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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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은 가끔 배신하지요, 그래서 채은성이 새긴 '흔들리지 않는 법'

기사입력 2023.05.05 07:22 / 기사수정 2023.05.05 09:14



(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채은성이 이적 후 첫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그간의 아쉬움을 털고 다시 살아날 계기다.

한화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10-3 대승을 거두고 2연승과 위닝시리즈를 작성했다. 이날 1루수 및 4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채은성은 2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를 통해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채은성은 시즌 초반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모든 안타가 승리로 이어질 순 없었지만, 채은성은 특유의 타점 생산 능력으로 한화의 타선을 든든하게 지켰다. 한화가 16경기를 치른 4월 20일까지 채은성의 타율은 0.391에 달했다.

당연히 한결같이 좋을 수만은 없었다. 그 이후로는 채은성의 방망이도 주춤하기 시작했고, 4일 두산전 전까지 10경기에서 채은성의 타율은 0.132에 그쳤다. 채은성의 해결 없이는 팀도 승리를 낚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터진 크나큰 한 방이었다. 채은성은 팀이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5회초 무사 주자 만루 상황 두산 김유성의 146km/h 직구를 받아쳐 이적 후 첫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채은성의 홈런으로 달아난 한화는 이후 3점을 더 추가하고 2연승을 달성했다.

경기 후 만난 채은성은 “맞는 순간 홈런이라고 판단하기엔 야구장이 너무 컸다. 그래도 외야로 깊은 타구를 보냈다는 것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타구가 잘 뻗어서 기분이 좋다”고 홈런 상황을 돌아봤다.

그는 “매번 잘 치면 좋겠지만 야구가 쉬운 스포츠가 아니라 당연히 떨어질 때가 있다고 항상 생각을 한다. 이상하게 올해는 초반부터 잘 풀렸고, 그래서 떨어질 때가 되겠구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연패를 하고 있어서 힘들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채은성은 “슬럼프 기간에는 잘 맞는 타구들도 다 정면으로 가고, 결과가 안 나오다 보니 스윙하는 횟수가 적어지더라. 과감하게 쳐야 할 때는 방망이를 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해서 코치님들과 많은 얘기를 하고 준비를 했다. 더 과감하게 나가자는 얘기를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안 될 수록 중요한 것은 평정심. 정은원은 채은성에게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부분을 배웠다고 했다. 채은성은 “배트에 맞는 순간 이후로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아쉬움은 빨리 털어버리게 된 것 같다. 다음 타석도 있고, 다음 날도 있는데 그것만 생각하다가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은성은 “방망이 맞고 나서의 상황은 쓰레기 열심히 줍고, 좋은 일 많이 하고, 동생들 밥도 많이 사주는 것”이라며 웃었다. 운이라는 뜻이다. 그는 “후배들에게도 호수비에 막히더라도 어쩔 수 없는 거니까 거기에 너무 빠지지 말라고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채은성은 LG 트윈스에서부터 마음에 새기고 있는 ‘신한불란, 흘린 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라는 말을 한화에 와서도 헬멧에 적어 넣었다. 이날 채은성의 만루홈런은, 자신의 땀을 믿은 결과였다.

채은성은 “어렸을 땐 ‘노력하면 배신하지 않는다’ 이런 말들을 생각했는데, 배신을 하더라”고 웃은 뒤 “1군에서 야구를 하다 보니 중요한 건 멘탈을 꽉 잡고 있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흔들리지 않는 선수가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에서는 안 흔들렸나' 묻자 채은성이 말했다. “사람이면 흔들리죠. 그래도 정신줄을 잡으려고 계속 생각하는 거죠.” 3일 찬스에서 잘 맞는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갔을 때의 심정을 묻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내가 좋은 일을 많이 안 했구나. 더 좋은 일을 해야겠구나, 그러고 말았죠." 채은성은 대단한 선수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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