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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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만화 같았던 두산의 첫 끝내기 "너까지 연결할 테니 해결해 줘"

기사입력 2022.09.02 00:58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는 지난 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크게 고전했다. 선발투수 로버트 스탁이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 김명신과 정철원이 각각 8, 9회를 추가 실점 없이 막았지만 방망이가 터지지 않았다.

7회까지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에 단 2안타 1볼넷으로 압도 당한 뒤 8회 롯데 셋업맨 구승민에 삼자범퇴로 힘 없이 물러나며 안방에서 3연패, 그것도 영패를 당할 위기에 몰렸다.

9회말 선두타자 9회말 마지막 공격 역시 쉽게 풀리지 않았다. 선두타자로 나선 허경민은 롯데 마무리 김원중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가라앉았다. 정수빈이 좌전 안타로 출루해 희망의 불씨를 겨우 살리기 무섭게 호세 페르난데스까지 헛스윙 삼진에 그쳐 순식간에 2아웃이 됐다.

다음 타석은 이날 안타 없이 삼진만 두 차례 당했던 4번타자 김재환이었다. 두산은 김재환 특유의 한방이 기대되기보다 패배의 그림자가 눈앞에 아른 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재환은 김원중과 승부에 앞서 대기 타석에 있던 5번타자 양석환에게 의미심장한 멘트를 남겼다. "너까지 무조건 연결해 주겠다. 우리도 한번 끝내기로 이겨보자"라며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010년대 이후 리그의 대표적인 역전의 명수로 통했던 두산이지만 올 시즌은 단 한 번도 끝내기 승리가 없었다.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추격만 하다 무릎을 꿇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김재환은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후배에게 끝까지 집중해 줄 것을 당부했고 약속을 지켰다.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김원중의 148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때려냈고 1·3루 기회를 양석환 앞에 대령했다.

양석환은 김재환이 '언행일치'를 보여주자 힘을 얻은 듯 타석으로 향하면서 "진짜 한 번 해보자"라고 다짐했다. 1루 대주자로 투입된 박계범이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끝내기 찬스로 돌변했고 더 강심장 기질을 보여준 양석환이 웃었다.

양석환은 원 스트라이크에서 김원중을 무너뜨리는 2타점 끝내기 안타로 팀의 2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올 시즌 팀의 첫 끝내기의 주인공이 된 기쁨을 만끽하며 기분 좋게 하루를 마쳤다.

양석환은 "(김) 재환이 형이 좋은 찬스를 만들어줘서 이번에는 정말 간절했다"며 "한 번 잘 쳐보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간절함이 통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사실 2사 2·3루가 됐을 때 나를 볼넷으로 거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지만 나와 무조건 승부할 거라고 믿고 좋은 찬스를 살리고 싶었는데 결과가 좋아 기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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