 토트넘 복귀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첼시는 오는 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토트넘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두 팀의 상황은 시즌 직전까지만 해도 오히려 반대 입장이었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과 함께 유럽 5대 리그 경험이 전무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하며 올 시즌 과도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첼시는 지난 시즌 부진에도 막대한 투자를 추가로 감행했고,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성공을 거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를 사령탑에 임명하며 다시금 반등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였다. 

시즌 개막 이후 토트넘은 손흥민, 제임스 매디슨의 맹활약과 선수단의 화려한 공격 축구, 안정된 수비 등을 바탕으로 리그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고, 첼시는 최전방 결정력 문제와 선수단의 부상, 답답한 공격 전술 등이 대두되며 좀처럼 순위를 끌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경기를 앞두고 크게 주목받고 있는 부분은 바로 과거 토트넘 사령탑으로서 명성을 떨쳤던 포체티노가 첼시 감독으로 토트넘과 상대한다는 것이었다. 




포체티노는 지난 2013년부터 6년가량 토트넘을 이끌며 손흥민,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 등과 함께 토트넘 역사에 남을 만한 좋은 성과를 거뒀다. 2018/19 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하는 구단 최초의 성과를 달성하는 쾌거로 팬들을 기쁘게 하기도 했다. 

포체티노는 2019년 11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토트넘을 떠나야 했고, 이후 파리 생제르맹을 거쳐 현재는 첼시 감독직을 맡고 있다. 다만 토트넘 팬들의 포체티노 사랑은 최근까지 이어졌었다. 지난 시즌 당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토트넘에서 부진하자, 팬들은 포체티노의 이름을 연호하며 그의 복귀를 바란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포체티노 감독도 언젠가 토트넘으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히며 토트넘 팬들이 그와의 재회를 꿈꾸도록 했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6일 "포체티노는 자신이 다시 토트넘에 합류할 것인지에 대해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메트로는 "포체티노는 첼시가 토트넘과의 경기를 준비하는 가운데 토트넘 벤치로 복귀할 마음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2019년 경질된 이후 처음으로 자신이 지휘했던 팀과 만나기에 큰 의미가 있다. 그는 토트넘 팬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콘테가 해고된 이후 그의 토트넘 부임 가능성에 두 번이나 밀접하게 연결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토트넘은 결국 안지 포스테코글루를 고용했고, 포체티노는 토트넘의 라이벌인 첼시를 담당하기 위해 스탬퍼드 브리지로 이사했다"라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포체티노는 이번 토트넘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토트넘 복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자 "나는 죽을 때까지 첼시에서 20년~25년을 머물기를 바라지만,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결코 알 수 없다. 나는 51세이고, 미래를 너무 많이 내다보지 않고 오늘을 즐기는 것을 더 많이 생각한다. 그러나 미래는 결코 알 수 없다"라며 토트넘 복귀도 미래에는 가능할 수 있다고 간접적으로 밝혔다.



그는 "내가 일을 하고 있지 않다면 언젠가 그들이 나를 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라며 토트넘도 자신의 복귀를 언젠가 바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체티노는 첼시 팬들의 감정과는 별개로 토트넘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가짜가 아니라 자연스러워야 한다. 나는 위선자가 되어 내가 느끼지 않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그걸 다 잊어버렸다고 말할수 없다. 오히려 그런 것이 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일 것이다. 나는 단지 자연스럽고 멋진 게임을 즐길 것이고, 이기고 싶다. 나는 그것에 토트넘 홈구장에서 복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토트넘에 대한 좋은 기억이 아직 남아있지만, 승리 또한 챙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포체티노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에 대한 언급도 빼먹지 않았다. 그는 "손흥민을 어떻게 멈추게 할 생각인가"란 질문에 "내가 센터백을 뛸 건 아니라서"라며 자신의 현역 시절 포지션이 중앙 수비수임을 상기시킨 뒤 "우리 팀 수비수들이 막아야한다. 우리는 그가 환상적인 선수라는 것을 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 중 하나다. 그에게 좋은 밤이 되지는 않길 바란다"는 말로 손흥민을 막아보이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올 시즌 환상적인 선수라는 평가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10골을 넣는데 그치며 부진한 한 해를 보낸 손흥민은 2023/24시즌 완벽하게 부활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부터 받은 손흥민은 새로운 역할을 즐기면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돌아오는데 성공했다.

손흥민은 9번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꾼 이후 9월 한 달 동안 리그 4경기에서 무려 6골을 터트렸다. 9월에 손흥민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전무했기에 프리미어리그는 손흥민을 9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했다.




손흥민의 기세는 10월에도 이어졌다. 지난 24일 리그 9라운드 풀럼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2-0 승리를 이끈 손흥민은 곧바로 다음 경기인 10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2-1 신승에 기여했다. 손흥민 활약 속에 토트넘은 개막 후 리그 무패행진(8승2무)을 달리며 프리미어리그 선두 자리에 올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바뀐 변화와 손흥민이 기존에 갖고 있던 장점이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손흥민의 부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지난 20일 "손흥민은 이제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많은 작업을 하고 있다"라며 "지금까지 전체 볼 터치 횟수 대비 박스 안 터치 비율이 10% 미만이었던 손흥민은 이번 시즌 터치 비율이 20%에 가까워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전부터 골 결정력이 좋았던 손흥민의 박스 안 터치 횟수가 늘어나면서 득점 찬스도 대폭 늘어났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손흥민이 이번 시즌 터트린 8골 모두 박스 안에서 기록한 득점이고, 지난 시즌 손흥민의 부진 원인 중 하나로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이 손흥민을 미드필더에 가깝게 기용한 점이 지적됐었는데,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을 박스 가깝게 이동시키며 그의 득점력을 극대화했다.




포스테코글루처럼 포체티노도 손흥민의 선수 경력에 전환기를 만들어준 감독 중 한 명이다. 손흥민은 지난 2019년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2015/16시즌이 끝난 후 토트넘을 떠나는 걸 진지하게 고려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손흥민이 1년 만에 이적을 고려하게 된 계기는 출전 시간 부족이었다. 당시를 회상한 손흥민은 "난 그때 거의 토트넘을 떠날 뻔했다. 포체티노 감독한테 여기가 편안하지 않아 독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볼프스부르크 등이 영입에 진지한 관심을 보였고, 토트넘은 레버쿠젠에 줬던 이적료 그대로 받을 수 있었더. 원금 회수가 가능했던 것이다. 손흥민도 볼프스부르크 이적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하지만 이 때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을 설득했다. 포체티노 감독을 믿고 토트넘에 잔류한 손흥민은 곧바로 다음 시즌인 2016/17시즌에 리그 14골 8도움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21골 9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 핵심 공격수로 거듭났다.




또한 토트넘이 우승 경쟁에 돌입한 팀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은 리그 우승경쟁을 할 수 있는가"란 물음엔 "그렇다"고 단언한 뒤 "난 그렇게 생각한다. 토트넘은 매우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포함한 모든 코치들이 환상적이다. 매우 좋은 선수들이 있는 팀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토트넘이 리그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느낀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우승 경쟁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극찬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탁월한 지도와 함께 손흥민, 제임스 매디슨, 미키 판더펜 등 주축 선수들의 활약까지 겹치며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토트넘(승점 26)은 리그 10경기에서 8승 2무를 기록하며 한 경기 더 치른 맨체스터 시티(승점 27)에 밀려 2위에 자리했지만, 오는 7일 첼시전 결과에 따라 다시 선두에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케인이 없는 상황에서 신입생들의 활약이 돋보였기에 시즌 초반 엄청나게 기세를 올렸고, 이런 활약이 이어지자 포체티노에 이어 토트넘을 다시 한번 영광의 시대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포스테코글루를 향한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다만 첼시전에 대해서는 일부 부정적이 여론도 존재했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아스널 레전드 폴 머슨은 "그들은 앞으로 전진할 것이다"라며 이러한 토트넘의 공격적이고 높은 라인이 첼시로 하여금 역습할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에 첼시가 토트넘을 상대하기에 적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첼시는 토트넘과 같은 팀하고 경기하는 것을 선호한다. 첼시에게는 가만히 내려앉아 있는 팀들을 상대하는 게 더 힘든 상황이다. 그들은 공 뒤에 있는 10명을 바라만 본다. 그렇기에 나는 그들이 홈에서 브렌트퍼드를 상대하는 것보다 토트넘 원정을 가는 것이 더 자신 있을 거라고 본다. 첼시가 패하면 충격을 받을 것이다"라며 토트넘과 첼시의 경기에 대해 첼시의 우세를 점쳤다. 다만 토트넘의 기세가 훨씬 뛰어나기에 머슨의 장담대로 토트넘이 무너지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제간의 맞대결을 넘어 포체티노와 토트넘의 추억으로 인해 첼시와 토트넘의 경기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어떤 결과를 양팀이 챙길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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