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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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소설] 링의 하이에나 - 10화 ’창격’

기사입력 2005.07.12 08:04 / 기사수정 2005.07.12 08:04

전민승 기자

-창격-

링에 올라온 백호와 신이치.둘은 룰의 설명을 듣기 위해 주심 앞에 마주섰다.이 알수 없는 위압감.자꾸만 자신의 숨을 조여온다.

'진정하자,윤백호.이정도 상대는 이길수 있어...'

자신의 링 코너로 돌아가 몽콘을 벗은 백호는 다시 링 중앙에서 자세를 취했다.

"저지,저지,저지.라운드1,파이트!"

1라운드가 시작되고,탐색전을 펼치는 양 진영.이윽고,백호 쪽에서 신이치를 향해 때카(로우킥)를 날렸다.

'먹어라!'

그러나 간단히 로우킥을 끊어버리는 신이치.다음순간,카운터에 가까운 신이치의 라이트 스트레이트가 로우킥을 날린 백호에게 날아들었다.

'어...!'

그대로 백호의 얼굴에 꽂혀들어가는 라이트 스트레이트.백호가 크게 비틀거렸다.다음순간,가드가 풀린 그에게 들어가는 원투.그리고 신이치의 오른다리가 급속히 가속하며 올라가기 시작했다.이것을 정희는 감지할수 있었다.

'하이킥!설마,무에타이를 꺾는 것은 킥복싱이 되는 것인가?'

백호의 머리를 노리고 급격하게 날아드는 신이치의 킥.신이치의 킥이 백호와의 머리에 충돌했다고 생각되어진 순간,

'퍼억'

신이치의 정강이는 백호의 팔에 막혀 있었다.백호는 간발의 차이로 팔을 써서 신이치의 하이킥을 방어할수 있었던 것이다.간신히 위기를 벗어난뒤 다시 경기를 속행해 나가는 백호.이번에도 백호 측에서 먼저 공격을 시도했다.신이치의 몸통을 노린 때람뚜와(미들킥).그러나 이번에도 가드에 막힌뒤 곧바로 신이치의 마치 창과도 같은 원투에 이은 로우 콤비네이션이 들어갔다.원투는 간신히 방어할수 있었으나 그것에 정신이 쏠린 나머지 로우를 허용하고 말았다.

'백호 이녀석...상대방의 날카로운 원투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상대의 원투는 마치 창기병의 날카로운 창과도 같군."

그러면서 강성은 백호가 처음 입관했을 때의 모습을 떠올렸다.

.
.
.

"또이맛을 할때 허리를 더 돌려!허리의 힘으로 치는거지 팔힘으로 치는것이 아니다!"

라운드 종료 공이 울리자,연습이 끝난 백호는 땀을 닦으며 강성 쪽을 바라보았다.강성은 백호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더니 이렇게 말을 건네었다.

"너,혹시 충추 3년이라는 말을 아나?"
"예?모르겠습니다만...."
"충추는 팔극권에서의 원투,즉 또이맛을 의미하지.물론 보법같은 것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지만...그만큼 원투는 기초중의 기초고 연습을 많이 해둬야 한다는 거야.실전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거든.물론 3년내내 해야한다는건 좀 과장이지만....알겠지?"
"네,알겠습니다."

휴식 시간이 끝나고 다시 공이 울리자,백호는 다시 원투 연습을 시작했다.이것을 지켜보며 강성은 생각했다.

'백호야.명심하거라.네가 무에타이를 하던,나중에 복싱으로 전향을 하던,어디서나 기본중의 기본은 원투다.그것만은 알아두고 연습에 임하거라.'

이런 강성의 마음이 통해기라도 하듯.백호의 기합소리는 더욱 커져갔고,자세는 더욱 올바르게 교정되어갔다.

.
.
.

3라운드.2라운드까지 백호는 신이치의 수비와 카운터에 막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역시나 백호를 제일 괴롭히는 것은 신이치의 원투 공격이었다.특히 원투에 이은 콤비네이션 공격은 가드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협적이었다.이전에 싸웠던 미도리카와 히라쿠의 복싱 스킬과는 차원이 다르다.다가가서 클린치후 니킥으로 승부를 본다는 것은 상상조차 불가능할 정도였다.이미 백호의 얼굴은 신이치의 창격(槍擊)으로 인해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이대로 가면 판정은 백호에게 불리하게 전개될게 자명할 터.백호는 이를 악물었다.

'여기서 질수는 없어.나는 국내 헤비급 무에타이의 최강자야.내가 지면 국내 무에타이의 자부심이 무너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야.무에타이의 자존심을 걸고서도 난 결코 질수 없어!'

있는 힘껏 때카(로우킥)을 시도하는 백호.이번에도 신이치의 가드 안쪽이다.다시한번 날아드는 신이치의 잽에 이은 원투.이 패턴을 백호는 각오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단단히 각오하고 있다!'

위빙으로 원투를 피한 백호.이때,백호의 모든것을 건 혼신의 하이킥이 신이치의 머리를 향해 날아들어갔다.

'끝내주마!'

관중의 소요와 동시에 쓰러지는 신이치.주심은 백호를 뉴트럴 코너로 보낸 뒤 신이치에게 카운트를 세었다.

"제발 일어나지 말아라....."

그러나 카운트 세븐 가량에서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신이치.백호의 하이킥은 아쉽게도 일격필살의 위력은 갖고있지 못했다.한숨을 내쉬는 백호.그러나 마냥 아쉬워할 때가 아니었다.지금의 신이치는 다운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그대로 밀어붙여 나간다면 충분히 승산은 있었다.경기 재개와 동시에 펀치로 신이치를 몰아붙이는 백호.신이치는 가드를 굳건히 울려 맹공을 막아내는 것이 고작이었다.열광하는 관중들.관중들은 전부 윤백호의 이름을 연호했다.관중석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혜린은 두 손을 꼭 쥔채 눈물을 글썽였다.

"제발....백호씨에게 승리를....."

이때,라운드 종료를 알리는 공이 울렸다.두사람의 장절한 사투는 결국 판정까지 이어지게 되었다.링 코너에서 강성은 백호에게 물을 먹이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했어.백호야.다운한번 뺏었고 종반에는 역전까지 했으니까 판정에서 꿀릴건 없어.연장까지 가도 5라운드를 소화할수 있는 네가 더 유리하다구."

곧 주심이 백호와 신이치,두사람을 링 중앙으로 오게 했다. 판정 결과가 기다리고 있었다.

"판정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저지 토모사키,30대 29.청 엔도.저지 나카무라 30대 30 드로.저지 니시자와 30대 30 드로.연장에 들어가겠습니다!"

다시 링 코너로 돌아간 백호.강성은 백호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이제는 너의 페이스다.무리하지말고 계속해서 때람뚜와(미들킥)로 때려줘.녀석의 원투에는 주의하고.이제는 녀석도 지쳐있을걸."

다시 둘을 링 중앙으로 부른 주심.드디어 장절한 사투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연장 라운드의 그 첫번째가 시작되었다.

"엑스트라 라운드.파이트!"

시작하자마자 때람뚜와(미들킥)연타로 신이치를 마구 두들기는 백호.아까와는 다르다.스테미너가 떨어진 신이치는 어느정도는 방어할수 있지만 어느정도까지부터는 공격을 허용하고 있던 것이었다.이것은 포인트에도 주용한 영향을 차지하고 견제에도 효과적인 위치를 가져다줄 것이다.예측대로,신이치는 원투 공격을 이전 1~3라운드처럼 제때제때 하지 못하고 있었다.

'크윽......간다,한국인!'

이를 악문 신이치의 원투에 이은 로우 콤비네이션이 다시한번 들어갔다.그러나 이전과는 달리 무뎌진 창은 백호를 뚫을수 없었다.이번에는 오히려 백호의 또이맛(원투)이 신이치를 가격했다.놀라는 신이치.자신의 주무기로 자신이 당하다니.

연장 1라운드 남은시간 30초.더이상 지체해서는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안 신이치는 일격으로 모든것을 끝내기로 결심했다.원투에 이은 하이킥 콤비네이션이 그것이었다.우선 잽으로 거리를 잰 이후 그래도 원투를 넣기 시작하는 신이치.

'이것으로 모든것을 끝내주마!"

우선 들어가는 신이치의 레프트 스트레이트.그것을 위빙으로 피하는 백호,
다음순간 날아드는 신이치의 라이트 스트레이트.
이때,백호의 스트레이트가 신이치를 향해 날아들었다.

 



전민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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