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진심이었다, 공·수에서 '류현진 시즌 첫 승' 도운 동료들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누구보다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첫 승을 원했던 건 동료들이었다.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힘을 실어주며 귀중한 승리를 완성했다.

토론토는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11-4로 승리를 거두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선발 중책을 맡은 류현진은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면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류현진이 승리투수가 된 건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444일 만이다.

경기 초반만 해도 흐름이 꼬이는 듯했다. 1회초 1사 1루에서 이안 햅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한 1루수 브랜든 벨트가 포구 실책을 범했고, 2사 1·2루에서 댄스비 스완슨의 2타점 2루타가 터지며 실점으로 연결됐다.

그러나 2회 이후 야수들이 적극적으로 류현진을 돕기 시작했다. 스타트를 끊은 선수는 달튼 바쇼였다. 2회말 무사 1·2루에서 컵스 선발 제임스 타이욘의 4구 직구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포로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여기에 2사 이후 위트 메리필드와 벨트가 각각 안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조지 스프링어의 연속 1타점 적시타로 5-2까지 달아났다.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포수 대니 잰슨은 수비에서 힘을 보탰다. 3회초 1사 1루에서 정확한 송구를 선보이며 1루주자 니코 호너를 2루에서 잡아냈다. 덕분에 주자가 사라지면서 마음이 편안해진 류현진은 2사에서 이안 햅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직구 구속이 시속 91.1마일(약 147km)까지 측정될 정도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토론토 타선은 역전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4회말 게레로 주니어의 1타점 적시타, 바쇼의 2타점 적시타로 다시 한 번 빅이닝을 만들면서 격차를 6점 차로 벌렸다. 8회말에만 3점을 뽑으며 승리를 자축한 건 덤이었다. 1회초에 흔들렸던 수비도 곧바로 안정감을 찾으면서 류현진의 뒤를 받쳐줬다.

야수들의 도움을 확실하게 받은 류현진은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고마움을 전했다. 덕분에 6회 이후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고, 시즌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