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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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 오원석에게 "날 따라오지 말고 너의 길을 가라" [KS]

기사입력 2022.11.06 16:30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지난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한국시리즈 3차전의 주인공은 SSG 랜더스 좌완 영건 오원석이었다.

김원형 SSG 감독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전혀 없는 오원석을 3차전 선발투수로 낙점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외국인 투수 숀 모리만도의 1차전 불펜 등판의 영향도 있었지만 오원석의 구위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결정이었다.

실제 한국시리즈 준비 기간 오원석은 팀 내 투수 중 가장 날카로운 구위를 뽐냈다. 서진용, 김택형, 이태양 등 선배 투수들은 3차전에 앞서 "슈퍼스타가 탄생할 테니 지켜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오원석은 선배들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5⅔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 호투로 SSG 8-2 승리를 견인했다.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3차전 승리 지분 중 절반 이상은 오원석의 어깨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런 오원석의 모습을 누구보다 흐뭇하게 지켜본 이는 SSG의 에이스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오원석이 1회말 키움 선두타자 김준완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자 밝은 미소를 지으며 오원석이 3차전을 지배할 것이라는 걸 직감했다.

김광현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마친 뒤 "오원석이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 기간 동안 뭔가 감을 잡은 것 같다. 3차전에서 김준완을 삼진으로 잡는 걸 보면서 계속 좋은 피칭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나도 겪었던 과정이지만 어린 투수들이 어느 한 포인트에서 뭔가를 느끼고 찾으면 결과가 확 달라지는데 오원석이 그걸 보여줬다"고 치켜세웠다.

또 "오원석이 지금 당장 잘해서 기쁜 것보다는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기뻤다"며 "오원석이 마운드에 있을 때 내가 던질 때보다 더 긴장하면서 지켜봤다. 볼넷이나 안타가 나올 때마다 마음이 아팠는데 오원석이 어려움을 잘 이겨냈고 끝나고 나서 고생했다고 꽉 안아줬다"고 웃었다.

김광현은 다만 오원석이 자신과 함께 거론되는 게 조금은 우려스럽다. 한참 성장 중인 어린 투수가 베테랑과 비교되는 일이 큰 부담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오원석이 '제2의 김광현'이 아닌 오원석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우뚝 서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김광현은 "오원석은 오원석 나름대로의 길이 있고 나는 내가 걸어온 길이 따로 있다. 오원석이 나를 따라온다기보다는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갔으면 좋겠다"며 "길이 막혔을 때 내가 옆에서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내가 갔던 길을 따라오려고만 하면 자기 발전이 없다. 오원석만의 길을 잘 찾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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