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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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와 직구 승부 고집, 명장 웃게 만든 이병헌 싸움닭 기질

기사입력 2022.09.30 09:29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계속 고개 저으면서 사인 바꾸길래 145짜리 쾅 꽂을 줄 알았지."

두산 베어스 좌완 영건 이병헌은 지난 7일 NC전에서 프로 무대 데뷔전을 치른 뒤 차근차근 1군 마운드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지난해 1차지명으로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부터 받아 동기생들보다 출발이 다소 늦었지만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치고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 올리는 중이다.

현재까지의 성적은 7경기 4이닝 4피안타 4탈삼진 5볼넷 2실점,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50으로 무난하다. 과거 두산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함덕주를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당찬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고 재학 시절 최고구속 151km, 평균 140km 중후반대의 빠른공을 던졌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 100% 컨디션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구위와 배짱 만큼은 충분히 좋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보인다는 평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일단 "이병헌이 아직까지는 고등학교 때 한창 좋았을 때 모습은 아니라고 보여진다"며 "공을 던지는 모습이나 릴리스 포인트가 아직은 일정하지 않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다만 19살 어린 투수임에도 마운드 위에서 당찬 태도를 보여주는 부분은 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김 감독은 이병헌이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28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보여준 배짱 두둑한 모습을 흡족해했다.

이병헌은 두산이 0-6으로 뒤진 6회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사 1·3루의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강백호를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병헌은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인 강백호와의 대결에서 직구 승부를 고집했다. 포수 안승한의 변화구 사인에 수차례 고개를 흔들면서 직구로 붙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결국 원 스트라이크 원 볼에서 3구째 139km짜리 직구로 강백호를 잡아냈다.

김 감독은 평소에도 젊은 투수들이 도망가는 피칭을 가장 싫어한다. "자신 있게 승부하다 맞는 건 어쩔 수 없다. 타자가 무서워 피하면 얻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메시지를 끊임 없이 전한다. 이 부분에 있어 이병헌은 좋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김 감독은 "안승한이 강백호를 상대할 때 변화구 사인을 냈는 데도 이병헌이 계속 고개를 흔들길래 145km짜리 직구를 쾅 던질 줄 알았다"며 "그런데 구속이 140km도 안 나오길래 웃으면서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구폼이나 밸런스는 조금 더 훈련이 필요하지만 강백호와 붙을 때처럼 자신 있게 승부하려고 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며 "1군에서 꾸준히 던지다보면 직구 스피드도 점점 자기 것을 찾아 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격려의 말을 남겼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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